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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인하대 경영학 박사,현 멘토지도자협의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인하대 경영학 박사,현 멘토지도자협의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초(超)역전 시대가 다가왔다. 자식이 부모보다, 후배가 선배보다, 사원이 임원보다, 병사가 간부보다 똑똑한 게 예삿일이 됐다. 이는 젊은 사람의 지능(IQ)이 높아져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신(新)문명 주기가 단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농업혁명은 수천 년을 거쳤고 산업혁명은 300여 년 지속됐지만, 정보혁명은 30여 년에 불과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20여 년으로 예상된다. 뒤이어 나타날 제5차 산업혁명은 15년 정도로 단축될 것이다.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비슷한 환경에서 살다 죽는다. 이런 사회는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을수록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건강 백세(百歲)를 추구하는 시대다. 수명은 늘어나고 신문명 주기는 짧아지니 평생 네다섯 번에 걸쳐 대(大)변신을 해야 한다.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는 1980년도 이후에 태어난 세대다. 당시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저서 ‘제3의 물결’이 나왔다. 인류 전체가 정보화 사회로 전환된 시점이다. MZ 세대가 정보화 사회 1세대인 셈이다. 기성세대는 컴퓨터가 업무용이지만 이들에게는 생필품이다. 컴퓨터로 소통하고 놀고 일한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진행되면서 이들은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 인권·공정·합리성·정의·행복추구권·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등이다. 기존 소통방식을 고집하는 조직 문화와는 쉽게 어울릴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이들이 성인이 돼서 사회에 진출하자 기성세대와 큰 충돌이 일어났다. 이른바 ‘꼰대’와의 전쟁이다. 이들은 나이·직급·스펙·경력·관록·위계질서를 앞세우면 극렬하게 저항한다. 소셜미디어(SNS)에 부당함을 알리거나 법적 대응을 하고 심지어는 거리낌 없이 사직서를 내고야 만다. 반면에 자신들이 수긍하고 동기부여가 되면 신속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한다. 일하는 도구와 기술 방법이 다른 막강한 인재들이다. 지난 10년 동안 MZ 세대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조직문화와 리더십 방식을 바꾼 조직은 발전했지만, 꼰대가 일방적으로 이긴 조직은 쇠퇴했다.

이제 ‘알파 세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들은 2010년 이후 태어난 신세대다. 이들이 제4차 산업혁명 1세대다. 기성세대는 업무를 위해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를 배워야 하는데, 이들은 어려서부터 메타버스로 소통하고 놀고 있다. 몇 년이 지나면 이들이 사회로 진출할 것이다. 이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리더십 전환이 필요한 때다.

역(逆)멘토링, 즉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란 말은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던 잭 웰치 GE 전 회장이 1999년에 들고나왔던 개념이다. 신기술, 신사고를 지닌 젊은이를 이해해야 신상품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웰치 회장은 실제로도 GE 크로톤빌 연수원에 임원과 젊은 사원이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을 열고 임원과 젊은 사원들이 서로 배우도록 했다.

지금 초역전 시대를 맞아 리버스 멘토링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노인이 청년에게 길을 묻는 세상이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노인도 내비게이션을 쓰는 청년보다 길을 더 잘 알 수는 없다. 노인 한 분은 도서관 한 개라는 덕담도 있지만, 신세대들은 앉은 자리에서 전 세계 도서관 수백 개를 검색하는 세상이다.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컬래버레이션(협업)만이 성공의 길이다. 

요즘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하면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을 깍듯이 모시며 살고 있다. 분위기도 좋아지고 서로 배울 게 있으니, 이것이 진정으로 기성세대가 뽐낼 수 있는 삶의 지혜가 아닐까.

윤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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