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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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King).”

영국 엘리자베스 2세(96·본명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 윈저) 여왕이 9월 8일 오후 4시 40분(한국시각 9일 0시 40분) 사망했다. 영국 왕실은 같은 날 오후 6시 30분 버킹엄 궁전은 조기를 게양해 “여왕이 스코틀랜드에 있는 밸모럴 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사망 당시 여왕의 곁에는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장남 찰스 왕세자와 부인 커밀라, 왕위 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세손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날까지 만 70년 127일을 재위해 영국 군주 중에서는 최장, 세계 역사에서는 둘째로 오래 통치한 군주로 남았다. 

여왕의 장례 기간은 장례식이 열리는 19일까지 총 열흘 동안 이어진다. 11일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을 떠난 여왕의 유해는 280㎞를 달려 에든버러 홀리루드 궁전에서 하룻밤을 지냈고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옮겨져 추도 예배가 열렸다(사진 1). 추도 예배에는 새 왕위에 오른 찰스 3세 국왕과 부인 커밀라 왕비, 왕가 인사들뿐 아니라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와 고위 당국자들도 참석했다. 이날 상·하원 의원들은 영국 왕실 찬가에 여왕이 아닌 왕을 넣어 “신이여, 왕을 구하소서”를 부르며 여왕의 서거를 추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거리 곳곳에는 여왕을 추억하는 사진과 꽃다발이 수북하게 쌓여있다(큰 사진).

여왕은 지난 2012년 ‘다이아몬드 주빌리(재위 60주년)’를 맞았고, 올해 6월에는 재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를 치렀다. 여왕은 지난 1999년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국 유교 문화의 정수인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73세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사진 2). 21세에 공주로서 영연방에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서약한 여왕은 그동안 2만1000개의 공약을 이행했고 4000개의 법안을 승인했으며, 112개국 국가 원수의 국빈 방문을 주최했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