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으로 기침을 하는 사람은 흡연자의 경우 절반, 비흡연자의 경우 5명 중 1명꼴로 매우 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만성적으로 기침을 하는 사람은 흡연자의 경우 절반, 비흡연자의 경우 5명 중 1명꼴로 매우 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학회 부회장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학회 부회장

국내 중소기업 대표이사 A씨는 자꾸 기침이 나서 힘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침할 때 눈치가 보인다. 코로나19 검사와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자꾸 기침이 나서 주위에 눈치가 보여요. 밖에 나가거나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이 꺼려집니다.” 기침은 이물질이나 유독 가스가 호흡기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폐와 기관지에 생긴 염증을 제거하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방어기제다. 급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상기도 감염이다. 8주 이상 만성적으로 기침이 지속한다면 혹시 다른 원인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좋다.

만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자의 절반은 뚜렷한 원인 없이 기침을 하므로 흡연자는 일단 금연해야 기침을 줄일 수 있다. 비흡연자 중에서도 만성 기침을 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꼴로 매우 흔하다. 이런 분들은 알레르기 비염, 비알레르기 비염, 부비동염(축농증) 등 상기도에 염증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염증은 코 뒤로 분비물이 넘어가게 하고 염증 전달 물질을 증가시켜 기침을 하는 기침 증후군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알레르기 원인을 피하고 후비루(코나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를 감소시켜주는 항히스타민제를 쓰며, 필요시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하면 좋아진다.

흔히 천식이라고 하면 호흡곤란과 쌕쌕 소리가 나는 것을 상상하지만, 기침성 천식은 다른 증상 없이 만성 기침이 유일하게 나타나는 경우다. 만성 기침 환자의 20~40%가 이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 기침은 가래가 없고 발작적이며 대개 같은 시간대에 발생한다. 또한 감기나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노출 시, 기도 염증이 악화하거나 담배 연기 또는 자극적인 냄새와 찬 공기 등에 노출될 때 악화한다.

치료는 천식과 같은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와 기관지 확장제를 투여하는 것이지만, 만약 이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항히스타민제나 류코트리엔이라는 염증 물질을 억제하는 약을 쓰면 반응이 좋다. 위식도 역류가 있거나 상기도 기침 증후군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경우 반드시 같이 치료해야 한다.

만약 천식도 없이 마른 만성 기침이 계속된다면, 객담(기침으로 뱉은 기도의 분비물)을 조사해봐야 한다. 객담에 호산구라는 특수한 백혈구가 많아지는 호산구성 기관지염은 만성 기침 환자의 13%에서 발견된다. 이는 호산구에서 내는 물질 때문에 기침 반사가 항진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관지 벽의 파괴로 인해 기관지가 비가역적으로 확장되어 있는 상태를 기관지 확장증이라고 하는데, 기관지 확장증이 있으면 분비물이 잘 고이고 세균 감염이 흔해서 기침이 자주 생긴다. 국내에서는 결핵을 앓은 후 발생하는 기관지 확장증이 흔하다. 이 경우 항생제와 거담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만약 환자가 흡연자이고 2년 이상 연속적으로 3개월 이상 기침과 객담이 발생한다면 만성 기관지염을 생각해야 한다. 만성 기침 환자의 5%에서 발견되며, 금연하고 필요시 거담제 등을 사용하면 대개 4주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만약 체중 감소, 피로 등의 증상이 만성 기침과 동반된다면 결핵이나 폐암도 생각해봐야 한다. 따라서 만성 기침이 있을 때는 일단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찰을 받고 흉부 X-선과 폐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폐 CT 검사를 받아보면 기관지 확장증이나 폐암 등을 조기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면 과식을 피하고 복부 비만을 줄이는 것만으로 기침을 줄일 수 있다.

김범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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