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M&A)은 늘 시장의 관심사다. 가령 알짜배기 매물을 잘만 건져 올리면 당장 사업 확대에 든든한 디딤돌을 확보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M&A 시장을 항상 예의주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한꺼번에 매물로 쏟아지면서 본격적인 M&A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M&A가 낯설고 거북하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M&A는 대다수 기업들에게 중요한 경영전략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사업상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기업을 사고팔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다. 국내 M&A 자문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는 삼정KPMG어드바이저리(이하 삼정어드바이저리)의 신경섭 총괄부대표를 만나 최근 M&A 시장의 흐름과 동향 등을 살펴봤다.

실탄 풍부하고 성장동력 갈증도…

“M&A 잠재수요 차고 넘칩니다”

외국 기업 노리는 ‘크로스보더 딜’도 증가세

삼정어드바이저리가 M&A 자문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0년 무렵이다. 외환위기 이후 M&A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M&A 자문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던 시기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두각을 드러낸 것은 아니다. 사업 초기 5년가량은 후발주자로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실적)’를 쌓는 데 주력했다. 여느 시장과 마찬가지로 M&A 자문 시장에서도 전문성과 신뢰도가 자문사의 명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삼정어드바이저리는 2007년 이후 M&A 자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문, 쌍용건설 매각 자문 등을 잇달아 수임하면서 굵직굵직한 ‘빅딜’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일급 자문사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2010년에는 M&A 시장에서도 ‘대어’로 손꼽히던 대우인터내셔널과 쌍용자동차의 매각주간사를 맡아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경섭 총괄부대표의 말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쌍용차 등 ‘퍼블릭 딜(public deal: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매각)’의 상징적인 거래를 성공시킨 것이 삼정어드바이저리의 성가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쌍용차 M&A는 채권단과 인수자(인도 마힌드라그룹) 간의 협상이 쉽지 않은 거래였는데, 저희가 딜 진행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결국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거래 건수·금액서 국내 ‘톱’ 자문사

삼정어드바이저리는 최근 3~4년간 M&A 자문 시장에서 거래 건수 기준으로 ‘톱5’ 위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거래 금액 기준으로 1위에 오르면서 국내 M&A 자문 시장의 명실상부한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M&A 자문사의 역량을 평가할 때 첫 번째 기준은 거래 금액이다. 따라서 빅딜을 어떤 업체가 많이 수임하고 성공시키느냐가 M&A 자문 업계의 판도를 좌우한다. 삼정어드바이저리는 최근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 M&A의 회계자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빅딜 자문사’로서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M&A는 거래 금액이 크면 클수록 시장의 주목을 더 많이 받기 마련이다. 수백억원짜리 거래보다 수천억원, 수조원짜리 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M&A가 성사될 경우 자문사는 수수료(성공보수)를 얼마나 가져갈까?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봤을 만한 궁금증이다.

신 총괄부대표에 따르면 M&A 자문 수수료는 거래 금액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다. 통상적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스몰딜(small deal)’에서는 거래 금액의 2~3%가 수수료로 주어진다. 하지만 수천억원이 넘는 대형 M&A에서는 미리 정해놓은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받는 정액제가 적용된다고 한다.

국내 M&A 자문 시장에서 활동하는 주요 업체들은 크게 외국계 증권사(IB), 토종 증권사, 그리고 삼정KPMG그룹을 비롯한 이른바 ‘빅4 회계·컨설팅그룹(삼정·삼일·한영·안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M&A 자문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데다 소형 부티크들도 다수 활동 중이어서 수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삼정KPMG그룹 소속 삼정어드바이저리는 외국계 증권사에 쏠려 있던 국내 M&A 자문 시장 판도를 허물며 토종 자문사의 자존심을 세우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 글로벌화 위한 해외 M&A 늘어

최근 국내 M&A 시장의 동향은 어떨까? 신 총괄부대표는 ▶퍼블릭 딜 감소 ▶프라이빗 딜(private deal: 기업간에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M&A) 활성화 ▶크로스보더 딜(cross-border deal: 외국 기업에 대한 M&A) 증가 등 3가지 특징적 흐름을 짚어냈다.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의 매각 일정이 어느 정도 끝나가면서 퍼블릭 딜은 줄어든 반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기업들의 자발적인 프라이빗 딜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은 지금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갈증도 큽니다. 그런 까닭에 M&A 수요는 아주 많은 상황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글로벌화에 나서면서 외국 기업 M&A가 늘고 있어요. 국내에서는 적당한 매물을 찾기 어려운 탓도 있지요. 이런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삼정어드바이저리는 해외 M&A를 전담하는 ‘크로스보더팀’도 신설했습니다.”

