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별세한 농심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7월 1일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 농심
지난 3월 별세한 농심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7월 1일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 농심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7월 1일 ‘뉴 농심’이 출범했다. 3월 작고한 고(故) 신춘호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인 신동원 회장이 취임, ‘변화와 혁신을 통한 뉴(New) 농심’을 선언했다. 농심의 슬로건도 새롭게 바뀌었다. 30여 년간 사용해온 ‘믿을 수 있는 농심’에서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으로 바뀌었다. 한결 젊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슬로건이다. 그 슬로건 분위기는 새로운 농심의 수장, 신동원 회장의 인상에 담겨있다.

농심의 현재와 미래가 담긴 ‘맛있는 인생’은 그의 얼굴 지도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신동원 회장의 첫인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반듯한 코와 빵빵한 콧방울 그리고 무엇보다 선명한 미소선(법령)이다. 원칙을 지키는 반듯한 사람이다.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아닌 것을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이므로 ‘믿을 수 있는 농심’의 슬로건은 이미 넘어섰다.

둥글게 잘생긴 이마는 아니지만 이마 가운데 가로로 이어진 세 줄 주름이 보인다. 부모, 자신, 자식 대에 골고루 일가를 이루는 주름이다. 눈썹이 내려가고 젊은 시절과 달리 약간 마른 편이라 선한 선비형으로 보이지만 머리카락을 보면 기질이 세다. 펼치다 만 우산처럼 머리카락이 뻣뻣하다. 이런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은 아래서부터 올라가도 마침내 정상에 이른다. 해야 한다면 기어이 해내며 일에 지치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부드러운 사람은 타협을 잘한다.

여러 재벌가의 자제들처럼 눈썹이 내려왔다. 가문과 부모님의 엄격한 분위기 아래 장자로서 조심스럽게 표현을 자제하고 감정을 다듬으며 살아왔다. 눈썹이 잘 누웠거나 진하지 않아 인맥을 활용해 일하는 타입은 아니다.

눈두덩이 두둑해 배려하며 기다려줄 줄 안다. 눈두덩은 고전 인상학에서 전택궁(田宅宮)이라 한다. 전택궁이 좋으면 넓은 대궐 같은 집에서 아랫사람을 많이 두고 산다. ‘광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대로 베풀며 살고 아쉬운 게 없으니 기다려줄 수 있다. 현대 인상학에서는 넓은 눈두덩은 배려심이 있다고 본다. 기부 후 미주알고주알 따지지 않는 형이라고 할 수 있다.

눈썹과 눈썹 사이 명궁이 넓어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기질이 있다. 시간에 구애 없이 일하는 걸 선호하지만 일찌감치 조직 생활에 적응했다. 하지만 속 깊은 곳에선 자유로운 영혼이 꿈틀거리고 있다.

눈 위에 쌍꺼풀이 아닌 실처럼 가는 줄 주름이 있어 생각을 깊이하며 다지는 성격이다. 앞쪽 눈초리가 새 발톱처럼 날카로워 무엇을 보아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평소 많이 웃었던 눈이라 예리함이 감추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날카롭다. 눈 밑 와잠이 두툼하여 자녀 운이 있고 스태미나가 좋다. 올해 64세로 100세 시대로 치면 여전히 젊고 한창 일할 나이다. 신 회장은 타고 난 건강에 관리도 잘해온 듯하니 오래도록 일할 것이다.

눈과 눈 사이인 산근이 낮아 40대 초반에 큰 변화가 있었겠다. 1997년 대표이사 사장, 2000년 부회장으로 사실상 농심 경영을 하게 된 시기다. 코와 관골이 잘 생겼기 때문에 이 변화는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다. 코와 관골은 40대 후반 운기를 관장한다. 힘이 실린 코와 관골을 뚜렷한 미소선이 잘 받쳐주니 사업 운이 승승장구했다.

코가 반듯한데 코에 살이 없으면 성품이 곧아 공직이나 연구직에 알맞다. 그런데 신 회장은 코에 살이 있고 콧방울이 빵빵하다. 나갈 때는 나가고 멈출 때는 멈추는 공격과 방어에 능하다. 사업을 해도 돈이 잘 새지 않는다. 젊은 시절에 비해 지금은 살이 빠져 학자형으로 보이지만 등고선이 넓은 관골과 튼튼한 코는 사업가로서 최적의 얼굴이다. 남의 위신도 세워주고 자기 것도 챙긴다. 코끝이 내려가 예술성이 있다.


농심이 1971년 출시한 새우깡은 50년간 82억봉이 팔리는 기록(5월 기준)을 썼다. 사진 농심
농심이 1971년 출시한 새우깡은 50년간 82억봉이 팔리는 기록(5월 기준)을 썼다. 사진 농심

법령이 칼을 그은 듯 분명해 원칙과 법을 중시하는 반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진정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눈썹이 내려가 싫고 좋음을 쉽게 드러내진 않으나 마음속에는 있다. 본인이 표현하지 않더라도 얼굴에는 드러나는 법, 상대방이 그 표정을 읽게 되면 두려운 대상이 될 수 있다. 상대가 어렵게 느끼면 소통이 어려워진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봐주며 스스로 마음을 푸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통경영’에 적극적이며 ‘조직체계의 수평적 개편’을 추구한다. 엄격한 법령의 기질을 좋은 쪽으로 바꾸어나가는 듯하다.

입술이 뚜렷하고 분명하며 달변가이다. 입과 앞니가 커 자기주장이 강하고 통이 크다. 입꼬리가 약간 틀어졌다. 그 부분이 올해 64세에 해당한다. 부친을 여의고 회장 취임으로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는 해가 아닌가.

귀 가운데 연골이 돌출되어 튀는 기질이 있다. 귀만 보면 브레이크가 없이 튀어 나갈 것 같지만 법령이 강한 브레이크가 되어준다. 이 튀는 귀가 없으면 범생이 타입이다.

측면 턱은 네모반듯하다. 어금니를 깨물고 버텨내는 지구력이 강하다. 입술 아래쪽에 살이 붙어 자신이 하는 일에는 일등 전문가인데 뺨 살이 올라야 더 힘을 발휘한다.

젊은 시절에는 얼굴에 살이 많았고 요즘은 빠져있다. 법령 쪽 살이 빠져 위와 장이 민감해져 있다.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게 좋겠다. 지금 상태에서 더 살이 빠지면 사업 운기가 약해지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보조개 위치인 56세 즈음 위기를 한번 넘겼을 것이다.

신동원 회장은 동생인 율촌화학 신동윤 부회장과 일란성 쌍둥이라고 한다. 똑같은 얼굴로 태어났더라도 전혀 다른 운명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얼굴은 생긴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생기기 때문이다. 신 회장 형제의 경우는 둘 다 사업가로 잘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업가 집안의 가풍을 잘 체화한 듯하다.

지금까지 읽어본 신 회장의 얼굴에서 ‘인생을 맛있게’라는 슬로건을 추리해보자. 널찍한 명궁은 자유로운 영혼, 튀어나온 귀는 튀는 기질, 살짝 내려온 코끝은 남다른 예술적 감성이다. 55년 넘게 맛있는 제품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농심이 신동원 회장과 함께 더 많은 지구촌 곳곳 사람들의 입맛을 행복하게 해줄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