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장년층 남성.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장년층 남성. 사진 연합뉴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서울대 의학 학·석사,  KAIST 이학 박사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서울대 의학 학·석사, KAIST 이학 박사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후, 체중 감소, 식욕 저하, 심한 쇠약 등을 앓고 있다며 진료실을 찾는 노년기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발열, 기침 등이 사라졌는데도 머리가 멍하고 기력이 떨어지고 우울감을 느끼는 만성 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거나 기존에도 체력 저하를 느껴왔다면 코로나19 만성 증상이 더 오래, 더 강하게 지속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아직 ‘코로나19를 겪은 후 근육량이나 신체 기능이 변했다’는 결론을 낸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질병 특성과 치료 과정 중 문제 때문에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만성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당시 경증, 무증상 환자였다고 하더라도 삶의 질을 떨어뜨릴 정도의 신체, 정신적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여러 가지 임상적 발현 자체가 염증 물질인 사이토카인(신호 물질)에 의해 생겨나기 때문이다. 노화가 진행된 사람일수록 감염증이 호전되더라도 사이토카인이 재빠르게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렇게 몸에 염증이 있는 동안 근육 단백질 합성은 줄고, 분해는 늘어나는 점이다. 

코로나19는 후각, 미각뿐 아니라 식욕 자체도 떨어뜨려서 충분한 단백질이 포함된 영양 섭취도 어렵게 한다. 여기에 더해 일주일 정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니 근력과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한 자극도 없게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사용하는 스테로이드는 근단백 소실을 가속화한다. 신체 활동이 줄고 영양 상태가 나빠지고, 염증 수치가 올라 있는 상태는 모두 인지기능 저하와 우울감을 초래할 수 있다. 그 결과 격리 해제 후에도 식욕이나 활동량이 회복되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더 공고히 한다. 근육량과 체중이 계속 감소되면서 빠르게 노쇠가 진행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를 방치하면 신체적으로는 5~10년 늙어버리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잘 먹는 것이 시작이다. 코로나19를 앓고 난 경우라면, 이전보다 단백질 요구량이 훨씬 늘어난 상태이므로 완전히 몸이 회복될 때까지 평소보다 더 많은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식욕이 없는 상태라 이름을 듣기만 해도 먹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달걀, 두부, 살코기 등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프로틴 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분이나 정제 곡물 위주의 식단은 피해야 한다. 

운동은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 걷기를 포함한 유산소 운동은 기본으로 하고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일 수 있는 근력 운동과 유연성 운동을 챙겨줘야 한다. 체력과 신체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여러 가지 대면·비대면 방법으로 운동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영양과 운동을 제대로 잡아나가기 시작하면 둔탁해진 인지기능이나 우울감도 같이 좋아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우울감을 느끼거나 수면장애를 앓는다면 의사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술·담배는 근 손실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몸이 완전히 회복이 될 때까지는 피해야 한다. 

만성 질환으로 다섯 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던 사람 중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많이 빠졌거나 쇠약감이 심한 경우라면 기존 약제 용량이 맞지 않거나 만성 질환 조절 상태가 악화돼 치료 계획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담당 의사와 상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처럼 여러 요소를 잘 살피고 계획해 실천하면 이전보다 더 나은 몸과 마음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반대로 악순환을 방치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노쇠를 경험할 수도 있다. 건강 점검과 계획, 실천은 빠를수록 좋다.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다면, 이를 그동안의 건강 관리를 살펴보고 앞으로 내 몸을 어떻게 살필지 계획하는 하나의 전환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정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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