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경 모나미 대표는 개 사랑이 유별난 CEO(최고경영자)다. 애완견을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사옥 옥상에다 개를 키울 정도다. 그래야 업무 시간에도 자주 볼 수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경기도 용인시 모나미 본사는 24시간 내내 개 짖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송 대표는 “개는 상대방이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를 떠나서 자기와 친구라고 생각할 때 깊은 신뢰감을 나타내는데 개가 충절의 동물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나미 사옥 옥상에 송하경 대표가 모습을 보이자 어른 키를 훌쩍 넘는 개들이 꼬리를 흔들어대느라 정신이 없다. 송 대표가 이곳에서 기르는 개는 로트와이어, 셰퍼드, 닥스훈트, 복서, 도베르만 등 5종 9마리다. 사진 촬영을 위해 로트와이어종 ‘포커스’를 견사에서 꺼낸 송 대표가 “제츠(독일어로 ‘앉아’) 플라츠(엎드려)”라고 외치자 송아지만 한 맹견 포커스가 어린 애처럼 다소곳이 앉아 엎드린다.



“이 녀석이 보기에는 이렇게 순해보여도 제가 ‘파스!’(물어)라고 외치면 금세 맹견으로 돌변합니다. 그렇다고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요. 주인 명령 없이는 절대로 물지 않는 순둥이 녀석이죠.”



독일에서 태어나서인지 포커스를 훈련할 때 독일어를 사용한다. 송 대표의 애견 포커스는 도그 쇼 7개국 챔피언으로 로트와이어종의 표본이라고 불릴 만큼 혈통이 좋다. 이처럼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의 집무실 바로 위에 있는 견사에 올라가 개들을 훈련하며 망중한을 보내고 있다.



“유럽 사람들에게 개는 반려 수준이 아니라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동물이에요. 자그마한 닥스훈트(다리가 짧고 주둥이가 긴 영국산 개)는 원래 농장에 피해를 주는 두더지를 잡는 개였어요. 그러다보니 “이것 봐라, 내 개는 이렇게 일 잘한다”고 자랑하기 시작해 우수한 개들이 모인 것이 바로 도그 쇼입니다.”



송 대표에게 개는 자식과 같다. 개뿐만 아니라 그는 고양이, 말, 앵무새 등 동물을 좋아한다.



“20여 년 전 일이에요. 눈이 펑펑 오는 날이었는데 집에서 키우던 암컷 고양이가 집 앞 마당에 배를 깔고 누워 있는 게 아니겠어요. 가까이 가보니 함께 키우던 애완견 요크셔테리어종 수놈이 그 녀석 배 아래에 있었어요. 개 다리에 경련이 일자 고양이가 개를 보듬어주고 있었던 겁니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라고 하는데 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서로 아끼는 마음이 어찌나 각별하던지….”



송 대표는 개에게서 인생의 지혜를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심지어 회사경영 방법까지도 애견을 통해 배운다는 게 그의 진솔한 대답이다.



“제가 원하는 것을 저 녀석들(개)에게 정확하게 알려주고 그에 따라 보상하면 개는 절대로 사람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네 삶은 어떤가요. 배신이 난무하지 않습니까. 요즘 말로 치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정답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이를 가리켜 ‘개의 관점(View of Dog)’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등 서구 경영학계에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개념을 설명할 때 이 단어를 종종 사용한다.



 이외에도 송 대표는 경기 안성시 일죽면 모나미 물류창고 옆에 ‘모나미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개를 훈련시키고 품종개량을 하기 위해 1999년에 설립했는데 현재 50여 마리가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송 대표의 꿈은 세계적인 개 훈련 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세계적인 개 훈련 대회에서는 4킬로미터에 걸친 수색, 주인의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 도망자를 찾아내 공격하는 것 등 세 분야를 심사한다. 각 분야당 100점씩으로 300점 만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개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간다. 송 대표의 최고 성적은 40위로 1차 목표는 20위권 진입이다.



송 대표의 또 다른 꿈은 체계적인 개 육성이다. 우수한 종자를 육성하는 것 외에 개 훈련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별도시설을 8월 중 오픈한다. 이곳 종견장에는 군견훈련소 출신 전문 교관 5명이 배치돼 있다. 틈날 때마다 해외 지인들을 통해 개 훈련에 관한 서적, 동영상 등을 구해 공부한 결과 지금은 국내에서 개 훈련에 관한 한 가장 체계적인 이론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대표 스스로도 “개 훈련에 관한 트렌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자부할 정도다.



 개 훈련에 전념하기 위해 그는 2003년 문을 연 애견용품 전문 쇼핑몰 ‘모나미펫’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선 동물병원인 ‘닥터펫’을 최근 매각했다. 지금까지 모나미펫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수입산을 포함해 총 3000여 종의 애견용품을 팔아왔다. 닥터펫은 국내 유일의 동물용 MRI(자기공명영상촬영) 장비를 구비한 병원. 일반 동물병원에서 할 수 없는 어려운 수술을 맡아왔다. 국내 개 관련 시설로는 단연 최고 수준이다. 대신 그는 사이언스 다이어트사의 개 사료 등을 국내 수입해 유통할 계획이다.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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