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3년 전 게임 마니아인 고교생 조카가 ‘이 회사 주식을 사두라’고 추천했던 회사가 있다. 게임에 문외한인 데다 상장한 회사가 아니라 그냥 무심히 지나쳤는데 그 회사가 올해 8월 10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사 크래프톤이다. 공모가(49만8000원) 기준 시가총액이 24조3512억원으로,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 시총을 6조원 이상 넘어섰다.

크래프톤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 사진을 보았다. 장병규 의장 얼굴이 확 들어왔다. 언뜻 보니 ‘성격이 좋은 사람’인데, 한 번 더 보니 참으로 ‘독특하고 묘한 사람’이었다. 기업의 회장이나 의장 등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마를 훤히 드러낸 헤어스타일을 선호한다. 그런데 장 의장은 늘 앞머리를 내린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다.

인상학에서는 얼굴을 가로로 삼등분하여 위로부터 이마는 초년, 눈과 코와 관골은 중년, 인중과 입과 턱은 말년으로 읽는다. 장 의장은 이 3등분의 균형이 맞는 데다 얼굴에 탄력까지 갖췄다. 얼굴 살은 많지 않지만 동글동글한 인상이다. 눈, 코가 둥글고 웃을 때 관골도 동글동글 솟아오른다. 원만한 성격이다. 그런데 입과 턱에서 마냥 원만하지만은 않은 기질도 보인다. 양쪽 입꼬리가 살짝 내려갔는데 이는 강한 책임감의 기록이다. 입을 다물 때 턱 가운데가 복숭아씨처럼 오돌토돌하다. 타인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엄격한 성격이 담겨있다.

측면에서 본 그의 이마는 눈썹 근육이 튀어나와 이마의 3분의 1까지 올라가 이마가 둥글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이마의 나이인 24세에 네오위즈를 공동 창립했을 정도로 젊은 시절부터 매우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창업자의 이마다. 눈이 쌓인 새벽길, 첫 발자국을 남기는 사람이며 없는 것도 만들어내는 자수성가형이다. 유난히 눈썹 근육이 넓게 자리 잡은 걸 보면 한 우물을 파는 게 아니라 열 우물을 판다. 아무리 성공했어도, 재물이 많아도 결코 뒷짐 지고 느긋이 있는 법이 없다. ‘이렇게 재밌는 일을 왜 안 하니?’ 하며 팔을 걷어붙인다.

이마 양옆, ‘변지역마’라고 칭하는 부분이 널찍한 데다 살집도 있다. 이 부분이 발달하면 처음 가본 곳도 마치 오래 살아온 원주민처럼 낯설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외 운이 따른다. 중국은 물론, 인도, 중동, 아프리카 대륙까지 진출해 그 나라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은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장악력은 우연이 아니다. 크래프톤이 올해 1분기 매출액 4610억원 중 94%를 해외에서 올렸을 정도다.

눈썹 앞부분은 가지런한데 뒤쪽은 흩어졌다. 인맥은 좋지만 인맥을 활용하지 않고 일과 실력으로 승부한다. 눈에 겉 쌍꺼풀이 있고 눈도 크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읽어내며 표현력이 좋다. 까만 눈동자는 흑진주처럼 도드라져 보인다.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눈에서 보던 눈동자다. 돈과 인연이 깊어 다른 사람보다 먼저 돈이 찾아와 돈을 빨아들이는 눈동자다. 눈가에 있는 서너 개 웃음 주름은 평소 잘 웃고 다정한 사람이란 걸 보여준다.

코가 짧아 순발력이 있다. 변화에 대응하며 치고 빠지는 코로 유머도 있어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도 재치 있게 돌려놓는다. 둥근 코끝에 살이 더 붙어 살짝 솟은 데다 관골도 동그랗게 올라온다. 쉬지 않고 이것저것, 여러 군데 관여한다.

