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부산 광복동 농협빌딩 브리태니커 부산지사. 27살의 신참 판매사원이 앉아 있다. 바로 그때 어수룩한 판매사원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왔다.
“오늘은 두 세트밖에 팔지 못했네요.”
순간 젊은이의 귀가 번쩍 뜨였다. 당시는 브리태니커 사전 한 세트를 팔면 양복 한 벌 값을 수당으로 받던 시대였다.
“지금까지 몇 세트 파셨어요?”
“저요? 별로 많이 못 팔았어요. 한 17세트?”
그의 대답은 판매에 대한 젊은이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저 사람도 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해보자!’
그로부터 정확히 1년 후, 이 숫기 없던 젊은이는 전 세계 브리태니커 판매사원 중 최고에게 주는 ‘벤튼상’을 수상했다. 1973년 지역장, 1976년 상무에 오르더니 1980년에는 일본 출판인의 도움으로 도서출판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직원 7명 자본금 7000만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31년이 지난 지금, 한국기업사를 다시 쓰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웅진그룹은 출판업에서 출발, 지금은 신소재, 환경, 화학, 금융, 건설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과 윤 회장과의 대담은 지난 3월15일 서울 충무로 웅진그룹 본사 회장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실패 없이 성공만 했다고 생각하는데

   

 인생에서 실패 50% 넘어요”

“3년 이내 ‘세계 1등’할 수 있는 분야 찾아내라” 직원들에 지시 

 실패해도 도전 중요 …요즘 젊은 세대 도전정신 약해 안타까워

웅진그룹은 지난 1970년 이후 창업한 국내 기업 가운데 매출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4개 기업(웅진, 휴맥스, NHN, 이랜드)중 한 곳이다. 지난해 웅진그룹의 매출은 5조2392억원으로 전년보다 11.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4.5% 늘어난 4577억원을 기록했다.

웅진의 성장 발자취가 가진 특색은 끊임없는 새로운 발상으로 모든 사업을 남들보다 앞서 블루오션으로 전환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기까지는 조직원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존중해온 윤 회장의 열린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윤리경영 투명경영 정신과 창조적인 혁신 마인드를 끊임없이 조직 구성원 모두에서 불어넣는 그는 오늘날 한국의 대표적인 ‘창조적 경영 리더’이다.

 윤 회장은 인재가 회사의 기초라고 생각한다. 그가 원하는 인재상은 1억원을 안전하게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다. 그가 ‘또또사랑’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개인의 창의성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싶어서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는 뜻의 또또사랑이 사내 결속과 긍정의 힘을 가리킨다면 신기경영은 신나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혹자는 이를 가리켜 ‘신바람 경영’이라고 말한다. 

  

강석진 회장(이하 강 회장) | 웅진 하면 외부에서 볼 때 굉장히 독특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또또사랑, 신기경영은 대단히 독창적인 개념이고 새로운 용어들입니다.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결국 사람중심경영(People Oriented Management), 사람중심조직문화(People Oriented Culture)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이런 사람중심경영을 하려고 생각하셨나요?

윤석금 회장(이하 윤 회장) | 제가 한 가지 여쭤볼게요. 혁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보십니까. 혹시 어떻게 혁신을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 있으세요. 저는 그 해답을 문화와 교육에서 찾습니다. 우리 직원들에게 웅진의 기업문화가 뭐냐고 물어보신다면 아마 ‘또또사랑’이라고 할 겁니다. 1980년 회사를 세우고 무엇으로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까 고민했는데, 그때 생각한 것이 바로 ‘사랑’이었어요. 이듬해 ‘또 사랑하자’, 또 그 이듬해에는 ‘또또 사랑하자’라고 한 것이 바로 ‘또또사랑’이 된 거예요. 그게 1982년 일이죠.

강 회장 |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1982년이면,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이네요. 당시만 해도 회사 사장이 ‘사랑합시다’라고 말하기가 굉장히 쑥스럽던 시절 아니었나요.

