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는 시작일 뿐,

            아시아 모든 국가로 뻗칠 것”

인터넷 발달로 도박 산업 초고속 성장… 개발도상국 재원 마련에 활용

주중 어느 날 오후, 마카오 해안에 있는 샌즈(Sands) 카지노의 블랙잭 테이블마다 장사진을 이룬다. 돈을 걸려는 손님들이 빈자리를 찾아 서로 밀친다. 한 남자가 의자를 차지하자마자 칩 한 더미를 소리 나게 내려놓는다. 20만 평방피트에 달하는 이 도박 신전을 2층에서 내려다보면 블랙잭, 크랩스(craps), 아시아 주사위 게임 등을 위한 테이블이 꽉 들어찬 길고 넓은 방 가득 사람들이 넘쳐난다. 도박을 마치고 나면 손님들은 라스베이거스 스타일 쇼를 구경하거나 카르티에 시계, 루이뷔통 핸드백으로 넘치는 근처 쇼핑몰을 찾아 간다. 마카오와 세계 곳곳에서 이처럼 합법적 도박을 핵심으로 한 관광 산업을 만들어 냄에 따라 카지노들은 앞으로도 번창하게 될 것이다.

19세기, 최초로 합법적인 도박을 시작한 곳은 마카오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의 카지노는 최근까지만 해도 어두컴컴하고 몇 안 되는 손님이 시간을 때우는 작고 초라한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5년 사이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마카오는 도박의 메카로 변신했다. 2004년 라스베이거스 거물 셸던 아델슨(Sheldon Adelson) 소유의 샌즈가 마카오 최초로 서구인이 운영하는 카지노로 문을 열었고,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카지노 개발자인 스티브 윈(Steve Wynn)은 같은 해 9월에 12억달러를 들여 윈 마카오를 개장했다. 현재 이 특별 구역에는 내외국인 소유를 합쳐 23개의 카지노가 있고, 개점을 준비 중인 카지노도 여럿이다. 지난 해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은 68억달러로, 라스베이거스의 65억달러를 넘어섰다. 아델슨은 최근 200만 명 이상의 잠재적 관광객을 가진 홍콩에서 5시간 거리인 마카오에 대한 투자 확장 계획을 설명하는 인터뷰에서 “이건 얼음 벌판에 있는 사람한테 담요를 갖다 주거나 사막에서 물을 주는 것처럼, 생각할 필요가 없는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카지노 확산은 마카오만의 일이 아니다. 몇 십 년 동안 합법적 도박은 세계 몇 곳에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합법적 게임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으로 늘었다.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 Coopers)는 현재 세계 도박 산업 총수입이 800억달러에 이르고, 2010년에는 12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세계 크루즈 산업은 한 해에 170억달러밖에 벌어들이지 못한다.

도박 산업 2010년 1250억달러 전망

합법적인 도박이 확산된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개발도상국 소비자의 씀씀이가 늘어났고, 카지노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데다 여러 나라에서 전제주의 통치가 종식되면서 사회도덕이 개방됐기 때문이다.
인터넷 또한 이 같은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인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세계 관광 산업이 확장되면서 경쟁이 불붙은 것이다. 관광객에게 문을 활짝 열어젖힌 지역이 많아진 시대, 개발도상국들이 관광객을 끌어들일 온갖 전략을 짜내는 이때 도박은 비교 우위를 점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해외 휴가 인구를 유혹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합법 도박은 세계에서 가장 세계화된 산업일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번화가인 네프스키 프로스펙트(Nevsky Prospekt)에 줄줄이 들어선 카지노를 포함해 800개가 넘는 카지노엔 고객들이 담배 연기 가득 찬 게임룸에서 레이디 럭(Lady Luck)과 함께 돌아가고 있다. 유럽 카지노협회는 유럽에 1000개가 넘는 카지노가 있음을 자랑스럽게 밝힌다. 카지노는 아프리카로도 확산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2004년 11억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라틴아메리카도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는 80개 가까운 도박 시설이 있고, 온라인 도박의 세계 허브 노릇을 하고 있는 자그마한 코스타리카는 25개의 카지노를 자랑한다. 앤티가처럼 더욱 작은 카리브해 나라는 100개가 넘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국가 경제의 커다란 부분이 도박 산업에 의존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라틴아메리카 도박 산업이 이렇게 급신장한 까닭은 소비자들의 수입이 늘어난 덕분이다. IMF는 지난 해 라틴아메리카의 GDP 성장률이 4.7%에 이르러 2004~2006년의 3년간 성장률이 1970년대 이후 이 지역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추산했다.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이 된 것은 급속한 경제 성장 덕분이다. 호주는 물론이고 버마, 베트남에까지 이미 카지노가 들어가 있다. 심지어 북한에도 몇 곳이 있다. 얌전한 척하기로 유명한 싱가포르도 라스베이거스 식 카지노 리조트 두 곳의 개장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인도 고아(Goa)도 기존 한 곳에 더해 해안에 다섯 개의 선상 카지노를 허가할 계획이다.

“마카오는 시작일 뿐이다.” 온타리오주 워털루대학의 마카오 도박 산업 전문가 소니 로(Sonny Lo)의 말이다. “곧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가 도박 산업을 시작할 것이다.”

