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우리 경제에 최근 반짝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미다스의 손’,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사장(그는 회장이란 명칭 대신 사장이란 공식 직함을 고수한다고 한다)이 쿠팡에 2조257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2015년 1조원을 투자한 소프트뱅크에 이어 이번엔 그가 만든 비전펀드가 또 두 배의 금액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가 ‘알리바바’에서 얻은 초대박 신화를 다시금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2000년 자금문제로 고전하던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만났을 때 그는 6분 만에 200억여원 투자를 결정, 결국 14년 후 알리바바의 나스닥 상장으로 3000배의 수익을 얻어냈다.

손 사장의 성공 신화와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목은 그가 19세에 세웠다는 ‘인생 50년 계획’이다. 인생 50년 계획이란 ‘20대에 이름을 날린다. 30대에 1000억엔(1조원)의 사업 자금을 만든다. 40대에 사업에 승부를 건다. 50대에 연 1조엔(10조원) 매출의 사업을 완성한다. 60대에 다음 세대에게 사업을 물려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의 얼굴에 그려진 50년은 어떤 모습인지, 이 50년 계획에 대입해 인상을 풀어봤다.

20대에 해당하는 이마 중심에 이르기 전, 먼저 이마에서 시작하는 10대 후반 운기를 살펴보자. 가난한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났지만 그의 10대 인상은 아주 좋다. 양옆까지 발달한 둥근 이마는 비록 가난했지만 부모로부터 훌륭한 DNA, 즉 총명한 머리, 뛰어난 직관력과 판단력을 물려받았다. 이마 양옆이 널찍해 해외운까지 좋다. 그래서 일본 고교를 자퇴하고 미국 유학에 도전, 3주 만에 검정고시로 미국 고교를 졸업하고 커뮤니티 컬리지를 거쳐 UC버클리까지, 보통 사람이 해내기 힘든 학업 성과를 보였다. 오늘날 소프트뱅크가 다국적 인터넷 기업이 된 것도 이 널찍한 이마의 기운에서 온다.

그가 일본으로 돌아가 소프트뱅크를 창업한 나이가 25세다. 자본금 1억엔에 직원 2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1년 뒤 매출 35억엔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며 일본 벤처기업의 선구자로 승승장구했다. 그의 목표였던 ‘20대에 이름을 날리겠다’는 것을 이뤘다. 눈썹 위 이마가 약간 들어가 보이는데 이때 만성간염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튀어나온 눈썹 근육은 그의 적극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30대는 눈썹과 눈에 해당한다. 손 사장은 눈썹 산이 높고 진해 승부사 기질이 있다. 젊은 시절엔 지금보다 눈썹이 거칠었는데, 이런 눈썹의 경우 혼자 고군분투하는 경향이 있다. 눈두덩이 넉넉해 베풀 줄 아는 사람이다. 일본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그가 기부한 100억엔은 일본 개인 기부 역사상 최고액이다. 이 통 큰 기부는 눈두덩의 힘으로부터 나왔다. 30대에 그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독점권을 따내며 1992년 한 해에만 무려 1000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38세인 1994년에는 기업공개를 통해 단번에 200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자금을 조달했고 야후의 지분 49%를 확보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의 성공의 비밀은 눈꼬리에 있다. 눈꼬리 주름은 성공의 도표인데, 그의 눈꼬리 주름은 나이 들수록 더 길게 상승하고 있다. 눈이 길고 눈빛이 예리해 적확하게 기회를 포착한다. 까만 눈동자에는 사업가의 특성인 현실 감각이 담겨있다.

