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탕웨이, 박찬욱 감독, 박해일이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왼쪽부터 탕웨이, 박찬욱 감독, 박해일이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요즘 박스오피스 최상위 한국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다. 이 영화로 지난 5월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박 감독은 ‘칸느 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칸 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제57회 칸 영화제에서는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제62회 때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제69회 때는 ‘아가씨’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영화제로 꼽히는 칸이 사랑하는 박찬욱 감독. 한국 영화의 글로벌 위상을 드높이며 우리 영화의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어떤 영상이 담겨있을지 찬찬히 감상해보기로 하자. 

박 감독은 이마가 둥글하니 잘생겼다. 헤어스타일은 이마를 보이게 뒤로 빗어 올려 스스로 왕관을 쓴 격이다. 이마 양옆(변지역마)이 발달돼 해외 운이 좋다. 관골과 뺨이 넓고 큰 탓에 얼굴에서 이마가 얼른 돋보이지 않지만, 둥글둥글 살집이 있는 이마다. 좋은 가문과 뛰어난 직관을 보여주는 이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마 한가운데 수직으로 올라간 핏줄 같은 것이 보인다. 참으로 예민하다. 이마에 있는 가로 주름이 연결되지 않고 끊어졌다. 이렇게 끊어진 주름을 어지럽다 하여 인상학에서는 난문(難紋)이라 한다. 없는 길도 부딪쳐 보며 만들어가는 이마다. 그래서 삶이 결코 만만하거나 순탄치 않았다. 그래도 이마 가운데 가로 주름이 선명한 걸 보면 자기 대에서 성공을 이룬다.

솟아오른 눈썹 근육은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지 보여준다. 자수성가형이다. 눈썹의 나이인 30세에 그는 ‘달은…해가 꾸는 꿈’으로 영화감독에 데뷔했다. 하지만 뚝뚝 끊어진 이마 난문이 보여주듯 흥행 실패의 어려움을 겪었다. 솟아오른 눈썹 근육 탓에 이마가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보이는데, 이런 눈썹과 이마를 가진 이의 삶에도 오르락내리락 굴곡이 있다. 물론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기질도 담겨있다. 그가 영화에 담아내는 기이한 파격은 이런 기질의 발현이다.

머리카락은 반백이 됐지만, 여전히 빳빳해 에너지가 남다른 사람이다. 희끗희끗한 눈썹에 몇 가닥 긴 눈썹(長尾)이 보인다. 장수(長壽)의 표상이다. 긴 눈썹에 솟아오른 근육까지 더해져, 밀어붙이는 힘이 강하다. 만약 눈썹이 희지 않고 새카맣다면 성질이 불도저 같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었을 것이다. 박 감독은 얼굴이 둥글어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원만한 성격 같지만 이미 마음속으로 답을 정해놓고 있다.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자기 뜻을 관철한다.

둥글고 고운 눈이지만 눈 위에 실처럼 가는 주름이 보인다. 눈에 힘을 주며 집중하다 생긴 주름이다. 섬세하고 곰곰 따져가며 일하는 타입이다. 코끝이 갈라져 자기 자신에게 철저한 완벽주의자다. 남에게는 관대하지만, 자신에게는 엄격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해내야 직성이 풀린다.

눈동자 흑백이 분명하고 큼직해 감성이 풍부하다. 큰 눈동자를 가지면 어디에서도 외롭지 않고, 주인공 역할을 한다. 눈동자가 검어 현실감각도 있다. 영화를 만들 때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생각한다. 

눈 끝이 새 발톱처럼 날카로워 예리하다. 남이 보지 않는 것을 찾아내고 오래도록 기억한다. 눈매가 고와 엄마 마음을 딸 못지않게 이해하는 아들 타입으로, 영화 작업할 때도 여배우의 고충을 알고 배려할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특별히 여성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이유도 이 눈매에 있다. 

아름다운 것을 잘 찾아내는 눈과 살짝 내려온 코끝은 완벽을 기하는 그의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상미의 비밀이다. 볼록한 눈 밑 살과 적당한 눈 옆 살에도 스태미나가 담겨있다. 그러니 어떤 일도 겁내지 않는다.

