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뒤집어 놓고, 무거운 안개가 정수리까지 내려앉아도 골프채를 쥔 손과 멀리 한 지점을 응시하는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명품 골프장’의 잔디를 밟아 보는 것이 평생 소원 중 하나로 꼽는다. 잔디도 조금씩 가을 옷을
갈아입는 바로 지금 ‘페블비치(Pebble Beach)’와 ‘세인트 앤드루스(Saint Andrews)’ 두 곳으로 골프 여행 투어를 떠나보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골프장으로 손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골프장

골퍼들의 꿈의 구장 페블비치

드넓은 자연 속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동시에 골프 본연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골프장’을 찾는다면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페블비치 골프장(Pebble Beach Golf Links)’을 추천한다. 골프전문잡지 골프다이제스트 인터넷 판이 지난 8월 1100명의 골프 애호가들에게 설문 조사를 한 끝에, 미국 100대 골프장 중 ‘가장 재미있는 미국 골프 코스’로 선정된 곳이 바로 페블비치다.

페블비치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1919년 2월 개장한 이곳은 골프 전설 잭 니클로스도 “죽기 전에 라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페블비치에 가고 싶다”며 극찬을 했을 정도다.

‘세계 100대 골프장’을 고를 때 늘 1~2위를 다툴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명코스인 페블비치는 모스부호를 창안해낸 S. 모스의 손자 새뮤얼 모스가 지었다. 새뮤얼 모스가 마차를 타고 지나가다 절경에 반해 오랫동안 골프장을 꿈꿨고, 마침내 윌리엄 크로크라는 재력가와 힘을 합해 골프장을 조성했다. 당시 아마추어 챔피언이었던 잭 내빌이 설계와 시공을 맡아 미국 서부 몬트레이반도의 해안선을 그대로 살려 만들었다. 대부분의 홀들이 태평양의 거센 파도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됐다. 길이 하나밖에 없어 오직 18홀을 모두 마쳐야 클럽하우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페블비치 주변의 명소로는 1917년 세워진 휴양리조트 페블 비치 롯지(Pebble Beach Lodge)를 비롯해 해안 절경 버드록(Bird Rock), TV와 영화 등에 자주 등장하는 해안가의 마녀나무(Witch Tree)와 유령나무(Ghost Tree), 델 몬테 숲(Del Monte Forest) 등이 있다.



페블비치 골프장의 7번 홀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위에서 본 페블비치 전체 경관



1. 올드코스 뒤로 펼쳐진 세인트 앤드루스의 전경 2.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3. 노을이 지는 세인트 앤드루스 전경 4. 골프의 역사가 한눈에 보이는 골프 박물관

골프 고향의 자부심 세인트 앤드루스

열성적인 골퍼들은 스코틀랜드 동부 해안에 있는 작고 그림 같은 도시, ‘세인트 앤드루스(Saint Andrews)’로 성지 순례를 온다. 바로 이곳에는 최초의 골프 코스로 알려진 올드코스(Old Course)가 있기 때문이다. 바다와 나란히 펼쳐진 그린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올드코스는 처음으로 골프의 규칙을 제정, 공포해 본격적인 스포츠 경기로서의 면목을 갖추게 만든 골프 클럽의 본거지다. 1552년 설립된 것으로 당시에는 22홀로 시작됐던 게임이 1764년 18홀로 규칙이 바뀌면서 현재의 골프 규칙을 정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6세기에 걸쳐 수많은 골프 게임이 이 코스에서 펼쳐졌지만, 자연적인 지형 변화 이외에는 어떤 인공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적 없이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어, 올드코스는 그야말로 골프 박물관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올드코스에서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토너먼트인 브리티시오픈(The British Open)이 5년마다 열린다. 2000년 6월 올드코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여유롭게 승리한 선수가 타이거 우즈였는데, 이때 약 8만명의 팬들이 이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세인트 앤드루스에 모여들었다고 한다. 타이거 우즈는 올드코스에서 2000년과 2005년에 각각 19언더파와 14언더파로 우승했다. 1860년 브리티시오픈이 개최된 이래 올드코스에서는 총 28번의 대회가 열렸는데, 올드코스에서 우승 기록을 세운 사람은 타이거 우즈뿐 아니라 전설적인 골퍼 잭 니콜로스, 아놀드 파머 등이 있다. 최근에는 2010년 남아공의 골퍼 루이스 우스투이젠이 올드코스에서 클라레저그(Claret Jug : 브리티시 오픈 우승컵)에 입맞춤을 했다.

올드코스는 영국 골프 코스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다. 좁은 페어웨이와 이중 그린, 무성한 러프와 항아리 벙커로 골퍼들에게 부담감을 안겨준다. 여기에 북해에서 불어오는 변화무쌍한 바람과 비는 예측할 수 없는 복병이 되어 골퍼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이 올드코스에서 골프를 치고 싶게끔 만드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 골프에 대한 모든 것

골프의 탄생지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올드코스 다음으로 방문해야 하는 골프 성지가 있다면 바로 영국 골프박물관(British Golf Museum)이다. 올드코스가 한눈에 조망되는 위치에 있는 골프박물관은 골프의 역사를 총망라해 놓은 영국 5성급 박물관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초기의 클럽과 골프공의 모양과 그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으며, 골프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 나와 있는 문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점잖은 귀족문화였던 골프인 만큼 골프 복식사와 골프 문화에 대한 기록물들도 확인할 수 있어 게임을 즐기는 것만큼의 골프에 대한 흥미를 높여줄 것이다. 또한 초보자를 위해 골프의 규칙과 용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골프를 이해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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