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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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서울대 의학 학·석사,  KAIST 이학 박사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서울대 의학 학·석사, KAIST 이학 박사

불확실성의 시대다. 신종 감염병과 경기 순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후 변화, 전쟁, 인공지능(AI)의 대두 등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경영인들의 어깨는 매일매일 더욱 무거워만 진다. 마음의 번잡함 탓에, 술기운에 의존해 현실을 잊고 겨우 잠자리에 드는 이들도 갈수록 느는 것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 성인의 고위험 음주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은 늘 이리저리 방황하고, 그 방황은 마음의 무질서를 높이는 동력원이 되도록 설계돼 있다. 마음의 무질서는 때로는 동기 부여(욕심의 에너지)나 기민함(분노의 에너지)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정신적인 피로, 불안감과 우울, 흐릿해진 판단력으로 귀결될 수 있다. 나아가 이와 같은 만성 스트레스는 만성 염증을 부르고 대사 질환을 일으키는 소위 가속 노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하루를 살았는데도 이틀씩 몸과 마음이 상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주어진 과업과 책임이 막중한 경영인들은 쉽사리 이와 같은 상태에 빠져들 수 있는 업무 환경에 노출돼 있다.

이런 환경에서 ‘멘털’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음 챙김이다. 마음 챙김은 시끄러운 머릿속을 가라앉힐 수 있는 일종의 마음 근력 운동이다. 마음 챙김의 요소로는 크게 ‘현재의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정보를 관찰하고 자각하는 것’ ‘이러한 정보들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것’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것’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호흡이나 감각에 집중하기 위해서 떠오르는 생각을 억제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관찰과 자각 과정을 통해 마음이 현재에 머무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훈련은 우울증 증상으로 나타나는 끊임없는 과거 기억의 반추나 불안 장애에서 문제가 되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다스릴 수 있는 마음 챙김의 효과를 가져온다. 나아가 지금을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준다.

이 연습은 자극과 그 자극에 대해 즉각적이고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데 익숙해져 버린 우리 뇌의 특성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과정에 익숙해지면 나(자아)와 관련된 것을 감정이나 행동으로 연결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을 가지게 된다. 연구들에서는 마음 챙김이 집중력, 작업 기억력, 문제 해결력을 개선할 수 있으며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긍정적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한다. 몸의 염증 물질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밤에도, 주말에도 멈추지 않는 의사 결정의 스트레스가 몸과 마음을 불태우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음 챙김만 한 것이 없다.

바빠서 마음 챙김을 신경 쓸 시간이 없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의 마음 챙김 연습조차도 인지와 정서, 나아가 뇌의 연결성에까지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음 챙김은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그 결과 경영인들을 덜 바쁘게 만드는 좋은 무기가 된다. 틱낫한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모두 몸을 너무 혹사하고, 긴장하게 만들고, 통증이 쌓일 때까지 밀어붙이면서 살고 있다. 마음 챙김은 이렇게 바삐 살아가는 도중에 잊고 있었던 우리 몸과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닻 역할을 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