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ICT 웨이브 전략’을 통해 구현하려는 5개 분야 10대 핵심기술은 산업체, 정부 출연 연구기관, 대학 등의 전문가 160여명으로 구성된 기획단이 약 5개월에 걸쳐 총 50여 차례 머리를 맞대고 토의한 결과다. 기획단은 메가트렌드 분석을 통해 미래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유망 ICT 기술을 추려낸 다음 박근혜 정부의 국정목표 실현과 연관성이 높은 15대 미래서비스를 도출했다는 설명이다.
크리스털 전문업체 스와로브스키가 시계의 모습을 홀로그램 영상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크리스털 전문업체 스와로브스키가 시계의 모습을 홀로그램 영상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콘텐츠

3차원 홀로그램 영상 서비스 실현

세계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실감성(實感性)을 극대화한 고품질 체험형 콘텐츠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가 3차원(3D) 콘텐츠, 홀로그램(Hologram) 등이다. 특히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2차원 평면에 3차원 입체를 묘사하는 기술인 홀로그램은 입체사진, 입체영상 제작이 가능해 상업적인 잠재력이 매우 크다.

정부는 홀로그램을 10대 핵심기술 연구·개발 과제에 포함시켰다. 디지털 홀로그램 저작 및 압축전송, 디스플레이 등에 관한 원천기술 확보가 목표다. 정부의 로드맵에 따르면 향후 홀로그램 기술은 사용자와 홀로그램 영상물의 대화형 상호작용은 물론 다수 사용자끼리 상호작용도 가능한 홀로그램 영상미디어 서비스를 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또 일반인들도 손쉽게 콘텐츠를 생산·유통할 수 있는 개방·참여형 콘텐츠 창작기술인 이른바 콘텐츠2.0 기술도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다자간 콘텐츠 협업 저작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콘텐츠2.0이 구현되면 생각과 감성이 비슷하거나 주제의식을 공유하는 여러 사람이 온라인상에 모여 하나의 디지털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의 대거 참여로 콘텐츠 산업의 외연도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크미국 IT기업 EMC의 제러미 버튼 부사장이 빅데이터 서비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크미국 IT기업 EMC의 제러미 버튼 부사장이 빅데이터 서비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플랫폼

사람을 이해하는 똑똑한 SW 개발

현재 세계 ICT 시장은 ‘플랫폼’ 전쟁이 뜨겁다. ICT 산업에서 플랫폼은 소프트웨어나 콘텐츠가 유통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종의 관문이나 생태계를 말한다. 예를 들면 애플 아이폰의 운영체제 iOS나 세계 최대 검색서비스 구글, 혹은 한국 대표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등이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기준 세계 ICT 플랫폼 산업은 1조3000억달러 규모로 휴대폰 시장의 5.3배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정부는 플랫폼 분야에서 지능형 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 플랫폼, 빅데이터·클라우드 등 3가지 핵심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지능형 소프트웨어는 사람의 언어나 행동,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말하거나 보는 등 사람을 모사(模寫)하는 기능까지 갖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현재 음성인식을 하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상용화 단계까지 온 상태다. 여기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인식, 판단, 반응까지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또 정부는 다양한 기기들이 인터넷 등으로 상호 연동되는 초(超)연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함께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빅데이터·클라우드 관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의 한 연구원이 ICT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협로 주행 지원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한 연구원이 ICT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협로 주행 지원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네트워크

지금보다 1000배 빠른 이동통신 구현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스마트 네트워크 기술 개발이 과제로 선정됐다. 현재 상용화된 4G 이동통신이 더욱 진화된 형태의 5G 이동통신은 지금보다 무려 1000배나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실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네트워크는 이른바 SDN(Software Defined Network)으로 불리는 미래 네트워크 기술을 지칭한다. SDN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듯이 네트워크 기능을 중앙에서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네트워크를 임의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정부는 5G 분야에서는 모바일기기 사용자들에게 1기가bps급 초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동통신 원천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스마트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확장성과 가용성이 높은 지능형 네트워크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기반의 100기가bps급 최적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디바이스

사용자 오감 활용하는 감성형 단말기 등장

현재 세계 ICT 시장에서는 감성형·지능형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및 사용자 경험(UX) 기술이 ICT 제품의 핵심적인 경쟁수단으로 떠올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양강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지속적으로 제품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는 것도 UI·UX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런 ICT 시장 추세에 더욱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감성형 단말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사용자의 오감을 활용한 상황 인지형 단말기술 확보가 목표다. 상황 인지, 개인정보 인지, 사용자 의도 추론, 사용자 오감 실시간 측정 기술 등이 그런 예다.

또 ICT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 구현을 위한 핵심 센싱(Sensing) 기술인 지능형 ICT 융합모듈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기술은 우선 지능형 ICT 자동차 구현을 위한 핵심부품으로 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나아가 각종 센서를 통해 무선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이른바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Ubiquitous Sensor Network)’나 지능형 행위·객체 탐지 보안카메라 등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보호

사이버공격 선제적 대응하는 보안기술 확보

디지털 사회의 암적 존재인 사이버테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추진된다. 사이버공격의 고도화·지능화로 피해 범위가 확대되는 가운데 민간 기업뿐 아니라 국가 기반시설도 시스템 마비 위협에 상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의 사후탐지 기반 보안기술을 넘어 사전예방에 초점을 맞춘 선제적 탐지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신종 악성해킹 공격의 피해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새로운 사이버 보안위협 탐지 및 실시간 대응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2015년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 표적공격 인지 시스템, 2017년에는 지능형 광역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