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 고령에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를 노환으로 오해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80세 어머니의 단순 기억력 저하로 병원을 찾은 임모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할머니는 치매 초기도 아닌 중기로 진단받았다. 알츠하이머는 조기진단이 가능하며, 그에 따른 조기치료도 가능하다. 가정에서 부모님의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도록 초기 증상 열 가지를 소개한다.


1. 기억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옛날 기억은 그대로지만 새로운 것은 금방 잊어버린다. 거부감이 아니라 기억력 저하로 혈압약이 집 안에 쌓인다.

2. 계획한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집중력과 지구력이 떨어진다. 화요일이 분리수거하는 날인데 집 안에 쓰레기가 가득하고 공과금 용지가 널려 있다.

3. 늘 해오던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한다.
설거지통에 그릇이 쌓여 있고, 냉장고에서 새로운 반찬을 찾지 못하고 김치만 먹는다.

4. 시간과 장소를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여름인데 겨울옷을 입거나 갓 담근 김치를 익었다 하고, 노인정과 집을 구별하지 못한다.

5. 시각적 이해가 떨어진다.
신호등의 녹색불이 깜빡이며 빨간 신호로 바뀔 때 길을 건너다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다.

6. 단어를 잘 떠올리지 못한다.
목적어를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하고자 하던 말을 중간에 잊어버려 횡설수설한다.

7.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고 다시 찾지 못한다.
본인이 지갑이나 전화기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잊어버려서 찾는 경우가 있다. 이때 주변 사람을 도둑으로 의심한다.

8. 판단력이나 결정력이 떨어진다.
같은 종류의 건강식품을 먹지도 않으면서 계속 사온다.

9. 사회생활을 피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경험과 달라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좋아하던 노인정에도 가는 걸 꺼리기 시작한다.

10. 성격이 변한다.
혼란, 의심, 우울, 공포, 불안이 잘 생기고 환경이 바뀌면 쉽게 흥분하고 자주 짜증을 낸다.


▒ 김철수
연세대 의대 졸업, 가정의학과 전문의,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