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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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KT 부사장 겸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서울대 공학박사, 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전 SK인포섹 대표이사
신수정 KT 부사장 겸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서울대 공학박사, 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전 SK인포섹 대표이사

최근 한 대기업 사장님을 만났다. 나이가 60세가 넘고 사장만 10년 넘게 한 분인데 기품, 여유와 따스함이 있고 겸손하며 무엇보다도 열려 있었다. 매우 존경스러웠다. 그런 경력과 나이에 인품과 개방성이 있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권력의 위치에 오른 사람 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오만과 폐쇄성이 몸에 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성공하거나 출세한 사람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다.

어떻게 그분은 이런 열린 자세를 가지고 계실까? 두 가지 비결이 있었는데, 하나는 다양한 경험, 다른 하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분은 다양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경험하면서 업(業)의 특성과 구성원들의 생각을 이해했다고 한다. 또 항상 배우려 했다. 독서를 많이 하는데, 그분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읽은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 연락해서 저자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책을 쓸 정도면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사람들이라 나이나 경력과 무관하게 배울 바가 많다고 했다. 저자들에게 세미나나 강의도 요청한다. 아울러 의도적으로 젊은 사람들과 모임을 많이 한다.

필자도 열려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열려 있는 비결을 묻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그분의 비결과 동일하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적게 쓴다. 비슷한 학교 출신, 비슷한 경력, 비슷한 나이, 비슷한 직업의 사람들과만 만나면 세상을 매우 좁게 보게 된다.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비슷한 사람끼리 뭉쳐 있을 때 편협한 사고방식이 증폭되는 현상)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에 가능하면 다른 배경, 다른 직업, 다른 연령의 사람을 의도적으로 더 많이 만나려 한다.

개인뿐 아니라 조직도 유사하다. 조직 구성의 다양성이 창의성과 유연성을 배가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는 매우 많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 대부분의 조직에서 다양성을 보기 힘들다. 특히 고시 등을 통해 진입하게 되는 사법, 행정 등의 영역은 더더욱 그러한 듯하다. 비슷한 대학 출신, 비슷한 경력, 비슷한 사고방식의 사람들이 고위층을 형성하고 있고 조직에서 경험한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경향이 있다.

그나마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 2017년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천 500대 기업 중 43%가 이민자 또는 그들의 자녀가 창업 또는 공동 창업한 기업이라고 한다. 미국 인구 중 이민자가 13%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해당 연구자는 새로운 혁신은 아웃사이더(외부자)로부터 온다고 했다. 또 이민자의 장점은 두 문화의 결합으로 아이디어가 더 많기에 창업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시대에서 다양성은 조직 자체의 생존과 혁신에 큰 역할을 하며 개인의 성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리더들이 매일 회사 임직원들만 만난다면? 매일 자신과 유사한 직업과 직위, 사고방식의 사람들만 만난다면? 조직의 경영층이 전부 비슷한 학교 출신과 경력을 가진 비슷한 나이의 남성들로만 구성돼 있다면? 변화시킬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개인의 관점에서는 부캐(부캐릭터) 모임이나 소셜미디어(SNS) 등이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신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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