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뇌세포 재활을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뇌세포의 독성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고 뇌세포 독성 물질 발생을 막는 백신 개발이다.

뇌 기능을 떨어뜨리는 타우단백의 엉김을 방지하는 약물을 개발하려는 시도도 있다. 뇌세포의 미소관과 결합돼 있는 타우단백 인산화가 과하면 미소관에서 떨어져나오는데, 이 미소관 분해산물과 타우단백이 엉겨 세포 내에 찌꺼기가 생기면 뇌 기능이 떨어진다. 이를 사전에 막는 것이다.

뇌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막는 연구도 한창이다. 뇌세포 소멸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부서지면서 시작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요즘은 생체시계로 알려진 텔로미어를 늘려주는 성분을 추출하여 치매 예방에 효과를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약은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치매 시작 되면 재활기능 세포 40% 안돼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뇌세포는 재생은 안 돼도 재활은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뇌세포가 국소적 손상을 입은 상태라면 재활을 통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검사 결과에 치매 근거가 보이지 않는 초기에 건망증이 심해진다면 예방 목적의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도인지장애가 시작되기 전, 검사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뇌세포는 약 10%가량 소실된 상태다. 이 기간에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뇌 기능이 소소하게 떨어지게 된다. 길눈이 어두워지면서 운전이 서툴러지고 운동신경도 둔해지고 자주 짜증이 나거나 변화가 싫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사람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일이 생긴다.

이 경우 재활 대상 뇌세포는 약 80%가 남아 있는 상태다. 이를 방치해 치매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재활 가능 세포가 40%로 줄어든다. 중기 치매로 진행됐을 때 치료 대상이 되는 뇌세포는 20%도 안 될 수 있다.

어느 병이나 마찬가지지만 치매 치료도 빠를수록 좋다.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는다. 하지만 재활은 부분적으로 가능하다. 그렇다면 세포가 이미 소실된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치료하기보다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검사에 근거가 없는 ‘임상적정상’인 시기라 해도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뇌 노화 증상을 보인다면 예방 치료에 나서야 한다.


▒ 김철수
연세대 의대 졸업, 의사 가정의학과 전문의,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