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은 젊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을 배출하는 산실이다. 이 과정을 거친 수료생 상당수는 일본 IT 업계에서 ‘귀하신 몸’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최근 정부로부터 ‘K-무브(Move) 스쿨’로 지정되면서 해외 취업의 든든한 가교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을 찾아가봤다.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 연수생들이 첨단 IT·어학시설이 갖춰진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부설 무역아카데미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를 양성해 해외 취업과 연결시키는 연수 프로그램인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1년 IT 분야 인재들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개설한 ‘IT 마스터 과정’이 그 뿌리다.

지난 8월 한국무역협회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K-무브(Move) 스쿨’ 사업의 민간 운영기관 중 하나로 선정됐다. K-무브 스쿨은 정부가 우리 젊은이들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K-무브’ 정책의 일환으로, 해외 구인기업 수요에 맞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현재 한국무역협회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은 K-무브 스쿨 1기생 30여명을 선발해 지난 9월 말부터 11개월간의 훈련과정을 시작한 상태다.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 수료생의 해외 취업은 주로 일본 IT 기업을 타깃으로 삼는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2001년 이 과정이 처음 개설될 무렵에는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 국가 취업에 초점을 맞췄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해 ‘9·11 테러’ 발생으로 미국의 취업비자 쿼터가 확 줄어들면서 뜻밖의 장벽에 부닥치게 됐다.

그러다 2000년대 초 일본 정부가 IT 인프라 선진화를 위해 이른바 ‘이-재팬(e-Japan)’ 정책을 추진하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일본의 IT 전문인력 공급 부족으로 외국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때부터 한국무역협회는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 수료생들을 일본 IT 업계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IT 전문인력 수급에 관해 한·일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일본은 이-재팬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권 국가의 IT 전문인력을 상당수 활용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선호도가 높은 대상은 바로 한국 출신 IT 엔지니어들이다. 왜 그럴까.

정재완 한국무역협회 ICT교육센터 책임교수는 “한국의 젊은 IT 엔지니어들은 전문지식과 기술은 물론 직업윤리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또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춰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업무태도를 가진 일본인 직원들에 비해서도 장점이 있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무역협회는 90여개의 일본 IT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 수료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과정 수료생들이 우수하다는 평판이 일본 IT 업계에 널리 퍼지면서 직접 구인활동을 하기 위해 방한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일본에서는 IT 엔지니어 양성 비용이 한국에 비해 약 3배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도 한국 IT 인력은 상당히 매력적인 셈이다.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 수료생들이 진출한 일본 IT 기업 중에는 쟁쟁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NTT, 소프트뱅크 같은 일본 대표 IT 기업을 비롯해 오라클, SAP 등 글로벌 IT 기업의 일본법인도 여럿 포함돼 있다. 특히 글로벌 IT 기업의 일본 현지법인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 유럽 등지로 활동무대를 옮긴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본 IT 업계는 한국 IT 업계보다 연봉이나 근무여건이 비교우위에 있다. 한국 IT 업계에서는 야근이나 주말근무를 다반사로 하면서도 낮은 연봉을 지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IT 분야는 ‘3D 업종’이라는 인식도 팽배해 있다. 젊은 IT 인력들이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 IT 업계의 신입사원 연봉은 원화 기준으로 3000만~4500만원대에 이른다. 한국 IT 업계의 신입사원 연봉에 비하면 2배에 가깝다. 게다가 일본의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약 2500만원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소득 직종에 속하는 셈이다. 또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단기간에 연봉이 훌쩍 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도 일본 IT 업계의 매력으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정재완 교수는 “일본 기업들은 무엇보다 학력이나 학벌 등을 따지지 않는다. 실력과 자질만 갖추고 있으면 한국에서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는 그들에게 중요치 않다. 그야말로 ‘스펙 초월’이 일본 취업의 큰 장점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은 1년에 2차례 연수생을 선발한다. 현재 연수생들은 26기에 해당한다. 취업 실적도 100점에 가깝다. 1~24기 전체 수료생 1524명 중 취업자 수는 1490명으로 취업률 98%다. 특히 2010년 이후로는 취업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모든 수료생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연수 도중에 마음이 바뀌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1~24기 전체 수료생 중 해외 취업자 수는 946명(62%)을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 부설 무역아카데미가 운영하는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 연수생들이 함께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맨 왼쪽은 연수과정을 총괄하는 정재완 책임교수.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 개요

