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2012년 하반기 ‘응급의료네트워크’ 구축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역 소재 대형병원에 환자들이 집중되면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에 의료서비스 수급의 불일치가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대구는 의료인프라가 꽤 잘 갖춰진 도시다. 대학병원만 5개나 된다. 하지만 환자들이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에만 몰리면서 중소병원은 환자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게다가 대형병원도 만성적인 환자 포화상태로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라는 문제에 봉착한 터다.

대구시는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도시로 지정되면서 ‘메디시티(Medi-City) 대구’를 슬로건으로 첨단의료산업과 의료관광산업을 집중 육성 중이다. 이런 도시 발전 전략에 걸맞게 지역 의료서비스 체계 개선이 필요했다. 그 일환으로 ‘응급의료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골자는 대구시 소재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이 환자 및 병상 현황과 진료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환자들을 질환별 전문 중소병원으로 분산 입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사실 대구시 의료계도 환자 수급의 심각한 불균형 문제로 진작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누구 하나 선뜻 문제해결에 나서기가 곤란했다. 그래서 대구시가 직접 응급의료체계 개선의 조정자이자 조율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대구시는 ‘응급의료네트워크’ 구축 사업 추진을 위해 ‘응급의료협력추진단’을 출범시켜 민관 협력을 통해 효과적 시스템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대구시 ‘응급의료네트워크’는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대형병원은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에게 응급치료를 실시한 후 질환별 전문 중소병원을 안내하는 한편 분산 입원을 권유하고 있다.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대형병원 응급실 환자들의 1인당 체류시간이 지난해 6월 9.1시간에서 올해 6월에는 8.5시간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중소병원들은 입원 환자가 증가하면서 경영 안정화를 이루게 됐다. 대구시는 조만간 관내 대학병원을 모두 응급의료네트워크에 참여시키는 한편 주요 질환별 ‘당직병원제’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당직병원제가 실시되면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노인 응급환자들을 위한 ‘안심팔찌’ 사업도 시민중심 서비스로 눈길을 끈다. 이 사업은 치매, 중풍 등을 앓는 노인 환자에게 개인별 이름, 보호자 연락처 및 병력, 복용약물, 치료병원 등 의료정보를 입력한 전자태그 팔찌를 무상 제공해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각 맞춤형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지형재 대구시 정책기획관실 사무관은 “대구시는 ‘메디시티’를 슬로건으로 의료서비스 경쟁력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부 3.0은 시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핵심인데 그런 관점에서 응급의료네트워크, 안심팔찌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대구응급의료협력추진단과 공동으로 응급의료네트워크 구축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대구응급의료협력추진단과 공동으로 응급의료네트워크 구축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