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기존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새로 개편된 상임위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원자력 안전위원회가 소관부처로 추가되고, 기존의 문화체육관광부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소관부처로 옮겨가게 됐다. 기존의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이어서 소관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 분야의 이슈는 물론 현 정부 들어 가장 큰 주목을 끌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관련 현안들도 두루 관장하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여야 동수(각 12명)로 구성되어 있는 ‘이상적인’ 구조지만, 결과적으로 쟁점 법안마다 쉽게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방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여야 입장차가 큰 법안일수록 다수결로 결론짓기 힘든 경우가 많지만, 새롭게 출범한 상임위인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잘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7대 국회에서 있었던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당시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까지 합쳐진 데다, 미래창조과학부까지 포함된 만큼 미방위에는 계류 중인 법안이 200건을 넘어설 만큼 방대하다. 특히 방송 관련 쟁점에 대해선 여야의 입장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는 법안들이 많다. 박근혜 정부 들어 방송의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법 개선이 주된 과제로 꼽히고 있으나, 여전히 표류 중인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노사 합의를 통한 방송제작 편성규약 제정 등의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신경민 의원 역시 지난해 방송사 내부에 경영진과 실무자가 동수로 추천한 방송제작·편성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과 관련해 야당 측에서는 취재제작 종사자들의 동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현행 유지를 원하고 있어 쉽게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 미래창조과학 방송통신위원회 주요 쟁점 법안

●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조해진 의원 대표발의) 
이동통신사업자, 대리점 또는 판매점이 이용자의 가입유형, 요금제, 거주지역 등의 사유로 인한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 금지. 이동통신사업자, 대리점 또는 판매점이 이동통신단말장치별 지원금의 지급 요건 및 내용에 대해 공시하도록 하며, 공시한 내용과 다르게 지원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함.

●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전병헌 의원 대표발의)
도매제공 의무사업자가 특정 1개 이동통신사에 한정되어 있는 것에서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를 확대해 알뜰폰 사업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경쟁에 의한 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유도함으로써 국민들의 가계 통신비 부담을 경감시키고자 함.

●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재영 의원 대표발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보조금 등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가계 통신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법으로 통신단말장치 구입비 과다 지원을 제한함.

●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홍문종 의원 대표발의) 
유료방송 이용요금 중 시청자가 특정 시간 및 특정 방송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시청할 수 있는 경우 이용요금을 신고제로 전환하여 규제를 완화.

● 미래창조과학 방송통신위원회 주요 법안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김을동 의원·박대출 의원 대표발의 법안의 대안) 
현행 한국방송공사 KBS 결산의 경우에는 국회 승인 후에 감사원의 결산 검사가 이루어짐에 따라 검사 결과가 결산 승인을 위한 참고자료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 국회 승인이 늦춰질 경우 감사원의 결산 심사가 지연될 뿐 아니라 형식적인 감사에 그칠 수 있어 이에 대해 개선.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유승희 의원 대표발의)
 
방송사업자 법정부담금의 징수 주체가 미래창조과학부장관과 방송통신위원회 공동으로 되어 있는 현행 규정을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종합편성·보도 채널사용사업자의 분담금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징수하고, SO 등 유료방송플랫폼 사업자 등의 분담금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징수하도록 해 기금의 징수 주체를 명확히 구분.


1. 지난 10월1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국정감사 첫날 최문기 장관(가운데)이 선서를 하고 있다.
2.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한 의원이 증인 출석 및 불출석 현황표를 보고 있다.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여야 입장차

지난 9월 말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방송공정성특위)가 별다른 성과도 내지 못한 채 6개월의 활동 기한을 끝낸 것만 봐도 여야 간극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방송공정성특위는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방송 독립성 보장, 해직 언론인 복직,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했다. 여야 9명씩 모두 18명이 참여한 방송공정성특위는 특별한 결과물도 내놓지 못해 방송인들과 언론 단체들의 비판에 시달린 바 있다. 결국 11월 말까지 두 달 동안 활동 기한을 연장했지만, 국회 내에서도 ‘지난 6개월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두 달 더한다고 달라지겠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애초 방송공정성특위는 출범 때부터 여야의 자세가 달랐다. 활동 4개월째인 지난 7월18일에야 지배구조 개선 소위(위원장 유승희 의원)와 방송규제 개선 소위(위원장 조해진 의원) 구성을 완료했다. 현재의 공영방송 환경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회의 참석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방위 야당 간사인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새누리당은 특위가 열려도 한두 명만 참석할 정도로 소극적이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이 민주당 안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 안으로 타협하려고 해도 여당 쪽에선 남 의원 안이 당론이 아니라며 반대한다. 대안도 없이 무조건적인 반대만 한다”고 설명했다.

