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트위터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방문하며 업무를 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 CEO는 영상에서 세면대를 들고신나는 모습으로 이사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사진 AFP·트위터
10월 26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트위터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방문하며 업무를 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 CEO는 영상에서 세면대를 들고신나는 모습으로 이사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사진 AFP·트위터

“새는 해방됐다(Bird is freed).” 

10월 28일(이하 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위터의 트레이드마크인 새가 자유로워졌다는 발언을 올려, 트위터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올해 4월 트위터 인수를 발표한 머스크는 7월 인수를 포기한다고 번복했다가 10월 다시 인수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전날 소셜미디어(SNS)인 트위터의 새 주인이 됐다. 10월 27일 머스크 CEO는 트위터 지분 100%를 1주당 54.20달러(약 7만8370원), 총 440억달러(약 63조6230억원)에 매입 완료했다. 머스크 CEO는 줄곧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 ‘힌트’를 주기도 했다. 인수 하루 전인 10월 26일에는 트위터 계정 프로필을 ‘치프 트윗(Chief Twit)’으로 변경하고, 트위터 본사에 직접 세면대(sink)를 들고 들어가는 영상도 올렸다. 영상에는 “Let that sink in!(받아들여라)”라고 적어 ‘괴짜’ 모습으로 트위터에 입성하는 자기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트위터 인수 이후 머스크 CEO는 첫 행보로 트위터의 상장 폐지에 시동을 걸었다. 트위터는 10월 28일 공식적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측에 상장 폐지를 신청했다. 트위터 주식 거래는 즉시 중단됐고 11월 8일 상장 폐지가 완료됐다. 상장사였다가 비상장사로 바뀌면 실적 공개 의무뿐 아니라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 등에서 자유로워져 머스크 CEO가 원하는 대로 사업을 운영할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비상장사로 만들고 3~5년 내 재상장을 계획한다는 입장이다.

머스크 CEO는 그동안 갈등을 겪어왔던 기존 트위터 경영진들을 대거 해고했다. 해고 대상은 파라그 아그라왈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 등 주요 경영진이다. 공석이 된 트위터 CEO는 임시로 머스크가 맡는다.

지난 4월 트위터 인수 의지를 밝혔던 머스크 CEO는 트위터 이사회와 줄곧 갈등을 겪어왔다. 당시 이사회는 머스크의 인수 시도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고 판단하고 기존 주주들이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선매수하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인 ‘포이즌 필(poison pill)’까지 가동하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이 조항은 특정 투자자가 회사 주식의 15% 이상을 취득할 경우 효력을 발휘한다. 이사회에서는 주당 70달러(약 10만원)까지 갔던 트위터 주식을 머스크가 주당 54.20달러(약 7만8000원)로 매입하는 것은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며 반대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의 콘텐츠 정책을 수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그는 트위터의 콘텐츠 통제를 비판하면서 계정 영구 금지, 트윗 삭제 등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영구 금지보다는 일시 중단 정도를 조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는 폭넓고 관점이 다양한 콘텐츠 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관련된 문제도 다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월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폭력 선동 사유로 트위터에서 퇴출당했다.

트위터 본사. 사진 AFP연합
트위터 본사. 사진 AFP연합

연결 포인트 1
머스크, 트위터 유료화에 올인
GM·로레알은 광고 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위터의 유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광고주였던 GM(제너럴모터스)과 로레알은 트위터 광고를 중단하는 등 머스크의 등장만으로 광고를 끊은 기업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유료화가 돌파구라고 본 것이다.

11월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기존 유료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 월 요금을 현행 4.99달러(약 7000원)에서 8달러(약 1만1000원)로 올리고, 이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에게만 계정 인증 마크(블루틱)를 부여한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 블루 서비스의 계정 인증 마크를 얻기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응답, 멘션, 검색 우선 노출 등을 부여할 수 있으며 스팸, 사기 방지에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유료화에 올인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광고주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현재 트위터의 주요 매출원은 기업 계정의 트윗 광고다. 트위터는 지난해 51억달러(약 7조3746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이 중 약 89%가 광고 서비스 부문에서 나왔다. 

현재 트위터의 계정 인증 마크를 얻은 사용자는 42만3700명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10%가 월 8달러의 유료화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트위터는 연간 410만달러(약 59억2860만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트위터에서 해고된 직원들. 사진 AFP연합
트위터에서 해고된 직원들. 사진 AFP연합

연결 포인트 2
경영진부터 직원까지 “떨고 있니”
트위터에 부는 ‘인력 칼바람’

트위터 경영진을 향했던 머스크 CEO의 정리해고 칼날이 조만간 트위터 직원으로 향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월 30일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네 명을 인용해 “머스크가 (같은 달) 29일 트위터 직원 전체에게 대규모 해고를 명령했다”며 “일부 관리자는 해고 직원 명단을 작성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정리해고 규모는 50%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미 트위터에서는 올해 들어 1000명이 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머스크 인수가 기정사실화한 10월 들어서만 530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기준 7500여 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는 ‘인력 칼바람’에 뒤숭숭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직원들은 회사 메시지창을 통해 누가 해고됐고 자신들의 업무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에 대한 소식을 검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위터 인수 계약에 따라 머스크는 해고되는 직원에게도 주식 대신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와 관련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해고한 네 명의 임원에게 퇴직금 지급을 거부해 장기간의 소송전이 빚어질 수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월 30일 전했다. 이들 임원 네 명이 받을 수 있는 특별 퇴직금은 9000만달러(약 1301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