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은 대부분 자기 관리를 잘하고 건강에도 관심이 많다. 당뇨·고지혈증·고혈압이 있는 경우 적절하게 치료를 받고, 혈전 예방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혈관 치매의 발생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뇌의 미세혈관 순환장애가 뇌세포를 빨리 늙게 만들기 때문에 뇌혈액순환을 호전시키려는 노력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치매의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치매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고 피해가지 않는다. CEO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매일 고강도의 두뇌활동을 하는 환경에 있단 뜻이다. 뇌세포는 적정 수준에서는 사용할수록 좋아진다. 그러나 그 수준이 어느 선을 벗어나면 독이 된다.

CEO들은 뇌를 과도하게 쓸 때 발생할 수 있는 치매를 걱정해야 한다. 많은 CEO들이 뇌세포 마모를 피하지 못해 알츠하이머 치매로 간다. 반대로 뇌를 단련시키지 않으면 녹이 슬고 약해진다. 그러므로 뇌세포를 건항하게 유지하려면 부지런하되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뇌세포 마모의 원인으로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이 주목받는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아밀로이드전구단백이라는 뇌 세포막 내외를 관통하고 있는 단백질이다. 베타아밀로이드는 뇌세포 사이의 윤활 작용과 염증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물질이다.


뇌 세포 내 칼슘 늘어나도 기능 저하

뇌를 쓸 때마다 아밀로이드단백이 사용된다. 그리고 베타아밀로이드 찌꺼기가 생긴다. 베타아밀로이드 찌꺼기는 주위 세포의 순환을 방해한다. 또 산화물질로 작용해 세포 내부의 미토콘드리아 등의 세포 내 소기관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타우단백의 인산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타우단백은 뇌세포 활동이 증가하면 인산화된다. 인산화된 타우단백은 떨어져 나와 다른 단백질 등과 결합하면서 세포 내 찌꺼기가 돼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결국 빨리 부서지게 만든다.

뇌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은 이외에도 많다. 세포의 생체 시계인 텔로미어가 줄어들거나 칼슘 채널이 붕괴돼 세포 내 칼슘이 늘어나 세포가 소멸되기도 한다. 활성산소가 많아지는 것도 원인이다.

뇌를 열심히 사용하면 길이 들지만 과하게 사용하면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찌꺼기가 생기고 그에 따른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계속해서 달리기만 하면 숨이 차듯이 뇌가 쉴 기회를 줘야 한다.

칼을 길들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적당히 갈면 길이 들지만 너무 길을 들이면 마모돼 못쓰게 된다.


▒ 김철수
연세대 의대 졸업, 가정의학과 전문의,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