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봄 대한민국에서 유행하는 주얼리는 바로 브로치(brooch)다. 박근혜 대통령이 요즘 가장 많이 착용하는 주얼리가 브로치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대통령의 패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가 시작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여러 매체에서 대통령의 의상, 가방, 주얼리 등을 보도하고 있다.

최근 주얼리의 유행은 이렇게 유명 인물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수많은 여성들의 손목에 채워졌던 원석비드를 사용한 고소영 팔찌, 드라마에서 아름다운 40대 남자의 품격을 보여준 장동건의 옷핀, 최근 종영한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주인공 송혜교가 착용했던 진주 귀걸이까지…. 패션의 완성인 주얼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유행이 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주얼리는 유행이 있었다. 유행은 최소 10년 이상 진행됐는데, 왕과 같은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유행이 퍼지는 경우와 예술사조가 주얼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근대 서양 주얼리의 특징은 크게 시대 순으로 보면 빅토리아시대, 아르누보, 에드워드, 아르데코 등 네 가지 시대로 나누어진다.

1831~1901년 영국을 통치했던 빅토리아 여왕.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시간과도 같은 빅토리아 시대는 대영제국의 절정기였다. 도덕적인 삶을 강조했던 여왕이었지만, 당시 여성들의 패션은 장식이 많고 화려했다. 화려한 의상에 맞춰 주얼리의 전체적인 디자인도 화려했다.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산호, 자수정, 가넷, 카메오(cameo) 등의 원석이 주로 사용되었고, 원석의 주위를 싸고 있는 금속 부분의 화려함도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금속 표면을 매끄러운 상태로 두기보다는, 조각(carving), 밀그레인(milgrain)과 같은 고도기술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통해 다양한 표면처리가 특징이었다.
그 다음으로 나타난 아르누보(Art Nouveau) 스타일은 1890~1914년 유행했다. 프랑스어로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의 아르누보는 당시 장식예술을 지배했던 스타일에서 출발했다. 구불구불한 선, 꽃줄기, 꽃봉오리, 포도넝쿨과 같은 식물의 유기적인 선, 곤충 날개의 무늬에서 보이는 불규칙적이지만 인위적이지 않은 느낌이 아르누보의 특징이다. 인어, 요정 등의  모티브 사용으로  여성적, 환상적인 특징 또한 아르누보의 주얼리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진주, 오팔, 문스톤, 아쿠아마린, 투어마린 등의 보석을 많이 사용했는데, 부드러운 선과 함께 부드러운 색의 원석을 사용했다.

1900~1915년 에드워디안(Edwardian Era)이라고도 불리는 에드워드시대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이후에 영국을 통치한 에드워드 7세가 재임기간과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이전까지를 말한다. 당시 예술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화려한 왕의 취향은 영국을 넘어 유럽대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섬세한 디자인과 레이스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적 특징을 보여주었으며, 상질의 보석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시대의 주얼리는 당시 빠르게 진행되던 화려한 의상의 유행과 함께 상류층에서는 부의 과시 수단으로 착용했다고 한다.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은 흔히 아르누보 양식과 함께 많이 비교가 되는 양식이다. 1920~30년대에 유행하였으며 스톤의 색을 통한 원색의 대비, 기하학적인 패턴, 그리고 추상적인 디자인으로 말 할 수 있다. 이전보다 좀더 실용적인 면이 강조되었으며 심플하거나 화려한, 극명된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아르데코 양식의 특징인 직선 사용 및 좌우대칭과 같은 스타일은 이전의 디자인보다 현대적이고 대담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이후 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아르데코 시대는 끝난다. 그리고 전시에도 구할 수 있었던 금과 다이아몬드를 주로 사용한 레트로(Retro) 주얼리가 유행하게 된다. 1950년대에는 여성스러움이 강조된 스타일의 디자인과 모조석·준보석 등을 사용한 주얼리, 이후에는 경제 활성화와 함께 주얼리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게 되면서 과장되고 대담한 스타일의 주얼리가 등장하게 된다. 1990년대에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시대상을 반영하듯이 개성이 강한 스타일과 함께 이와 대조되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유행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모던함, 우아함, 그리고 세련된 스타일의 디자인과 함께 팬시(fancy)컬러 다이아몬드와 같이 컬러가 강조된 스톤과 디자인의 주얼리가 유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