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안의 지리적 위치는 당나라 장안에서 확장된 것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성안에 주로 살았는데 현재 남아 있는 성벽 둘레 면적은 옛 장안의 7분의 1에 해당한다. 한가운데 종루가 있고 여기를 기점으로 네 방향으로 동대가, 서대가, 북대가, 남대가가 서로 교차한다. 성(省) 정부, 시(市) 정부 등 행정관청 및 주요 백화점 등이 밀집되어 있어 지금도 성벽 안과 밖은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2011년 시 정부청사가 북쪽으로 종루에서 9㎞ 떨어진 곳으로 이전했다.

1950~60년대 ‘3선개발(중국 내륙에 대한 산업시설 투자)’로 시안에 대학 및 연구소가 집중됐다. 중국의 중앙에 위치한 후방기지 역할이 강조돼 국가급 연구소가 많이 들어서게 됐고 우수한 인재도 따라오게 됐다. 서안교통대학, 서북공업대학, 서안전자과기대학, 장안대학, 서북대학 등은 중국 내에서 내로라하는 이공계 중점대학이다.

현재 이들 연구소와 대학 중심으로 산학연 시스템이 잘 형성돼 있다.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약한 시안은 이들 학계, 연구소를 중심으로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저력으로 중국 최초의 로켓엔진, 인공위성 제어시스템 및 통신설비, 집적회로(IC), 전력반도체부품 등이 모두 시안에서 탄생했다.

시안은 1100년 동안 13대 왕조가 도읍한 곳이다. 좋은 기후와 사방이 산악지형으로 에워싸여 방어에 유리한 지리적 요인에서다. 주, 진, 한, 당 등 통일왕조가 남긴 수많은 역사적 문물은 후손들에게 축복이 되고 있다. 관광차 들르는 외국인들이 꼭 찾아가는 병마용, 화청지 등 역사적 유물은 수백 년의 역사적 시차를 두고 같은 공간에 있는데, 병마용은 진시황릉 주변에서 발굴된 부장품이고, 화청지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 현장이다.

 
한창 공사 중인 시안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모습. 삼성전자와 IBM, 인텔 등 1만70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시안시 첨단기술산업개발구(작은 사각형).

진시황과 양귀비의 흔적 생생해

특히 화청지는 고대사와 근현대사를 넘나드는 역사적 현장이다. 공산당 토벌차 시안에 와서 화청지에 임시 거주하고 있는 장개석을 동북군벌 장줘린의 아들인 장쉐량이 감금하고 국공합작을 성공시킨 시안사변이 일어났던 오간정이 바로 화청지 뒤편 야산에 있다.

시안은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이 발달해 있다. 시안 북쪽 옌량구 국가급 항공산업단지에는 중국항공공업집단 산하의 시페이 등 수많은 항공산업 관련 기업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프로펠러 항공기, 대형여객기 엔진부품, 동체 등을 생산한다. 남쪽 창안구에는 국가급 우주산업기지가 있고 인공위성 관련부품, 로켓추진체 등의 주요 부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중국 3대 위성발사기지 가운데 한곳인 간쑤성 주췐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하면 제일 먼저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곳이 시안 동쪽 린통구의 국가급 천문대이다.

시안의 주요 산업은 항공우주, SW외주산업, 정보기술(IT), 문화관광산업 등이다. 대기업 연구센터가 많이 입주해 있는데 중국 통신업계의 양대 산맥인 화웨이, 중싱 외에도 IBM, GE 중국혁신센터, NEC, 후지쓰, 인피니온, NTT 데이터센터 등 내로라하는 전 세계 IT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2005년 마이크론을 필두로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를 생산하는 한국의 심텍이 2010년 진출했고, 2012년 삼성전자에서 70억달러에 달하는 플래시메모리 생산 프로젝트를 개시해서 현재 막바지 공사 중이다. 삼성전자의 100여개에 달하는 협력사도 동반진출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 최대의 ‘반도체 밸리’가 형성될 전망이다. 시안은 이 기회에 국내 휴대폰 제조회사도 유치해 반도체, 통신, 단말기로 이어지는 산업라인을 구축해 IT를 대표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산시성은 에너지자원, 유색금속, 기계장비 등 중화학공업 위주로 발달해 있고 시안은 이러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장비제조 등 기간산업 위주로 발달했는데 향후 IT 등 소프트한 산업으로 체질을 바꿀 예정이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및 협력회사 외에 KMW, 광물자원공사 합자기업, 다산네트웍스, 엔프로텍트 등 IT 관련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다.

시안이 속한 산시성의 면적은 한반도의 면적과 비슷하며 인구는 3700만명이다. 북쪽은 대부분 황토고원이고 남쪽에는 중국을 기후적으로 남북으로 나누는 경계인 친링산맥이 있다. 그 가운데 위치한 관중평원 중심이 시안이다. 관중은 시안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8개의 관문이 있었던 데서 유래한다. 시안은 서울의 16배 면적에 인구 850만의 2선 도시다.

시안은 중국 국무원에서 베이징, 상하이와 함께 ‘3대 국제화대도시’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무원에서 2009년 관중-톈수이 경제구 계획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시안-셴양 일체화를 통한 시안국제화대도시를 언급했고, 2011년에 시셴신구계획이 뒤이어 발표됐다.


시안시 중심가에 다국적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들어서 있다.

‘신 실크로드 경제벨트’ 주도권 잡아

현재 시안은 2020년 도시인구 1200만명의 메트로폴리탄을 건설하기 위해 한창 공사 중이다. ‘리커노믹스(리커창 중국 총리의 경제정책)’가 주창하는 도시화전략이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다. 2011년 처음으로 지하철이 운행됐고, 2013년 신규노선이 개통되고 현재 6개 노선은 계획이 확정되었으며 장기적으로 15개 노선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시안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부 대개발 대상 지역인 12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산시, 간쑤, 닝샤, 신장, 칭하이 등 서북 5개성의 경제 중심이다. 또한 당나라 시기 서역과 교역이 융성했던 실크로드의 기점이기도 하다. 올해 9월 시진핑 주석이 중앙아시아 4개국을 방문하면서 카자흐스탄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을 제안한 바 있다.

서북 5개성은 고대 실크로드가 지나간 지역으로 현재 시안은 실크로드 경제벨트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륙에 항구를 건설하는 무수항 프로젝트인 국제항무구 계획이 진행 중이고 2005년부터 격년으로 유라시아경제협력포럼을 개최해 중앙아시아 CIS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서부 대개발은 이제 지역 발전전략 차원이 아니라 중국 서쪽에 위치한 국가와의 협력을 통한 발전을 추구하는 ‘샹시파잔(向西開發)’ 전략으로 이행되고 있다. 고대에 국제적으로 융성했던 장안의 번성함이 이제 다시 시안에서 재현될 전망이다.

김종복 코트라 시안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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