윤 회장 | (그 시절을 회상하는 듯 윤 회장의 시선이 허공을 향했다) 맞아요. 당시는 그랬어요. 사랑한다고 하면 다들 얼굴 붉히고 부끄럽게 생각했죠. 종교집단이라면 모를까.(웃음) 제가 사랑을 내세운 건 순전히 저를 위해서였어요. 생각해보니 저는 사랑할 때 기분이 좋고, 신나면 아이디어가 샘솟더라고요. 사랑이 바로 신바람의 원동력이고 이것이 바로 ‘신기경영’의 밑거름이 된 겁니다. 

강 회장 | 웅진그룹은 직위나 소속에 관계없이 직원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신속히 받아들인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윤 회장님은 어떤 이유로 사람 중심의 창조적인 기업문화를 만들 생각을 하셨나요. 

윤 회장 | 많은 사람들은 위에서 지시하는 걸 반대하면 무조건 부정이라고 생각해요

강 회장 | 아무래도 우리 동양문화권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였었죠.

윤 회장 | 전 올바른 경영자라면 반대 소리에 귀 기울이고 오히려 기회를 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반대의견을 내지 않는 사람은 임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해요. 반대의견이 없다는 건 그만큼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거 아니겠어요?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것도 반대에서 시작됩니다.   

사업 확대를 놓고 대화하던 윤 회장이 에피소드 한 가지를 들려줬다. 몇 해 전 모 경영대 특강에서 윤 회장은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받았다.

“웅진그룹이 지금 하시는 게 문어발식 경영 아닙니까.”

윤 회장은 순간 멈칫했다. ‘나와 우리 웅진을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잠시 후 윤 회장은 학생의 질문에 쾌도난마식으로 대답했다.

“저는 ‘문어발식’이라는 경영 용어가 외국에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령 세계 최고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만 해도 사업 분야가 수십 가지예요. 그런데 GE에 대해 문어발식 경영이라고 질책하는 소리 들어보셨습니까. 기업은 능력이 되면 더 많은 새로운 일을 벌려야 합니다. 그래야 고용이 늘고 세금도 많이 냅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전직 GE코리아 회장인 강 회장은 “그런 관점에서 보면 GE야말로 가장 문어발식 기업이겠다”며 껄껄 웃었다.

강 회장 | 윤 회장님께서는 각 계열사 임원들에게 경영을 전체적으로 위임하시는 것 같습니다. 전문경영인들에게 그처럼 과감하게 경영을 위임하기가 어렵지 않으셨나요. 

윤 회장 | 잘 보셨습니다. 책임경영이 잘 뿌리를 내려야 기업이 제대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후배 경영자들에게 틈날 때마다 지시와 명령은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지시와 명령만 하는 조직에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이 나올 수 없습니다. (배석한 홍보임원을 가리키며) 여기 홍보담당 임원이 사장단 회의에 들어와서 봤겠지만 하다못해 저는 지금껏 단 한번도 특정 하청업체 제품을 쓰라고 지시한 적이 없어요. (윤 회장의 말에 홍보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 회장 | (순간 뭔가 떠오른 듯) 윤 회장님과 웅진그룹의 경영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투 톱(Two Tops) 리더십’ 스타일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그룹 오너의 경영철학과 비전이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과 상호조화를 이루면서 경영성과가 극대화 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순간 윤 회장의 얼굴에 약간 상기된 표정이 묻어 나왔다. 자신의 경영방식을 경영학적으로 분석해서였을까.)

윤 회장 | 동감입니다. 가령 신규로 진출한 사업 추진이 어렵다면 책임을 진 경영자와 임원들과 함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주고 도와주는 게 제 임무예요. 전 수시로 임원들에게 전화를 거는 편이예요. 특별한 지시사항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생각나면 전화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회의석상에서 마주하기 어려운 회장과 직접 통화를 하니 임원들이 신바람을 내며 일할 수밖에요. 권한은 사장에게 위임하면서도 비전과 경영철학을 공유하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 회장 | 웅진 하면 또 떠오르는 게 학습문화입니다. 윤 회장님 스스로가 끊임없이 학습하는 경영자이신데, 웅진의 인재개발과 직원교육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윤 회장 | 인재는 나무와 같습니다. 나무를 키우는 데 물이 필요하다면 인재를 키우는 데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직원교육은 돈만 많이 들어갈 뿐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을 하는데, 꾸준한 교육은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중 엄청난 결과로 이어집니다. 저는 업무시간의 50%는 일하고 50%는 교육하라고 합니다.