박 감독은 영화감독으로 승승장구하기 전에 영화 평론으로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필자가 만나본 글 잘 쓰는 사람에게는 인상학적 공통점이 있다. 대개 이마는 둥글며, 눈매가 예리하고 콧방울이 빵빵하며 입매가 야무지다. 박 감독은 둥근 이마에 예리한 눈매와 빵빵한 콧방울을 가졌다. 영화감독이 아닌 평론가로서도 성공했을 인상이다.


눈썹과 눈썹 사이 명궁이 밝고 환해 어지간한 일은 웃어넘기는 여유가 있다. 눈의 나이인 40세에 ‘올드보이’로 비평과 흥행 모두 큰 성공을 거뒀고, 칸에서도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콧부리 부분인 산근이 들어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유머가 있다. 하지만 이 산근의 시기인 40대 초반엔 잠시 침체기를 겪는다.

얼굴이 넓적한 형은 관골이 옆으로 발달한다. 그런데 박 감독의 경우는 옆은 물론 앞쪽으로도 솟았다. 자기표현을 잘하는 사람이다. 영화를 통해 마음껏 내면을 보여주는 영화감독이 천직이다. 

옆 관골이 튼실해 때를 기다릴 줄도 안다. 관골 크기로 명예심이나 명성을 알 수 있다. 지금처럼 명예가 드높은 시기엔 관골이 더욱 앞으로 솟는다. 솟아오른 관골 운기에 해당하는 나이인 46~47세에 ‘박쥐’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상을 받았다.

콧대가 살짝 틀어져 얼굴이 약간 비대칭이다. 눈썹 근육과 관골은 왼쪽이 더 솟았고, 콧방울도 왼쪽이 더 크며, 뺨도 왼쪽이 더 탄력 있다. 남성의 왼쪽 얼굴이 오른쪽보다 발달됐으면 선천보다 후천이 더 낫다는 의미다. 살아갈수록 형편이 좋아지는 사람이다. 콧구멍이 시원하게 커 돈을 통 크게 쓸 줄도 알지만, 큰 손재수를 겪기도 한다. 돈 대신 건강이 나갈 수도 있으니 이제는 건강에 신경 쓰는 게 좋겠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대개 입가 미소 선이 발달한다. 그런데 박 감독은 60세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미소 선이 없는, 만년 소년의 상이다. 미소 선이 없으면 틀과 룰을 깬다. 이런 파격은 그의 기질이며, 그의 영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코끝이 인중 쪽으로 살짝 내려와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 글도 잘 쓰고 사진도 잘 찍는, 다방면을 넘나드는 예술적 감성이 코끝에 매달려있다.

입이 커 담대하지만, 꽉 다물어진 야무진 입이 아니다. 편안한 사람이다. 일할 때는 치밀하지만 사람관계에서는 잘 받아주는 편이다. 예리한 눈에다 집요한 갈라진 코끝을 가졌는데 입까지 야무지면 많은 사람을 거느리기 힘들다. 고르지 않은 아래 치아는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일해 온 흔적이다.

턱이 튼실해 투지가 강하며 받쳐주는 아랫사람들이 있다. 측면에서 보면 턱 가운데 근육이 동그랗게 솟아서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가의 상이다. 귓밥과 귀태가 잘생겨 조직을 중시한다. 조직 내 사람들을 보듬어주는 좋은 리더다.

뺨에 탄력이 있고 입이 커 60세에 ‘헤어질 결심’이라는 좋은 열매를 거뒀다. 본인의 사진첩을 들여다보면 어떤 얼굴이었을 때 삶이 어려웠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뺨이 날씬했던 때다. 그렇다면 그의 얼굴 경영의 핵심은 뺨 살 유지와 탄력 관리일 것이다. 평소 건강 체크와 시간 날 때마다 운동하기를 당부한다. 그래야 우리가 박찬욱이라는 거장이 만든 영화를 더 많이, 더 오래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