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헌 왕영전 주방장은 30년 경력의 화교 조리사로 광둥식 해산물요리와 딤섬이 전문이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염동우>
몽중헌 왕영전 주방장은 30년 경력의 화교 조리사로 광둥식 해산물요리와 딤섬이 전문이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염동우>

중국은 넓은 땅만큼 많은 민족이 살며 음식 또한 다양하다. 하지만 한국의 중국 음식점들은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것 일색이다. 음식 종류와 맛이 어느 집을 가나 비슷하다. 지금 중국에서는 광둥음식이 인기다. 해산물 위주이면서 찌거나 삶는 요리가 많고 기름기가 적어 건강에도 좋다고 여겨서다.

광둥(廣東)은 홍콩과 그 주변지역을 말하며 딤섬이 대표음식이다. 소량의 음식을 대나무찜통 혹은 작은 접시에 담아내는 것이 딤섬(點心)이다. 거기에 차를 곁들이는 간식시간을 얌차(飮茶)라고 하며 매일 즐긴다. 딤섬은 만두 종류만이 아닌 얌차 때 먹는 음식의 총칭이다. 양과 가격에서 부담이 적고 맛도 좋아서 한국인도 선호하지만 국내에서 제대로 된 딤섬 전문점은 흔치 않다.


쫀득한 찹쌀피 속 통새우살 가득

정통 광둥식 딤섬을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 몽중헌(夢中軒)이다. 2011년에 문을 열어 ‘꿈속의 집’이라는 이름처럼 몽환적인 분위기이며 광둥의 지역문화인 새장을 상징으로 내부를 꾸몄다. 중국인 조리사가 주문 시마다 빚어내는 딤섬이 대표음식이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하교(蝦餃)’가 있다, 탱글탱글한 통새우살이 쫀득한 찹쌀피 속에 가득 들었고 깔끔한 맛이다. 개인적으로는 향긋한 부추와 새우살이 어우러지는 ‘구채교(韮菜餃)’를 첫째로 꼽고 싶다. 백김치에 새우와 부추가 함께한 ‘백채교(白菜餃)’도 개성 있다. 여러 종류의 버섯과 채소로 만든 ‘상소분과(上素紛菓)’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도 충분히 즐길 만한 맛이다.

군만두 종류로는 새우와 부추로 만든 ‘향마구채포(香麻韮菜包)’가 있는데 부풀린 피의 찐만두를 기름에 지져냈다. 고기찐빵 형식으로는 ‘XO소스의 소포’가 맛있다. 홍콩식 특제소스인 XO장으로 맛을 낸 짭짤하고 달큰한 돼지고기가 들었는데 홍콩의 그대로다.

튀기는 딤섬 종류도 여럿 있다. 통새우살을 춘권피로 싸서 바삭하게 튀긴 당초운탄(糖醋雲呑)이 가장 인기 있다.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그러듯 마요네즈를 살짝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다진 새우살에 잘게 썬 춘권피를 감싸 튀긴 황지향기린구(黃枝香麒麟球)는 성게를 닮았다. 복어를 본뜬 풍미하인(風味蝦仁)은 맛뿐만 아니라 모양도 매력적이라 여성과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홍콩인들이 즐기는 종류로 무채와 건새우를 말아 튀긴 ‘라복사수병’은 현지 느낌이 물씬난다.

후식용 딤섬도 있는데, 팥소를 투명한 찹쌀피로 감싼 ‘홍두교(紅豆餃)’, 코코넛밀크를 넣고 튀긴 ‘취피야장(脆皮椰漿)’이 권할 만하다.

몽중헌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30여가지의 딤섬 가짓수를 자랑하는 전문점이다. 그러나 광둥딤섬을 대표하는 창펀(腸粉)이 없는 것은 아쉬움이다.

광둥 하면 죽을 빼놓을 수 없는데 여기에서도 10여가지를 맛볼 수 있다. 미음처럼 묽은 홍콩식과 달리 한국식으로 걸죽하다. 광둥의 별미로 꼽는 것이 싱싱한 바다 생선의 청증(淸蒸·맑은 찜)요리다. 우리는 생선을 회나 탕으로 즐겨 먹지만 그들은 통찜을 즐긴다. 현지에서는 가루파라 부르는 바리(科)의 생선을 쓰지만 몽중헌에서는 우럭을 사용한다. 살아있는 우럭을 손님에게 가져와 크기와 싱싱함을 확인시키고 조리에 들어간다. 술로 찜한 우럭에 양념간장을 끼얹은 후 파채를 수북이 얹고 뜨거운 기름을 살짝 뿌려서 낸다. 그냥 살점만 먹기보다는 흰밥에 살점과 파채를 얹고 고수잎을 곁들인 후 그릇 바닥의 양념간장을 뿌려서 한입에 먹으면 더 맛있다. 두반장을 조금 추가해도 좋다. 생선요리에 있어 또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발채소스 얹은 통전복찜도 인기

중국에서는 전복을 귀하게 여겼는데 특히 광둥지방에서 사랑을 받았다. 몽중헌에서는 발채소스를 얹어내는 통전복찜이 인기 있다. 발채(髮菜)는 고비사막에서 나는 풀의 종류로 머리카락과 비슷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고급 식재료로 오래전부터 쓰였으며 발재(發財)와 발음이 같아 재물복을 부르는 새해음식으로도 즐긴다.

‘광둥식 상어지느러미요리’는 몽중헌의 대표요리다. 통으로 쪄낸 상어지느러미에 감칠맛 나는 소스가 곁들여진다. ‘중국 3대 진미 중 하나인 상어지느러미가 없으면 연회라 말할 수 없다’는 광둥요리의 철학처럼 고급스러운 접대자리의 격을 높여준다. 왕영전(王泳田·1961년생) 주방장은 30년 경력의 화교 조리사로 광둥식 해산물요리가 전문인데 청증생선과 함께 게살요리가 특기다.


▒ 박태순
동국대 토목공학과, 주간조선, 베스트레스토랑 등에 맛 칼럼 연재, NS홈쇼핑요리대회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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