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고령화로 한 해 27만 건의 골다공증성 골절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한 해 27만 건의 골다공증성 골절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골다공증은 뼈와 뼈 사이, 즉 관절의 문제가 아니라 뼈 자체에서 칼슘을 비롯한 미네랄이 빠져나와 뼈의 구조가 망가져 뼈가 쉽게 부러져 버리는 질병이다. 뼈에서 칼슘이 조금 빠져나간다고 뼈가 부서질 리는 없으므로 골다공증이 시작돼도 수년이 지나야 골절이 나타난다. 따라서 환자들은 골다공증이 있어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사람들이 처음 느끼는 증상은 키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척추뼈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내려앉아서 생기는 현상으로 척추골절은 실제로 골절이 생겨 뼈가 내려앉아도 환자가 모르는 경우가 60% 이상이다. 만약 20대 때와 비교해 키가 4㎝ 이상 줄어들었다면 골다공증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장 중대한 골다공증성 골절은 엉덩 관절(고관절) 골절이다. 엉덩 관절의 골절은 70세 이상 노인에게 흔하게 나타나는데 골절이 일어나면 2년 내에 4명 중 1명이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설사 살아남아도 후유증이 심해 보통 다른 사람의 돌봄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어 환자와 가족들에게 경제적, 사회적 부담이 큰 골절이다. 그 외에 손목, 팔뚝, 위팔, 골반, 정강이, 발목 등에 생기는 골절은 골다공증과 관련이 많다.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골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한 해 27만 건의 골다공증성 골절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20명당 1명은 매년 골다공증성 골절을 경험하고 있고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골다공증이 생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폐경이다.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이 줄고 여성호르몬에 눌려 있던 파골세포가 뼈를 마구 파먹어서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여성은 남성보다 3.5배 정도 골절이 더 많이 발생한다. 남성의 경우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활동이 감소하고 비타민D의 합성이 줄어 칼슘을 섭취해도 칼슘 흡수가 안 돼 이를 뼈에서 빼서 보충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생긴다.

골다공증 치료는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하고 운동을 하는 비약물 치료와 다양한 골다공증 전문 치료제를 복용하는 약물 치료가 있다. 칼슘은 약으로 섭취하는 것보다 우유, 치즈, 요거트 같은 낙농 제품이나 콩, 두부, 계란 노른자, 멸치, 뱅어포, 오렌지 주스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비타민D는 음식으로 섭취하기 어려우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팔다리를 노출해서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자외선 지수가 높아 15~20분 노출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골다공증의 약물 치료는 환자의 성별, 나이, 가진 조건, 복약 순응도에 따라 개별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안면 홍조, 질 건조감이 있는 폐경 직후의 여성에게 골다공증이 있다면, 여성호르몬 치료가 가장 좋다. 단 일부에서 유방암이 생길 수 있으니 매년 정기 검사를 하면서 복용해야 한다.

만약 여성호르몬 치료가 부담스럽다면 같은 여성호르몬 수용체에 작용하지만 유방암을 예방하는 선택적 여성호르몬 수용체 조절제(SERM)를 선택할 수 있다.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다공증 약인 데노수맙은 6개월에 1번 맞는 주사제로, 큰 부작용이 없고, 주사를 맞는 동안은 골밀도가 계속 증가해 정상까지도 골밀도를 올릴 수 있다. 단, 치료를 중단하면 1~2년 내에 치료하기 전 수준으로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하므로 치료 후에도 1~2년 이상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골다공증이 생긴 뼈를 정상으로 회복시켜주는 골형성 촉진제가 개발됐다. 이 약제들은 골밀도를 단기간에 크게 향상시키고 강력한 골절 예방 효과가 있으며 진통 효과도 있어 골절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고령에서 다른 약에 반응이 없을 때 사용한다. 효과는 좋으나 가격이 고가이며 자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 김범택
연세대 의대 졸업, 아주대병원 비만 클리닉, 대한가정의학회 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