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  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 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최근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중화인민공화국 금융안정법(金融穩定法) 초안에 관한 의견 수렴안을 공포했다. 이 법은 총칙, 금융 리스크(위험) 예방, 완화 및 처리, 법률책임, 부칙 등 총 6장으로 규정돼 있다. 이 법을 주로 적용받는 대상이 되는 금융 기구란 법에 따라 은행업, 증권선물업, 신탁업, 보험업 등 금융 업무에 종사하는 금융 기구, 금융지주회사와 금융 관리 부서로부터 허가받아 설립되거나 승인받은 기타 기구를 말한다(제46조). 또한 경외 금융 기구, 경외 금융 기초 기반 시설(인프라)이 중국 경내에 설립한 하부조직에도 이 법을 참조해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금융 기초 인프라란 화폐, 증권, 펀드, 선물, 외환 등 각종 금융 시장 거래를 위해 제공되는 기초적인 공공 서비스 시스템과 제도를 의미한다. 

금융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금융 리스크도 다양해지고 은밀해졌다. 특히 암호화폐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시공을 초월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새로운 형태의 금융 리스크는 업종과 국가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러나 중국에서 이런 새로운 금융 리스크에 관한 규정은 여러 금융 법률 법규에 분산돼있다. 또 규정 자체가 지나치게 원칙적이거나 선언적인 성격이 강해 정작 실무에 적용할 때 담당자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은 이 법을 제정해서 금융 리스크 예방과 해결에 관한 법치화와 상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법에서는 2022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정부 업무 보고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던 금융안정보장기금도 면모를 드러냈다. 금융안정보장기금은 중앙정부가 중대한 금융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조성하는 예비자금이다. 중국 정부는 금융안정보장기금이 예금보험기금, 산업보장기금, 지방 정부 자금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다양한 금융 리스크 예방과 해결에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금융안정보장기금의 시장 개입은 최후적이고 보충인 성격이라고 강조한다. 리스크에 노출된 금융기관은 우선 자구노력 등 시장 조절 기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보충적으로 금융 리스크 파급 정도의 경중과 법정 절차에 따라 금융안정보장기금과 지방 정부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 법은 금융 안정을 위해 국제적인 준칙과 경험의 수용을 강조한다. 일단 금융 리스크가 발생하면 현재와 과거 실무를 참고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준칙과 경험을 적극 수용하도록 했다. 또한 중국과 다른 나라 또는 지역과 금융 안정 수호에 관한 제도에 별도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관련 합의를 적용하도록 했다(제47조). 즉, 이 법의 핵심은 대내적으로는 금융안정보장기금 등을 통해 금융 리스크를 최소화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고, 대외적으로는 금융 리스크 제거에 관해 국제 법칙과 경험을 적극 수용해 중국 금융 시장에 관한 불안한 시선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금융 시장 개방 의지를 재천명하고 중국에 자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물경제에서는 중국은 이미 쌍순환 경제 개념을 통해 내수시장이 중심이라고 선언하면서도 해외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이제는 금융 시장에 관해서도 리스크 해소 측면에서 국제적 기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우리도 중국 금융안정법 제정 추이에 관심을 두고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이 내미는 손을 뿌리치지 말고 어떻게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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