사진1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사진1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사진2 로이터연합
사진2 로이터연합
사진3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사진3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두 달을 맞은 4월 24일(이하 현지시각) 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사진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고위급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에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영국,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후 “우크라이나 주권과 독립을 빼앗으려는 러시아의 목표는 실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자주독립의 우크라이나가 훨씬 더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은 폴란드에서 육로를 이용해 키이우를 찾았다. 이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에 총 7억1300만달러(약 9000억원)의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사진 2).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대포, 탄약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개전 초기 키이우에서 철수했던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을 서부 리비우에 개설하고 장기적으로는 키이우로 원상 복귀시키겠다고 했다. 2019년 이후 공석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로는 브리짓 브링크 현 슬로바키아 대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이번 방문 회담은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지역에 병력을 집결하고 남부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마지막 항전 세력을 봉쇄한 후 우크라이나 정부가 서방측에 더 강력한 무기 지원을 요구하던 중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초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요청했지만, 백악관은 이에 선을 긋고 대신 두 핵심 장관을 현지에 보냈다. 대(對)러시아 항전 의지에 힘을 싣고 러시아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러시아는 두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두 장관이 폴란드로 돌아가고 몇 시간 후인 4월 25일 오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중서부 철도역 5곳을 미사일로 공격했다(사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