KBS 지배구조 개선안 역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사안이다. KBS 노조가 원하는 바는 사장 선임을 위한 특별다수제 도입이다. KBS 이사회의 여야 7대 4인 구조를 바꿔 특별다수제(이사회 3분의 2 이상 의결)를 통해 사장이 임명 제청될 수 있도록 방송법을 개정해 달라는 것. 현행으로는 KBS 사장은 임명 제청권을 가진 KBS 이사회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KBS 이사회가 여당 추천 이사 7인, 야당 추천 이사 4인으로 구성돼 사실상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국감을 통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보도·제작·편성 등의 자율성 확보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휴대폰 유통시장 개선안 마련 시급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문제와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 규제건도 논의 중이다. 종편 재승인의 경우 야당에서는 주주의 적절성, 계획대비 투자미비, 과도한 보도편중, 막말 및 편향성 논란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언론에 대해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 우려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 규제안에 대해서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전병헌 민주당 의원의 법안이 각각 상정돼 있는 상태인데, 이에 관해 미방위 내에선 규제 완화라는 공통된 입장으로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분야와 관련된 쟁점 사안들도 적지 않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은 그 중 대표적인 사안. 이 법안은 휴대폰 유통시장 개선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조금 부당 차별 금지, 보조금 공시를 통한 투명성 제고, 이용자의 단말기 서비스 합리적 선택 지원, 단말기 유통 시장 건전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여야 간에 큰 이견은 없는 상태지만, 업계의 반발이 커 통과 여부가 주목되는 법안이다. 제조사들은 이동통신사에게 유통 주도권을 쥐어주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고, 이동통신사들도 시장 자율성을 내세우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해외 단말기 제조사와의 역차별 우려도 나오고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애플과 같은 해외 제조사에 대해서는 이 법안으로 규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와 이통사, 제조사 간의 힘겨루기가 어떤 식으로 결론 나는지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이해득실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구성 및 소관기관

위원장  한선교 의원(새누리당)
간사     조해진 의원(새누리당), 유승희 의원(민주당)
위원     권은희·김기현·김을동·남경필·민병주·박대출·이상일·이우현·이재영·홍문종 의원(새누리당)
                김한길·노웅래·유성엽·이상민·장병완·전병헌·최민희·최원식·최재천 의원(민주당)
                이석기 의원(통합진보당)
                강동원 의원(무소속)

수석전문위원 (차관보급) 이인용
전문위원(2급)                  김한근
입법심의관(3급)              전춘호
입법조사관(3급)              박재유
입법조사관(4급)              신종숙, 이현정, 이윤국, 이재윤, 박제성
입법조사관(5급)              김미숙, 정현하
입법조사관보(6급)           김정선
입법조사관보(7급)           김홍규
실무관(7급)                     문경애, 김경희
실무관(8급)                     양희경, 김영희

소관기관 
국립전파연구원, 중앙전파관리소, 우정사업본부, 국립중앙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창의재단,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 우체국물류지원단, (재)우체국금융개발원, 한국우편산업진흥원,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원, 기초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산업기술연구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 기초과학연구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 (재)우체국시설관리단,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과학기술인공제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미래창조과학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 방송문화진흥회, (주)문화방송,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원자력안전위원회)

Mini  Interview  |  한선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스크린 골프도 창조경제의 예입니다”


한선교 미방위원장은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국감 출석을 회피한다면 그에 합당한 징계를 내려야겠지만, 국회의 무분별한 증인 출석 요구도 문제는 있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소관기관으로 둔 미방위의 한선교 위원장을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한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 제가 대변인을 맡기도 했고 그 분의 국가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국정 운영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 미방위 위원장으로서 어떤 책임감을 느끼나.
미래위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우리 상임위에서 맡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크다. 상임위에서도 정부가 하는 일을 좀 도와주고 싶지만, 우리 상임위에 여야 의원수가 각각 12명씩이라 표결을 통해 합의를 이뤄내기가 쉽진 않다.

— 여야 동수로 구성된 상임위라 위원장으로서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가장 이상적인 구조인 것은 맞다. 의석수를 바탕으로 강행처리를 하거나 날치기를 하는 것은 제일 안 좋은 경우다. 하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국가 경제발전이나 일자리 창출과 같은 면에서 우리가 밤을 새우면서까지 머리를 맞대고 싸우면서 합의 처리를 하면 좋은데, 당론에 좌우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울 때가 많다.

—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로 개편되었는데 업무 변화가 커진 것에 대한 어려움은.
과학기술 분야가 한꺼번에 모여 매머드급 상임위가 됐다. 나는 국회 문방위를 거쳤기 때문에 방송이나 정보통신은 익숙하지만 과학기술 분야와 원자력 안전분야는 내용도 어렵고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전공이 물리학이라 전혀 과학기술에 대한 문외한은 아니고, 창조경제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정보통신이나 과학기술 분야가 많이 상이한 분야는 아니다. 또 상임위에 민병주 의원 등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 박근혜 정부 초반 의원들조차 ‘창조경제’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았다.
창조경제란 것은 창의적인 상상력을 우리의 과학기술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스크린 골프를 창조경제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린에 나가서 골프를 치고 싶지만 시간상, 경제적 이유 등으로 실내에서 치기만 하면 재미없지 않나. 연습장을 실제 골프장의 분위기처럼 만드는 데 각종 과학 기술력이 들어간 셈 아닌가. 쉽게 생각하면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 매해 국감에 불출석하는 증인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타 상임위에서는 2012년 국감 당시 불출석 증인들에 대한 고발조치가 이뤄졌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에게 벌금이 부과됐었다.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국감 출석을 회피한다면 그에 합당한 징계를 내려야겠지만 현행 국회법상 한계가 많다. 하지만 국회의 무분별한 증인 출석 요구도 문제는 있다. 지난 10월4일 상임위 회의 때 증인을 채택하고 한 마디도 못하고 가시는 분들에게 죄송하기 때문에 반드시 질의를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동안 증인 실명제를 추진하고 싶을 정도로 민망할 때가 많았다. 이런 일들이 줄어들어야 국회의 권위가 살아나고 증인들에게도 당당히 출석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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