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양극성 장애)은 기분이 들떠 자신감 넘치고 활동적인 조증 상태와 마음이 가라앉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진 셔터스톡
조울증(양극성 장애)은 기분이 들떠 자신감 넘치고 활동적인 조증 상태와 마음이 가라앉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진 셔터스톡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신록의 계절이다. 철쭉과 개나리가 피어나고 연녹색 나뭇잎들이 눈부시다. 봄이면 만물이 생동한다. 에너지가 넘치고 생명력이 솟아난다. 자연뿐 아니라 우리 몸과 마음에도 생기가 돌고 기운이 솟는다. 기운이 솟구치면 좋지만, 너무 과하면 문제다. 봄이 되면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울증(躁鬱症) 때문이다. 

조울증은 기분이 급격히 좋아지는 조증과 기분이 나빠지는 우울증이 반복하는 질병이다. 봄에 조울증 발생률이 높다. 일 년 주기의 바이오리듬은 봄에 올라가고 가을에 내려간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봄에는 조증이 많고 가을에는 우울증이 많다.

조울증 환자의 대부분은 조증 상태에서 입원한다. 조증은 기분이 방방 뜨고 에너지가 넘치고 과다 행동, 과대망상이 특징이다. 잠도 안 자고 새벽부터 돌아다니고 말도 많고 돈도 펑펑 쓰고 뭔 일을 새로 하겠다고 설치고 다닌다. 심하면 자신은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손만 대면 뭐든 성공할 것이라는 과대망상까지 보인다. 자신을 왕처럼 생각하니까 남의 말도 듣지 않고 고집대로 하니 사건 사고도 많다. 

이 환자들의 특징은 조증이 나타나기 전에 대개 우울증이 있었다는 것이다. 집에 틀어박혀 돌아다니지도 않고 말도 없이 무기력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살아나더니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슈퍼맨이 된다.

사실 조울증은 과거 진단명이다. 지금은 이름을 바꿔, ‘양극성 장애’가 정식 진단명이다. 기분이 롤러코스터처럼 양극단으로 올랐다 내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조울증은 바이오리듬의 진폭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서 폭주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바이오리듬이 안정화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하다.

조증보다 약간 경미한 증상을 경조증(輕躁症)이라고 한다. 경조증 증상은 정도가 약해서 병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일반인 중에 이런 경조증이 있는 사람이 이외로 많다.

경조증은 평상시보다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다. 활력이 넘치고 의욕도 충만하고 배짱도 생기고 머리도 잘 돌아가고 뭔가 새로운 일을 하려고 분주하다. 평상시와 약간 다르게 느끼지만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 병적 상태로 생각하기 어렵다. 오히려 에너지가 넘친다고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예술가 중에 이런 경조증 상태인 경우가 꽤 있다. 유명한 화가나 작곡가 중에 칩거 생활을 하다 단기간에 많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스토리가 이런 경우다. 정상 범위의 상위 끝부분에 걸친 경조증은 에너지 넘치고 의욕 있고 부지런하고 성취력도 있다. 

하지만 정상 범위를 살짝 벗어난 경조증인 경우는 일을 벌여 놓고 수습을 못 하고 여기저기 분란만 일으킨다. 주변에 예전과 달리 갑자기 말도 많아지고 배포도 커지고 에너지가 넘치고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겠다고 분주히 돌아다니는 지인이 있다면 너무 긍정적으로 볼 게 아니라 경조증 상태가 아닌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조증에서 조증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면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는다. 하지만 정도가 넘었다면 정신과 상담이 필요하다.

윤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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