손 사장의 눈 위에 쌍꺼풀이 아닌 가느다란 주름이 보이는데. 이런 사람은 매우 신중하다. 창업 전 확고한 방향 설정을 위해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한 그의 성격은 이 눈주름에서 비롯됐다. 사업이나 투자를 할 때는 이 눈주름의 기질로 치밀한 분석과 조사, 시뮬레이션을 거친 다음 좋은 이마의 기운으로 판단하고 짧은 코의 기운과 눈빛으로 신속하게 기회를 포착한다. 이후 짙은 눈썹과 넓은 눈두덩, 볼록한 와잠의 강한 기운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코와 관골은 40대를 보여준다. 코뿌리 산근에 해당하는 40대 초반, 야후의 미국 나스닥 상장과 야후 재팬의 일본 자스닥 상장으로 손 사장이 소유한 야후 주식 시가총액이 엄청나게 불어났다. 단 사흘이었지만 빌 게이츠를 누르고 정보기술(IT) 업계 최고 부자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밝은 코 산근의 기운이 빛을 발한 것이다.

그런데 그의 얼굴에서 코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코가 시작하는 나이에 해당하는 44세에 야후가 닷컴 버블의 붕괴로 주가가 폭락, 시가총액의 90% 이상이 날아가는 어려움을 겪는다. 한편 코가 높지 않아 오히려 겸손한 자세를 갖추게 되며,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다.

손 사장은 관골(광대뼈)이 잘 발달했다. 사회적 인기와 명예를 관장하는 부분인 관골에 해당하는 45세 때 그는 주주들의 마음을 얻어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 새롭게 진출,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손 사장은 코끝인 준두가 둥글어 일 만들기를 좋아한다. 그의 코끝은 약간 내려와 있는데, 예술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으며 필요한 인재를 잘 찾아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40대에 재팬 텔레콤, 보다폰 재팬 인수 등으로 새로운 사업 방향을 잡았다. 14년 후 그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주게 될 알리바바 투자도 이때 했다. 결국 소프트뱅크의 미래를 이끌어갈 사업에 승부를 걸게 된 것이다.

50대는 인중과 뺨에 해당하는 나이다. 손 사장은 인중이 널찍해 재물이 넉넉하다. 그의 얼굴에서 가장 기운이 왕성한 부분은 탄력 넘치는 뺨이다. 뺨의 탄력만큼 사업도 탄력을 받아 50대에 접어들며 손 사장의 소프트뱅크는 매출 100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우뚝 섰고 알리바바도 대박이 났다.


손정의 사장이 지난 10월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뉴스 콘퍼런스에서 발표 중이다. 사진 블룸버그
손정의 사장이 지난 10월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뉴스 콘퍼런스에서 발표 중이다. 사진 블룸버그

뺨의 탄력과 코끝에 담긴 일 욕심

60대는 입에 해당한다. 그의 인생 50년 계획 중 60대에는 ‘후계 승계’로, 회갑(回甲) 때 은퇴 발표 예정이었다. 그의 입과 턱을 보며 참으로 완벽한 인생 계획을 세웠다 생각했다. 그러나 손 사장은 은퇴 시기를 5~10년 미루겠다고 2016년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2017년, 회갑 해에 1000억달러(약 110조원) 규모의 비전펀드를 만들었다. 뺨의 탄력이나 코끝에 담긴 일 욕심이 그의 인생 계획을 바꿔놓은 것이다.

입이 큼직하고 입술도 두툼해 그의 60대도 약하지는 않다. 하지만 양쪽 입꼬리가 내려가 64~65세에 조심해야 할 일이 생길 수 있다. 그 즈음에는 투자보다는 유지에 힘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약간 돌출된 앞니를 보면 어린 시절 그가 얼마나 이를 악물고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턱은 70대를 의미한다. 얼굴의 균형과 조화에서 그의 턱은 상대적으로 짧다. 70대 턱밑을 보완하는 주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턱수염이 넓게 분포돼 에너지가 넘친다. 장수(將帥)의 기상으로 많은 이를 거느리고 먹여 살린다. 머리에는 문관의 에너지를, 눈썹과 수염에는 무관의 에너지를 지닌 그는 문무를 겸한 보기 드문 인물이다.

오늘날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된 손 사장 인상에는 순풍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역풍도 함께 담겨있다. 하지만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꿈과 자신감, 노력과 의지가 있었기에 손 사장만의 성공지도를 그려낼 수 있었다. 60대에 이르러 30년 비전을 또 그리고 있는 그의 하관이 어떻게 변모하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