10여 년 전 갑작스레 닥친 외환위기로 인해 ‘비자발적’ M&A 시장이 형성됐던 점에 비춰보면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 팔려나가던 처지에서 이제 외국 기업들을 사들이는 입장으로 바뀌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실제 롯데그룹이나 두산그룹 같은 경우는 매우 공격적이고 성공적인 해외 M&A를 통해 사업 체질을 ‘글로벌’하게 바꾼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삼정어드바이저리는 해외 M&A에 차별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KPMG인터내셔널의 140여개국에 걸친 방대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무기다. KPMG인터내셔널은 M&A 자문 실적에서 세계 1, 2위를 다툴 만큼 글로벌 M&A 자문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삼정KPMG그룹이 해외 주요 국가에 자체적으로 파견한 전문가 그룹인 ‘코리안 데스크’도 해외 M&A 업무에 든든한 원군 역할을 한다.

국내 기업들의 크로스보더 딜을 성공적으로 주선하는 실적도 점차 쌓여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삼성전자의 네덜란드 디스플레이 기술업체 리쿠아비스타(Liquavista) 인수, 한전과 독일 엔지니어링업체 우데(Uhde)의 합작법인(KEPCO-Uhde Inc.) 설립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현재 다수의 크로스보더 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신 총괄부대표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M&A 거래에서 자문사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할까? 물론 기업을 사고파는 양쪽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가장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문사가 중개자 혹은 조율사로서 딜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자문사는 M&A 거래를 시도하는 양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딜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하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합니다. 가격이나 조건을 결정하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이슈가 발생하면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자문사의 몫이지요. 특히 자문사의 역할은 퍼블릭 딜보다 프라이빗 딜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M&A는 크게 딜 소싱(sourcing), 딜 진행, 딜 클로징(closing)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딜 소싱은 매수자나 매도자의 필요에 맞춰 적절한 타깃을 선정하고 접촉해 실제로 매물화하는 작업이다. 비유하자면 거래할 물건(기업)을 끄집어내 매대에 올려놓고 흥정을 붙이는 과정인 셈이다.

딜 소싱은 또 2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을 매수자와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둘째는 고객(매수자)의 요구에 맞는 기업을 발굴해 M&A 거래를 유도하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딜 소싱은 후자라고 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매물을 찾아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매수·매도자 모두 ‘윈윈’해야 거래 성사

딜 진행은 매수자, 매도자 쌍방의 입장을 고려해 거래 조건과 가격 등에서 최적의 합의점을 도출해나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판이 깨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문사 입장에서는 그간의 노력이 헛수고로 끝나는 셈이다. 따라서 거래 구조를 쌍방이 모두 납득할 수 있도록 잘 짜야 한다. 딜 클로징은 말 그대로 M&A 거래가 최종적으로 성사되는 것을 말한다.

성공적인 M&A를 위한 특별한 비결 같은 게 있을까? 신 총괄부대표의 말이다. “M&A가 성공하려면 M&A의 필요성이 쌍방간에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매도자의 매각 이유와 매수자의 인수 시너지 효과가 잘 매치돼야 한다는 뜻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문사는 매도자, 매수자의 대리인으로서 쌍방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Tip | 삼정KPMG어드바이저리는…

재무자문·경영컨설팅 원스톱 서비스 제공

●● 삼정KPMG어드바이저리는 재무자문(FAS: Finance Advisory Service)과 경영컨설팅(BCS: Business Consulting Service)을 함께 제공하는 종합 재무자문사다. 전체 조직도 크게 FAS와 BCS의 두 사업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FAS 부문은 M&A 재무자문, M&A 회계자문, 구조조정 자문, 부동산 자문, 부정행위 조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BCS 부문은 전략 컨설팅, 인사·조직 컨설팅, 혁신 컨설팅, 기후변화 컨설팅, 헬스케어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다.

신경섭 총괄부대표는 삼정KPMG어드바이저리를 대표하면서 FAS 부문을 직접 관장한다. FAS 부문의 주력 사업은 M&A 관련 업무다. M&A 재무자문과 회계자문이 전체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서는 가치평가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M&A를 하려면 인수 대상의 적정가격을 산출하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라 ‘영업권 손상 테스트(인수한 자산의 가치를 정기적으로 검증해 감액된 가치만큼 상각하는 것)’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도 가치평가 수요가 많아진 배경 중 하나다.

신경섭 총괄부대표는 “재무자문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수행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및 글로벌화를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이자 포부”라고 비전을 밝혔다.

김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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