2009년 3월 영국 선데이타임즈는 환경 분야에서 두드러진 투자실적을 보인 친환경 부자 100명을 발표했는데 윤 회장은 69위를 차지했다. 그의 환경사랑은 윤리, 투명경영과 연결된다. 기업 환경이 깨끗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윤 회장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한번은 검찰에서 특강을 요청해온 일이 있었다. 일정 때문에 정중히 거절했더니 검찰 쪽 관계자는 “기업인은 강사로 초빙하기가 무척 어렵다. 지금까지 문제가 없는 기업이어야 하고, 앞으로도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강사가 바로 윤 회장이니 꼭 참석해달라”는 것이었다. 그가 지배구조를 지주회사로 전환시킨 것도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강 회장 | 최근 환경산업과 환경경영은 핵심과제가 돼 있습니다. 웅진은 친환경경영을 앞장서서 실천해오시지 않았습니까.

윤 회장 | 전 우리 웅진그룹이 오늘날 이렇게 성장하게 된 것은 투명경영 때문이라고 봅니다. 사랑과 공정성을 살릴 수 있었던 것도 투명경영을 실천했기 때문이죠. 저는 환경경영의 개념을 좀 넓게 보는 편입니다. 미래는 환경경영의 시대일 거라고 확신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가장 중요한 게 바로 환경입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죽이는 건데, 어떤 회사가 환경을 생각하는지는 소비자가 냉철하게 판단할 거예요.

강 회장 | 오늘날 경영의 핵심 화두가 창조경영인데, 예술과 창조경영은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접견실을 빙 둘러보며) 이 방에 걸린 미술작품들도 하나같이 창조적인 것들이네요.

윤 회장 | 저도 그 부분에 동감합니다. 디자인이 빼어난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호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잖습니까. 음악, 미술은 기업의 제품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저도 요즘 이 부분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고민하고 있어요.

대담이 끝난 뒤 윤 회장은 접견실 밖에 걸려 있는 한 그림 앞에 섰다. “전 이 그림이 참 맘에 들어요. 일단 색상이 밝아서 보면 마음이 편해.” 풍경화로 보이는 그림 아랫부분을 보니 강 회장의 영문사인이 있었다.

기자가 “어디를 배경으로 그린 건가요”라고 묻자 강 회장이 “체코 프라하 시 외곽에 있는 한 농촌마을인데, 해바라기 밭이 끝없이 펼쳐진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노란 해바라기가 화사하게 수놓아져 있는 그림 속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재충전되는 느낌이다.

웅진의 다음 목표는 ‘세계 1등 기업’이다. 사원 2~3명이 모인 곳이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화두가 바로 ‘우리 분야를 어떻게 세계 1등으로 만드느냐’다.

강 회장 | 지난해 기준 웅진그룹의 재계순위가 33위인데요. 30년 만에 거둔 쾌거입니다. 윤 회장님께서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신사업을 창업해 오신 기업가 정신과 모험 정신이 투철하신 분입니다.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사업에 1조원을 투자하셔서 세계에서 최단기간에 공장건설을 완성하여 성공적으로 생산에 들어갔는데요. 이러한 최첨단 소재 산업분야 진출은 왠만한 경영자 같았으면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요.

윤 회장 | 에너지 분야는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산업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후발주자인데도 잉곳(태양광전지 핵심 소재) 부문 기술경쟁력이 세계 1위예요. 결국 어느 업종이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빠르게 성공한 것도 기술경쟁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강 회장 |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웅진은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윤 회장 | 작년부터 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게 ‘세계 1등’이에요. 작년 3월 일본 교토에 있는 교세라와 호리바제작소를 다녀와서 느낀 게 모름지기 세계 1등이 되려면 규모만 큰 게 아니라, 기술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새해 첫날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3년 이내’ 우리가 세계 1등을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수준이 어디인지, 세계 1등과는 격차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고 수치화시키라고 했어요.

