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00억달러(약 23조원)를 들여 미국 통신기업 스프린트(Sprint)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의 달인(達人)인 손정의(孫正義) 일본소프트뱅크 회장.

그는 수많은 해외 기업 M&A 협상 과정에서 통역사를 쓰지 않고 직접 대화한다. 일본에서 고교를 중퇴하고 15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6년여 캘리포니아대학 등에서 공부했지만 그의 영어 실력은 원어민과는 거리가 멀다. 미키 다케노부(三木雄信) 소프트뱅크 전 사장실장 등이 전하는 ‘손정의류(流) 영어술(術)’의 핵심은 이렇다.

먼저 사용하는 영어 단어 수는 1480개로 중학교에서 배우는 어휘력 수준이다. “어휘량을 억지로 늘리지 않고도 확고한 신념이나 열의가 있다면 상대방에게 의사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문법은 틀려도 절대로 개의치 않는다. “세계 영어 사용 인구의 80%가 비(非)원어민인 만큼 문법적 실수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요체는 최대한의 간략(簡略)’이라는 경영관에 맞춰 사용하는 표현과 문장도 단순 간결하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I am a man, and every man wants to be number one, not number two or number three(나는 남자다, 그리고 모든 남자는 최고를 원한다. 2등이나 3등이 아니라).”

대신 영어의 리듬과 액센트는 철저하게 신경 쓰고 마스터한다. 손정의는 “단어의 리듬과 액센트가 영어 원어민에게 전달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승부처”라며 “한 단어 단어마다 최대한 정확하게 말하려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동일한 표현의 빈번한 등장이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말할 수 있는 표현을 골라서 몇 번씩 사용하면 더욱더 자신감을 갖고 더 잘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손정의의 영어 강연 동영상 장면은 소프트뱅크 홈페이지(http://www.softbank.jp/en/corp)에 공개돼 있다.


‘손정의流 영어術의 포인트’

① Thank you. Thank you. Well, thank you very much.
② It’s such a flattering introduction. I love America.
② This is a beautiful country. ② This is a country with full of dream, fairness, the openness, all the spirits, the freedom. I really love this country.

① 연설 모두(冒頭)에선 긴장하기 쉬운 만큼, 가장 쉬운 표현인 ‘탱큐’를 여러 번 말해 부드럽고 릴랙스하게 시작한다.
② 의사소통이 된다면 어려운 표현은 불필요하다. 누구도 이해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표현과 문장을 새겨놓고 반복한다. 짧은 문장으로 전체를 구성한다. 긴 표현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을 줘 집중도가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