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은 지난 4월 7일 진행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57.5%를 득표하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9.2%)를 이겼다. 사진 연합뉴스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은 지난 4월 7일 진행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57.5%를 득표하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9.2%)를 이겼다. 사진 연합뉴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시장. 그는 대한민국의 33대, 34대 서울특별시장에 이어 38대까지 극적으로 삼선 시장으로 귀환했다. 그야말로 ‘시장이 직업’인 사람이 된 것이다.

2011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며 서울시 무상급식 정책에 대한 주민 투표를 제안, 투표율이 미달되자 시장직을 사퇴한 이후 10년간 그에게는 슬럼프가 찾아왔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패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해 정치 신인인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에게 패했다.

올해 1월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에게 입당을 요구하며 서울시장 후보에 조건부 출마했을 때도, 나경원 전 의원과 경선 후보로 나섰을 때도 오 시장의 승리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런 그가 한 계단 한 계단 승리의 자리에 올라서는 드라마를 썼다. 이 드라마틱한 인생 역정을 얼굴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오 시장의 어린 시절은 그리 유복해 보이지 않는다. 눈썹 위 이마 양쪽에 약간 돌출된 부분이 보이는 걸 보아 어린 시절과 20대는 순풍을 타는 시기가 아니었다. 머리는 좋지만 학업 운도 순탄치 않아 처음에 원하는 대학에 쑥 들어가지는 못했다. 눈썹이 옅고 털이 흩어져 인맥을 타기보다는 자력으로 나아간다. 눈썹 끝부분이 내려가 조심스럽게 살아온 사람으로 사색을 즐긴다.

큰 쌍꺼풀진 눈이 인상적 포인트로 30대 중반 대중적으로 활약하는 운기가 들어왔다. 꽃미남 스타 변호사로 방송에서 인기를 얻었고 40세에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2006년 46세 최연소 서울시장에 당선돼 2011년 연임할 때까지 화려한 40대를 보냈다. 40대는 얼굴 중 코와 관골(顴骨)에 해당된다. 오 시장은 관골이 크다. 정치인은 명예 운과 사회적 인기를 관장하는 큰 관골이 기본이다. 옆집이 아무리 으리으리해도 자기 집이 빈약하면 별 볼 일이 없는 것처럼 양쪽 관골이 좋아도 코가 약하면 큰 명예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오 시장은 콧대가 두껍고 코가 높아 관골과 조화를 이룬다.

내려온 코끝은 갈색이 도는 눈동자와 더불어 예술적 감성을 담았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디자인 서울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고 동대문 DDP 같은 세계적 디자인의 건축물을 세우게 된 데는 내려온 코끝의 감성이 작용했다.

그렇다면 지난 10년, 그의 50대 인상은 어땠을까? 2011년 퇴임 당시 그의 나이는 51세로 인중에 해당한다. 인중이 약한 데다 내려온 코끝까지 침범해 있다. 얼굴에서 벌써 슬럼프가 예견됐다. 더구나 ‘무모한’ 퇴임으로 쏟아진 비난을 감당하느라 마음 관리가 되지 않아서인지 50대 후반을 일러주는 양옆 뺨 살이 빠졌다. 약간 튀어나온 턱은 전문가 턱이지만 뺨 살이 빠져 턱 라인이 오히려 뾰족해 보였다. 비·위장이 편치 않았는지 입도 약간 틀어졌다.


그런데 요즘 얼굴을 보라. 미소 선인 법령이 뚜렷해져 자기 자신을 지키는 힘이 생겼다. 비·위장, 즉 맘이 편해지면 몇 달 지나지 않아 입 근육이 반듯하게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옆모습에서 보면 턱 근육이 발달했고 뺨 살도 올라 예전보다 얼굴이 한결 넓적해 보인다. 안정의 기운이 찾아온 것이다.

2020년 고민정 의원에게 패배한 후 힘든 시기를 보냈을 텐데도 인상이 좋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마음 관리를 잘해 내는 내공이 생겼을 것이다.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마음 경영이 결국 뺨의 살을 오르게 한 것이다. 당시 오 시장의 기운이 강해졌음이 보이는 사진 한 장이 눈에 뜨였다. 짧은 머리가 옆으로 눕지 않고 위로 서 있는 모습에서 전투적인 느낌이 났다. 더불어 눈빛도 한결 강해졌다. 자칫 힘이 없어 보이기 쉬운 앞이 트인 쌍꺼풀인데도 눈매에 힘이 들었다. 결국 마음 변화가 인상 변화로 서울시장 당선이라는 행운을 안겨준 것이다.

경쟁 후보였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얼굴은 어땠을까? 박영선 후보는 인상학적으로 잘생긴 얼굴이며 피부도 윤기 있다. 관골이 잘 발달했으며 코와 균형을 이뤄 방송인에 그치지 않고 정치에 입성, 장관까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시장 선거전에서 LH사건 등 악재가 터지자 역시 마음 경영에 문제가 생겼다. 얼굴 탄력이 급격히 떨어져 있었으니, 투표나 여론조사를 떠나 이미 그의 얼굴은 패배가 예견되었다. 얼굴은 마음처럼 변하는 것이므로 다시 마음 경영으로 탄력 관리를 한다면 또 기회가 올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깨끗이 승복한 안철수 후보 인상도 잠깐 보기로 하자. 2011년 박원순 시장과 후보 단일화를 했을 때 사진을 찾아봤다. 웃고 있는 사진인데도 속으로는 웃지 않았다. 입꼬리가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가 옥니처럼 안으로 들어가 51~53세에 해당하는 운기가 약한 바로 그 시기였다. 요즘 그의 얼굴을 보면 눈썹이 두꺼워졌다. 머뭇거리지 않고 표현을 분명히 하는 기질이 더해졌다. 턱도 좋아져 관록이 붙은 얼굴이 됐다. 예전에는 선비 같은 얼굴이었다면 이제는 실전에 능한 얼굴로 바뀌었다.

오 시장의 얼굴은 미남인 데다 선이 곱다. 눈썹이 처졌고 눈빛이 온화해 사람이 순해 보인다. 걸음걸이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고 목소리도 밖으로 뻗쳐 나오는 짜랑짜랑한 쇠 금성이 아니다. 언변이 수려하지만, 말투가 부드럽다. 카리스마가 부족해 보이기 쉬운 특성들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말투가 때리듯이 강하다. 찰나에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남다른 카리스마가 있다. 오 시장은 걸음과 음성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오세훈 시장의 1년 2개월은 녹록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는 취임 첫날 서울시의회 의장을 만나 “도와달라”고 했다. 가지런하지 못한 그의 눈썹은 타협에 약하다. 하지만 겸손한 태도로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런 겸손한 태도도 필요하지만 좀 더 큰 꿈을 꾸고 있다면 걸음걸이와 목소리 훈련을 해두어야 한다. 단전에 힘을 주고 더 당당하게 걸어야 할 것이고 목소리 발성을 더 틔워야 한다. 요즘 더욱더 튼실해진 턱에 투지가 붙었으니 마음먹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