강 회장 |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윤 회장 | 그 점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런 혁신을 리더가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리더는 혁신과 창조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흐지부지 끝내려면 차라리 시작하지 않은 것만 못해요. 저는 매달 세계 1등 비전과 관련해 직원들을 교육하고 추진 사항을 발표하게 합니다. 그리고 전 직원이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 ‘세계 1등’을 외쳐요. 2~3명이 모인 곳에서는 늘 ‘세계 1등’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게 합니다.

웅진그룹은 늘 시장의 예상보다 한발 앞서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웅진의 다음 먹을거리는 무엇일까.

“당분간은 태양광, 수(水) 처리, 케미컬 등 기존 사업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이 분야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 그때 가서 신사업 진출을 검토할 겁니다.”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회장은 “현재 미국, 독일, 중국, 싱가포르 수 처리 기업 인수를 검토중이며 앞으로의 기업인수도 기존 사업과 연계된 분야에 한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언론과 인터뷰에 잘 나서지 않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경영자가 내실을 기해야지 언론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런 그가 그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곳이 학생,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이다. 자신을 자랑하려는 게 아니다. 기업과 학교에 혁신·도전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지식 기부다.

강 회장 | 요즘 젊은 세대들이 창업정신과 도전정신이 많이 약해지고 있는데 어느 누구보다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가지신 경영자로서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윤 회장 | 지난주 연세대 경영대 졸업식에 참석해 440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어요. 주로 도전정신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제가 그랬어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내가 도전정신으로 창업을 해서 많은 사람을 고용했다면 삶의 가치나 질이 달라진다고 말이죠. 그런 면에서 저는 끊임없이 도전한 편이에요. 업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말이죠. 사실 경영학 논리로 보면 본인이 잘 아는 분야를 파고들어야 성공확률이 높아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새로운 개척지를 가는 게 얼마나 부담스럽습니까. 하지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도전을 즐기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게 세상이치예요. 저는 지금까지 도전을 즐겼고 지금도 즐기고 있어요.

강 회장 | 도전을 즐긴다는 그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실패하더라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다’는 그거 기가 막힌 메시지네요.

윤 회장 | 많은 사람들이 제가 실패 없이 성공만 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제 인생에 있어 실패는 50%가 넘을 겁니다.

강 회장 |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오, 그렇게 많습니까. 그런 사실을 처음 들었습니다.

윤 회장 | 우리 직원들도 잘 모르는데, 실패는 금세 잊어버리니 그럴 수밖에요. 자 봅시다. 청소, 교구 렌탈, 침구류, 여성 속옷사업, 심지어 전기밥솥을 만드는 사업은 모두 제가 실패한 분야예요. 만일 도전하는 것마다 다 성공한다면 그건 도전이 아니에요. 도전은 일정부분 실패가 필요합니다. 저는 제 스스로 50%만 실패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어차피 기업 경영이라는 게 하나의 성공이 그동안의 실패를 다 만회해주니까요.

윤 회장은 지금도 시간이 날 때면 ‘테무친(칭기즈칸의 어릴 적 이름)의 편지’를 읽는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을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칭기즈칸이 됐다.”

이 글을 읽으며 그는 잠시 느슨해졌던 자신의 열정에 다시 채찍질을 가한다고 한다. 칭기즈칸이 그랬던 것처럼 윤 회장의 눈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를 향해 있다.

 

■ 강석진 회장은… 

연세대 대학원(공업경영학 석사)을 졸업하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30여년 간 제너럴일렉트릭(GE)에 몸담았고, 그중 20년은 GE코리아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 전문경영인학회 이사장, 서강대·이화여대 경영대 겸임교수, CEO컨설팅그룹 회장이다. 서양화가로도 활동해 세계미술문화진흥회 이사장과 한·일 서양화 교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역서: <당신의 운명을 지배하라>, , <잭 웰치와 GE방식> 등

/ 대담 :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 / 정리 :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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