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고 몸도 더위에 적응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정상적인 땀의 역할은 우리 몸의 체온이 지나치게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에 땀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생리현상으로 볼 수 있다. 땀이 배출되면서 몸에서 열이 빠져나가고, 동시에 우리 몸에 불필요한 물질도 같이 내보내기 때문에 몸은 가벼워지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물론 뜨겁고 무더운 환경에서 일을 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땀을 줄이는 것보다 땀 흘린 후 체력 보강과 지속적인 수분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시원한 환경에서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거나, 설명회나 회의 등 대중 앞에서 발표 혹은 회의를 주재할 경우에 얼굴이 상기되면서 머리에서 지나치게 땀이 흐르는 경우에는 우리 몸의 열조절 균형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다.

 

비만, 만성피로인 경우에도 땀 많이 흘려

우리 몸은 일정한 활동을 하게 되면 영양소가 소모되면서 대사열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들은 일반적으로 호흡활동(피부 호흡 포함)과 대소변 등을 통해서 조절된다.

얼굴에 많은 땀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열을 만드는 작용보다는 열을 식히는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에게는 코의 이상과 더불어 과도한 비만이 문제가 되며, 장년층에서는 내장지방과 혈액순환 장애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얼굴 땀이 많아지는 경우는 만성 피로, 어깨와 목의 경직으로 인해 얼굴과 몸체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만성적인 비염 등으로 인해 코를 통한 호흡이 아닌 입을 통한 호흡을 하게 되면서 땀을 흘리는 경우도 많다. 충분한 횡격막 호흡을 하지 못해 체열의 발산이 제대로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더위에 관계없이 주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손발과 더불어 얼굴빛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땀이 나는 경우는 긴장성 다한증의 일종이다. 이런 증상은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의 과도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경우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다한증 클리닉에서 두한증과 수족다한증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한 코내시경 비교 검사에서 두한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비염점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을 뿐만 아니라 코 점막이 건조하고 부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콧속 상태가 나빠 지속적인 입 호흡을 하는 두한증 환자의 경우 코 염증 치료와 호흡교정을 통한 코 호흡 및 목 스트레칭 운동을 통해 머리에서 땀이 나는 증상도 좋아졌다.

과도한 땀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방법은 ‘면역력 증강’이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평소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체중이 늘어나면 몸의 불순물인 습담(濕痰)이 쌓여 체열의 불균형이 일어난다. 지속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물론 호흡교정을 통한 정상적인 코 호흡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온이 1도 낮아지면 신진대사와 백혈구 활동이 저해돼 면역력이 30% 이상 낮아질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저녁에는 얇은 겉옷을 챙겨 입는 게 좋다. 땀을 줄이겠다고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기기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 정희재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과장, 경희대 한의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