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은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럼에도 세월호 특별법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좌우돼 좌초 중이다. 진정한 해양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과 진단을 위해 <이코노미조선>은 ‘미래 성장동력, 바다에서 찾는다’라는 제목으로 해양 산업 전반에 관한 심층 연속 기획을 다루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바다 강국으로 가는 길, 개발보다 보호가 먼저다’라는 주제로, 바다를 위협하는 해양 오염 실태와 보호 방안에 대해 짚어본다.
- 제주 문섬 주변 해역은 수중경관의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2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사진은 문섬 주변 해역의 산호 군락지.
- 제주 문섬 주변 해역은 수중경관의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2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사진은 문섬 주변 해역의 산호 군락지.

이번 여름 동해 바다로 휴가를 떠나 물놀이를 즐긴 김민준씨는 시원하게 얼린 음료수를 벌컥 벌컥 들이마시고는 무심코 바다를 향해 던져버렸다. 폴리에스테르 수지로 만들어진 355㎖ 짜리의 약 15그램 무게의 페트(PET)병은 바다로 흘러 흘러가 바람을 맞고 파도에 휩쓸린다. 이 페트병은 잘게 부서지고 조각나 흩어져 떠다니면서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바다에 그대로 남을 것이다. 사실상 수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구적인 해양 쓰레기로 남겨지는 것이다. 별 생각 없이 버려진 페트병 하나가 수십 년, 수백 년 이상 바다에 머물며 생각보다 훨씬 큰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해양 쓰레기는 매년 100만 마리의 바다 새와 10만 마리의 포유류를 죽게 한다. 그리고 유해 물질을 흡착한 해양 쓰레기를 동물이 먹고, 그것을 다시 인간이 먹게 되어 결국 모든 생물에게 해롭게 된다. 해양 쓰레기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7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광활한 바다 위에 떠다니는 해양 쓰레기의 특성상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하다.

해양 쓰레기 외에도 해양 환경을 파괴하는 오염 요소는 다양하다. 선박에서 사용하는 페인트에 들어 있는 환경 호르몬이 청정 해역인 남극까지 오염시키고 있으며, 선박 평형수로 유입되는 각종 해양 생물이 생태계의 질서를 교란시키기도 한다.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는 해양 환경. 개발보다 보호가 앞서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