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허욱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7월 28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올해 하반기 경제 업무에 관한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원중구진(穩中求進)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원중구진이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운데에서도 발전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말이다. 특히 여전한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과 경제 안정을 동시에 확보하고 그를 토대로 추가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5월에 국무원 상무회의는 △세수 우대 정책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의 조업 재개에 따른 생산 목표 추가 달성 △물가 안정 △취업 확대 △소비 촉진을 포함한 6개 방면 33개 항목으로 구성된 경제 안정을 위한 통합 정책을 내놓았다. 중국은 경제 운영을 합리적인 구간 안에 둘 것을 강조하는데, 경제 성장률 증감 폭을 의미하는 ‘경제 운영의 합리적인 구간’은 지난 2분기에 제로(0) 코로나 정책에 따른 대도시 봉쇄 영향으로 그 수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7월 19일 중앙 의법치국(依法治國) 사무처는 8개 성 시현(市縣)의 법치 건설 업무에 관한 감독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앙, 지방의 각급 간부, 전국인민대표대회의 대표, 학자, 변호사, 기자 등으로 구성한 감독조를 산시(山西), 랴오닝, 장쑤, 푸젠, 허난, 후베이, 구이저우, 윈난성으로 보내 시현 같은 기층 조직의 법치 건설 업무에 관한 감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기층의 사전적 의미는 ‘어느 건축물의 가장 저층, 각종 조직의 최저층’이다. 한 나라에서는 가장 풀뿌리가 되는, 민초를 말하는 것으로, 이들은 곧 국가 권력의 토양이다. 중국에서 이번에 중앙에서 감독조를 파견하면서까지 기층법치의 운영 상황을 감독하겠다고 나선 것은 제로 코로나 정책 구현과도 관계 있다. 즉, 중앙의 제로 코로나 정책 이념과 방향을 기층 행정단위에서 실제로 실천하는 데 있어서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방역이 과도하게 이뤄진 것 등은 모두 지방 법치 건설에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이를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향후 원중구진의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층법치 구축이 그 토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층법치는 전면적인 법에 의한 국가 통치라는 시진핑 정부의 국정 이념인 의법치국의 기초 공정에 해당한다. 중국은 기층법치를 통해 오는 2035년까지 법치 국가, 법치 정부, 법치 사회를 완성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기층법치 감독조 출범은 중앙 법치 행정 의지를 지방으로까지 전파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층법치와 관련, 중국은 이미 반(反)부패에 관해서는 순시조, 환경 보호에 관해서는 감독 조사조를 지방에 보냈다. 관련 법률의 집행 상황을 관리·감독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정작 이런 조직 구성과 운영에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아울러 기층법치를 구현해 나가는 데 있어서 위로부터의 감독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법률이나 법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기층 국민이나 공무원의 법적 소양을 고취하고 법률 보급 운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모든 영역에서 공산당 영도를 강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법치를 강조하는 중국 모습이 외견상 어색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14억 명, 56개 민족이 모여 사는 중국의 법치를 우리의 잣대로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중국에서 공산당 영도와 법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는 그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는 그다음의 대응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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