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20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량 실업이 발생한 상황에서 관심은 역시 타격받은 경제다. 바이든도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뽑았다. 바이든은 1월 1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후에도 “내 최우선 과제는 무엇보다 경기 부양 법안이고, 두 번째는 경제 재건”이라고 했다.

바이든의 경제 정책 구호도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다. 친환경에너지·인프라 투자, 제조업 재부흥, 다자주의 통상 정책으로의 복귀가 핵심 경제 공약이다. 바이든은 부자와 기업에 대한 세율 인상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자주 언급했다.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바이든의 경제 정책)를 떠맡아 재건의 꿈을 추진해갈 경제팀은 1월 8일로 인선이 마무리됐다.

바이든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이던 경제팀을 ‘여인 천하’로 바꿨다. 또 자신이 표방한 ‘다양성 내각’ 기조에 맞춰 유색인종을 대거 배치했다. 바이든 인수위가 발표한 장관급의 경제 정책 관련 백악관, 내각 인사 9명 중 7명이 여성이다. 9명 중 백인은 5명뿐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지명자도 많았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도 ‘사상 최초’ 지명자가 대거 탄생했다.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 최초의 유색인종 무역대표부(USTR) 대표, 최초의 유색인종 예산관리국(OMB) 국장이 나왔다. 미국 부흥의 원대한 꿈을 추진할 참모들을 살펴본다.


‘케인지언’ 옐런, 사상 첫 女 재무장관

재닛 옐런(74)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바이든 경제 정책의 키를 잡는다. 옐런 전 의장은 상원 인준을 받으면 ‘231년 역사상 첫 여성 재무부 장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에게는 ‘최초’라는 직함이 익숙하다. 옐런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4년 연준 100년 사상 최초로 여성 의장을 맡았다. 그는 1994년 클린턴 정부 당시 연준 이사로 임명되면서 공직을 시작했으며 1997년에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옐런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미국 경제를 회복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론은 물론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노동경제학자인 재닛 옐런은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정부의 확대 재정을 옹호하는 케인지언(keynesian·케인스주의자)이다. 미국 실업률은 그가 연준 의장으로 취임할 당시인 2014년 2월 6.7%에서 2017년 10월 4.1%까지 떨어졌다.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완전고용 수준의 실업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옐런은 재무장관에 지명되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지금 국가적으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회복을 위해, 우리는 아메리칸드림을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옐런을 도울 재무부 부장관에는 월리 아데예모(39)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명됐다. 그는 비영리단체 오바마 재단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상무·에너지장관도 여풍…USTR 대표, 첫 아시아계 女

지나 레이먼도(49)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는 상무장관에, 제니퍼 그랜홀름(61) 전 미시간 주지사는 에너지장관에 내정되며 주요 경제부처 요직을 여성이 장악하게 됐다.

레이먼도 주지사는 바이든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바이든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소기업청에 몸담기도 했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에 ‘포인트주디스캐피털’이라는 벤처투자사를 공동 설립한 금융인 출신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 견제 역할에 주력했던 상무부가 레이먼도의 지휘로 ‘바이 아메리카’ 정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랜홀름 전 주지사는 미시간주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지지한 바 있다. 로이터는 그가 첨단 배터리, 에너지 효율성, 원자력 발전과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 생산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이외 바이든은 노동장관에는 마티 월시(53) 보스턴 시장을 내정했다. 전기·철강 노조위원장 출신인 만큼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친노동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월시는 미국에서 노조위원장 출신으로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부를 이끌게 된다.

중국과 통상교섭 등을 총괄하는 장관급의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자리에는 대만계 미국인인 캐서린 타이(45) 하원 세입위원회 수석 무역 고문이 지명됐다. 이 자리에 유색인종 여성은 물론 아시아계 여성이 오르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중국어에 능통한 무역전문가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 정책을 지휘할 것이다. 장관급의 중소기업청(SBA)장에는 라틴계 여성인 이사벨 구즈먼(49) 캘리포니아주 중소기업청장이 지명됐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소기업청 부청장을 역임했다.


금융위기 대응 인사, 백악관 경제 참모로

바이든은 백악관 인사로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실력을 검증받은 인사를 대거 선택했다. 흑인 여성인 세실리아 루즈(57)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지명됐다. 첫 흑인 CEA 위원장이다. CEA는 백악관 경제 싱크탱크로 불린다. 백악관에서 대통령에게 전반적인 경제 정책을 조언하는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 보좌관 출신인 브라이언 디스(42)가 내정됐다. 루즈와 디스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 서브프라임 위기를 봉합하는 데 역량을 보인 인물이다.

바이든은 백악관과 연방 정부 재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백악관의 예산관리국(OMB) 국장 자리에 인도계 미국인인 니라 탠든(50) 미국진보센터(NEC) 의장을 선택했다. 첫 유색인종 여성 OMB 국장이자, 첫 남아시아계 미국인 OMB 국장이다. 지명자들은 향후 상원 인준을 통과해야 한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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