교육목표 : 글로벌 ICT 전문가 양성 및 해외 취업 연계
교육기간 : 11개월(약 2200시간)
선발대상 : 전문대졸(예정) 이상. 전공 무관(IT 경력 및 외국어 우수자 우대)
모집시기 : 연 2회
전형방법 :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 및 적성 테스트
교육내용 : ICT 전반, 외국어(일본어·영어), 프로젝트 수행(팀 단위 및 산학연계), 특강 및 인성교육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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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같은 건 없어요…인정받는 IT 전문가가 목표죠”

한국무역협회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 26기 연수생들은 지난 9월 말부터 해외 취업을 위한 대장정의 첫 걸음을 뗐다. 하루 10시간의 빡빡한 수업을 받고 있지만 표정은 다들 밝아 보였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래의 자신을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기 때문일 것이다. 김영우씨(30), 최규석씨(27), 정혜원씨(여·26), 이도경씨(여·24) 등 연수생 4명을 만나 해외 취업 도전 스토리를 들어봤다.



김영우씨 | 공무원이 되기 위한 준비를 3년간 하다가 계약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적성에 맞는 IT 분야로 진로를 선회했다. 국내에서는 여느 취업 지망생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일본은 연령 제약이 적은 데다 근무환경도 낫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내가 일본 IT 업계에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IT in Japan’이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먼저 일본에 진출한 선배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접한 후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일본 IT 기업에 취업하게 되면 3~5년 정도 체류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 또 다른 계기가 오면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일하고 싶은 희망도 있다.



최규석씨 |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1년 정도 했다. 하지만 예전부터 좋아하던 IT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에서는 IT 비(非)전공자도 선발한다고 해서 지원하게 됐다. 특히 일본 IT 업계는 한국보다 시장도 더 크고 기회도 더 많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일본에서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만 잘 극복하면 더 나은 환경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에 가게 되면 7~8년 정도 머물 계획이다. 여러 기업에서 근무하며 경험과 지식, 시야를 넓히고 싶다. 나아가 IT 분야에서 내가 일하고 싶을 때까지 오랫동안 일하는 게 목표다.



정혜원씨 | 초등학교, 중학교 때 컴퓨터학원에 다닐 만큼 컴퓨터를 좋아했다. 대학에서는 일본어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3년 반 가량 직장생활을 하다 문득 어릴 적 취미와 전공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진로를 발견하게 됐다. 그게 바로 일본 IT 업계에 취업하는 것이었다. 마침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을 거쳐 일본 IT 업체에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조언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 일본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도 있어 일본 생활에 대한 불안감은 없다. 일본에 가게 되면 8~10년 정도는 그곳에서 일할 계획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전문가 수준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이도경씨 |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있다. 내년에 졸업할 예정이지만 재학 중인 학교가 한국무역협회와 학점인정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한 덕분에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에 지원하게 됐다. 특히 이 과정을 거쳐 일본 IT 업체에 취업한 사촌언니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일본 IT 업계는 연봉, 근무시간, 복지 등 근무여건이 한국 IT 업계보다 훨씬 낫다고 들었다. 또 일본 기업문화는 대체로 사생활 침해도 없고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한다. 일본 여행을 자주 다녀 일본이 익숙하기도 하다. 내가 열심히 한다면 인정받을 자신이 있다. 일본 기업에 취업하게 되면 누구나 인정하는 IT 전문가가 되고 싶다.

4명의 연수생은 나이나 전공,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인정받는 IT 전문가’가 되겠다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었다. 해외 취업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그보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훨씬 컸다. 중장기적인 진로 계획을 이미 세워둔 것도 눈길을 끌었다.

김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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