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은 퇴행성 변화와 무리한 활동으로 손상되며 염증, 통증을 발생시킨다. 사진 셔터스톡
고관절은 퇴행성 변화와 무리한 활동으로 손상되며 염증, 통증을 발생시킨다. 사진 셔터스톡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현 경희대 의과대학·의과전문대학원 외래교수, 현 정형외과 전문의, 현 대한정형통증의학회 정회원, 전 중국 청도시립병원 한중사랑관절전문센터 의료진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현 경희대 의과대학·의과전문대학원 외래교수, 현 정형외과 전문의, 현 대한정형통증의학회 정회원, 전 중국 청도시립병원 한중사랑관절전문센터 의료진

56세 주부 박씨는 2년 전부터 엉덩이, 사타구니 부위 통증으로 편하게 앉거나 활동하기 어렵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악화돼 허리까지 통증이 느껴졌다. 박씨는 허리디스크를 의심하며 병원을 찾았지만, 고관절 질환 진단을 받았다.

지속되는 엉덩이 부위 통증 혹은 골반 통증으로 앉거나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골반 및 엉덩이 관절은 앉거나 걷는 동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지면 일상생활 자체가 어렵게 된다. 또한 골반 부위 통증으로 걷는 자세가 비정상적으로 변하면서 척추 통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골반 통증이 느껴지면, 많은 사람이 척추 질환을 의심하고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외래 진료를 보다 보면, 척추 질환으로 판단하고 몇 달에서 수년가량을 치료받다가 호전되지 않아 다른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이 중 상당수가 고관절 질환을 척추 질환으로 잘못 판단해 고생하는 경우다. 

고관절은 일반적인 관절과 마찬가지로 연골과 주변 관절와순, 인대로 구성돼 있는데, 퇴행성 변화와 무리한 활동으로 손상되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통증을 발생시키는 편이다. 고관절 질환이 발생하면, 골반 바깥쪽 부위 통증과 엉덩이 부위 및 서혜부 통증을 느끼게 된다. 양반다리를 할 때 불편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고관절 통증은 심하지 않은 초기에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경우, 효과적으로 통증이 감소하고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체외충격파 치료(ESWT)는 절개나 수술이 필요 없는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통증을 발생시키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줄여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이다. 입원이 필요 없고 반복해서 시술해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고관절 연골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라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관절내시경 치료는 큰 절개나 수술이 필요 없는 치료로, 손상된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가능하다. 내시경이 삽입될 최소한의 절개만 필요하기 때문에 조직 손상이 적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고관절 연골 손상이 많이 진행된 퇴행성 관절염 말기거나, 관절운동 범위가 제한되고 다리 길이가 비대칭이 되며 걸을 때 통증으로 걷기 힘든 경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은 역사가 오래됐으며, 인공관절 수명도 비교적 긴 편으로 결과가 매우 좋은 수술적 치료 방법이다. 수술 후 바로 보행이 가능하며 재활 치료도 다른 인공관절 치환술에 비해 간단한 편이다.

치료뿐만 아니라 평소 작은 실천으로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닥에 앉는 양반다리 자세는 무릎뿐만 아니라 고관절 연골을 손상시킬 수 있는 주요 원인이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의자나 소파, 침대를 이용하는 생활이 고관절과 무릎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해 근력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평지 걷기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아쿠아 스포츠는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