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로펌업계의 최대 화두는 변화와 도전이다. 법률 서비스 시장도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 전문의 최초 로펌인 ‘Kim, Chang & Lee(법무법인 양헌)’의 김승열(49) 대표변호사도 전문분야를 확대하며 경쟁력 제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환경•방송통신•교육•저작권 등

  요즘 ‘뜨는 분야’로 영역 확대할 것”

 “변호사가 분야별 전문성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분야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현장에서 발로 뛰어다니면서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김승열 대표변호사는 로스쿨 졸업생들의 본격적인 사회 진출과 법률 시장 개방을 앞두고 시장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양헌은 40여 명의 변호사들이 주로 M&A·회사법 관련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형 로펌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 발휘할 계획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변호사는 사법시험 합격 후 미국에서 금융관계법을 전공하고, 뉴욕 주에서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그는 미국 10대 로펌 중 하나인 폴 와이즈(Paul, Weiss)에서 M&A 업무를 담당했다.

2003년 법무법인 삼영을 설립해 주로 금융권을 대상으로 전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그는 법무법인 양헌과의 기업결합을 통해 대표변호사로 합류했다.

그는 그동안 M&A 자문과 금융 분야의 전문변호사로 활동했다. 이 분야에 대한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사법연수원·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등에서 회사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강의했으며, 외국계 기업의 M&A에 대한 자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은행·리스사·저축은행에서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각종 법률문제를 자문해 주기도 했다. 통상부의 무역정책자문위원, 재경부의 전문위원, 금융감독위의 자체 규제개혁위원 활동 등의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와 기업들에 대해 M&A를 비롯한 기업법과 금융 관련 법률 자문을 전담하는 회사법 전문변호사로서 활동했다.

그는 최근 이러한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문분야를 넓히고 있다. 김 변호사의 화두는 ‘미래’다. 그가 최근에 주력하는 분야는 요즘 한창 떠오르고 있는 환경·교육·방송통신 및 저작권이다. 경쟁이 치열한 로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다변화를 통해 시장을 넓히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는 “M&A와 금융 프로젝트성 법률 자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새로운 분야에서 기업이나 정부 등 고객이 먼저 손을 내밀도록 전문성 등 역량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금융 및 회사법 전문변호사에서 환경·교육·방송통신·저작권법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그의 전문성은 공공분야의 활동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최근 환경부의 고문 변호사로 위촉돼 각종 환경 법률문제를 자문하고 있다. 16년간의 서울시 교육청 고문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학기술부의 고문변호사로서 법률 자문뿐만 아니라 외국학교설립심사위원회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 로펌 시절부터의 통신 분야 법률 자문을 기반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고문변호사로 위촉됐으며, 한국학술문예저작권협회에서 문예 학술 분야의 저작권 보호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공익활동에도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한상사중재원에서의 중재활동을 비롯해,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거래소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러한 실무경험을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하는 등 그의 학문적인 열정은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는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공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한몫을 했다. 최근에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이사로 취임해 변호사의 사회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협회 차원의 공익적인 활동에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변호사는 자유 전문직입니다. 비즈니스 전문분야에서 자유로이 전문성을 제고하는 한편,  정부나 공익적인 분야에서의 전문적인 활동과 봉사를 통해 개인적으로도 만족하고 사회에도 공헌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양헌의 사무실 복도에는 각종 그림과 조각상들이 전시돼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일에 파묻혀 밤새기 일쑤인 변호사들에게 일과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김 변호사의 취미는 색소폰 연주와 사진 촬영이다.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라고 하면 성격이 ‘법대로 식’의 딱딱함일 것이라는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색소폰 연주가 취미…일주일에 한 번 연주회에 참여

그는 바쁜 와중에도 지난해까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오케스트라 모임에 나가 연습하기도 하고, 연주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금은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하느라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안타깝다고 한다. 지난해 봄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고. 또 은평의 장애인 마을 등에서 가진 자선공연 등에서는 말할 수 없는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연주자로서 같이 화음을 맞추고 다른 악기의 소리를 듣는 순간, 짜릿했어요.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어요. 사진 촬영은 또 다른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는 창작활동으로서 너무 매력적인 일입니다. 요즘은 바빠서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지만 40~50대 중년 직장인으로선 좋은 취미활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