좋은 소식을 여기저기 빠르게 전달하는 ‘재주꾼’이기도 하다. 코 뿌리 부분인 산근이 들어가 있는 걸 보면 41~43세 잠시 멈칫하다 변화를 꾀했다. 43세에 블루홀(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동그란 관골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로 코와 이상적인 균형을 이룬다. 관골은 명예와 인기 정도를 읽는 영역이다. 그래서일까? 관골의 나이인 45~47세에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총리와 공동위원장)으로 일했다. 네오위즈 상장으로 돈방석에 앉으며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인’의 대표주자로 잘 살아왔지만, 인생의 절정은 관골에 해당하는 40대 중반에 맞이한다. 그가 그토록 꿈꾸던 글로벌 진출의 꿈을 이루어준 배틀그라운드(2017년 출시) 덕분이다. 관골의 강한 운기에 이어 준두(準頭⋅코의 끝)와 양쪽 콧방울이 1 대 2 대 1의 균형을 보이며 탄력이 있다. 49~50세의 운기도 강하다.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8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크래프톤 상장 축하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8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크래프톤 상장 축하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면 웃는 얼굴은 ‘모든 게 재미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장 의장은 ‘크래프톤 웨이’에서 “돈과 상관없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뭔가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존재감을 느낀다. 돈 버는 것 자체는 재미가 없고, 돈이 많다고 해서 자존감이 생기지 않는다. 사람들과 뭔가를 이뤘을 때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미소선인 법령이 없어 영원한 소년이다. 법령이 없으면 원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하나, 입을 꽉 다물어 생긴 내려간 입꼬리의 책임감과 턱의 복숭아씨에 담긴 엄격함으로 나름대로 지킬 것은 지킨다. 치아가 가지런해 성격이 좋다.

기자간담회 가운데 자리한 김창한 대표를 보니 상당히 예리한, 일 중심 타입으로 자기 의견도 강하게 피력하는 사람이다. 장 의장은 그의 의견을 받아주며 함께 가는 사람이다. 김 대표가 깊이 파고들고 있을 때 장 의장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재미있는 일거리를 가져온다. 서로 보완이 되어 궁합이 맞다.

장 의장의 사진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 양쪽 눈썹 위에서 코에 이르는 T존(zone)과 관골에 환한 빛이 감돈다. 전반적으로 구릿빛 피부인데 이 부분만 하얗게 보이는 것은 운을 받아들이는 길목의 찰색이 좋다는 의미다.

본인이 희망하는 게 이루어지는 찰색이다. 사람들이 중요한 일을 앞두고 그것이 성사될지를 알아보기 위해 필자에게 문의해올 때, 필자는 눈썹 위의 찰색을 본다. 그 부분에 밝은 빛이 돌면 대답은 긍정적이다. 크래프톤의 상장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었다는 논란에 청약 경쟁률도 낮게 나와 참패를 운운하는 평판들이 있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수장이 이런 찰색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논란은 무색해질 것이다.

장 의장의 얼굴을 상하로 나누어보면 하관이 탄탄하게 잘 발달해 있다. 그에게는 완벽하게 안정적인 만년이 기다리고 있다. 양쪽 뺨에서 턱 아래 가운데까지 내려온 주름이 하트형 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 가운데 전문가의 턱이다. 하지만 코가 높지 않아 ‘나는 나요’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인상학자로서 욕심을 부리자면 법령이 생기기를 바라본다. 법령이 팔자로 넓게 발달해야 지금 약간 부족해 보이는 인중에 살이 넉넉해지고 더욱 안정이 찾아온다.

파도타기 하듯 너무 일을 재미로 하려고만 하지 말고, 슬슬 내실을 기하는 전략도 구사해야 한다. 그래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진정한 내 재산이 된다. 또한 세상에 많이 베풀면 자신의 금고도 더 탄탄해지며 8자형 법령이 생기게 된다. 언젠가 8자형 법령까지 자리 잡은 완벽한 인상을 꼭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아, 또 하나 눈 밑 점은 빼는 게 좋겠다. 그 티를 제거하면 눈이 더 영롱하게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