도박이 세계화 및 현대화와 연계됨에 따라 범죄 등은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도박이 합법화하자 그 동안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던 부작용이 표면화될 조짐이다. 소비자 부채가 크게 늘어나 자칫 개발도상국의 재정적 정치적 안정을 잠식할 수 있고, 또한 정치적 경제적 기득권자가 더욱 큰 이익을 얻는 반면 새로 못 가진 계층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된 카지노는 크랩 테이블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세계 경제로 진입하는 발판을 만들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줄 것이다. 비록 상업적 카지노 도입으로 라스베이거스와 몬테카를로 같은 곳도 아직 골머리를 앓고 있는 조직범죄와 돈세탁을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줄여 줄 수는 있다. 아울러 합법적 도박은 어렵고 인기 없는 세금 제도를 새로 도입하지 않고도 국가 경제를 윤택하게 하는 효율적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국경을 무력화 시킨 온라인 도박

‘내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일은 아니지만 두 번째 정도는 될 것이다. 이는 지난 15년 사이 합법적인 도박 산업을 위한 온상을 발판으로 여러 갈래로 변신을 꾀했다(물론 아직도 세계 많은 곳에서 불법 도박이 판을 치고 있다). 동유럽, 라틴 아메리카, 특히 아시아의 도시 중산층 즉, 여윳돈을 가진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치적 환경의 변화도 겪었다. 전제주의 통치에서 민주주의로 바뀌면서 연쇄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촉진시켰는데, 특히 국가가 역사적으로 도덕 심판자 역할을 했던 나라에서 두드러졌다. 이것이 사회적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기 같은 행동을 개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는 생각을 부추겼다. 온정적 전제주의 정부와 가톨릭교회가 사회 도덕률을 지배했던 멕시코에서 입법부 의원들은 도박을 합법화하자는 법률안을 계속 제출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정부가 인종 차별 법률에 더불어 엄격한 사회적 제한을 가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많은 국민이 도박이나 스트립쇼 같은, 전에는 금지됐던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된 위성 텔레비전의 발달로 도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커다란 포커판이 보고 즐기는 스포츠로 발전하면서 세계적 위성 네트워크에 게임 편성이 확대됐다. 또한 세계 채널이 유럽 축구 경기를 전 세계로 중계하면서 축구 도박을 즐기는 관객 역시 세계로 확산됐다.

그리고 인터넷이 등장했다. 도박 산업의 완결판으로 웹은 글자 그대로 아무 규제 없이 아무나 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아무 때나 즐길 수 있게 보장해 주었다. 온라인 도박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무력화시킨다. 예를 들어 미국에 있는 플레이어는 미국 권력이 미치지 않는 앤티가 같은 곳에서 운용되는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 온라인 포커 하나만 해도 2002년 총수입이 9200만달러에서 2006년 40억달러로 성장했다. 도무지 식을 기세가 아니다. 세계 온라인 도박 시장은 현재 150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2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나라가 또한 해외 방문객을 새롭게 끌어들일 필요가 있음을 깨닫고 있다. 도박, 관광 같은 서비스 산업은 남의 일이 될 수 없으며 점차 낮은 가격과 임금에 민감해지고 있다. 관광은 보츠와나에서부터 태국에 이르기까지 개발도상국에게는 경화를 벌어들이는 주요 수단이 됐다. 관광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산업의 하나로, 전 세계 연간 총수입이 약 5000억달러에 달한다. 세계관광기구(World Tourism Organization)는 세계 해외 관광객 숫자가 2001년 6억9300만 명에서 2020년에는 10억56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2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보츠와나를 둘러싼 많은 나라가 분쟁으로 허우적댔다. 보츠와나는 사파리 산업에서 경쟁자가 거의 없었다. 오늘날 아프리카 남부가 거의 안정을 찾으면서 관광 산업이 부흥해 나미비아, 잠비아, 보츠와나 같은 나라들은 이미지를 바꾸고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 그들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카지노 리조트를 꿈꾼다. 도박은 관광 산업에 박차를 가하며, 관광은 다시 잠재적 도박꾼을 양산한다.

개발도상국이 강력한 관광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 아시아와 동유럽의 상황도 비슷하다. 조그만 섬나라 싱가포르에서는 훨씬 많은 문화유산을 가진 캄보디아, 중국 같은 관광지와 경쟁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고급 카지노 리조트를 장려한다. 실제로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X-factor’를 필요로 한다며 카지노 도입을 강력하게 이끌고 있다.

카지노를 만든다고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보장은 없다. 약한 법과 부패의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새 카지노 리조트로 창출되는 수입이 필연적으로 국가에 귀속되지는 않는 대신 카지노 주인과 중개상들이 돈을 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조차도 수입의 일부분은 해외로 흘러 나가며, 대신 정부는 카지노 운영자에게 세금을 거둘 권한을 가진다. 무엇보다도 거대 카지노 리조트는 엄청난 매몰 비용을 가지며 쉽게 골라 옮길 수도 없고, 따라서 정부는 카지노 운영자에 대한 권리를 갖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정부가 아프리카 남부에 걸쳐 카지노 리조트를 운영하는 선 인터내셔널(Sun International)을 설득해 이익의 1.5%를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카지노에서 긴요한 소득세를 끌어내는 게 남아프리카공화국 뿐만은 아니다. 불법 도박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합법적 도박에서 소득세 징수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소득에 세금을 물릴 수 없을 경우의 벌충도 가능하다. 탈세율이 높은 멕시코나 러시아 같은 나라에서는 도박 수수료가 그나마 징수하기 쉬운데, 아마 그 한 가지 이유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네 지역으로 통합 정리된 러시아의 카지노 산업에서 세금을 거둬들이는 게 더욱 쉽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도박세는 다른 소득세를 징수하지 못할 정도로 어지러운 개발도상국에서도 카지노를 통해 쉽게 거둬들일 수 있다.

나쁜 놈, 착한 놈, 그리고 못난 놈

버마 북동부의 몽라(Mong La)시는 다른 도박 허브와는 달리 아시아의 가장 가난한 나라, 가장 가난한 지역 가운데 한 곳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90년대 말 몽라에 카지노가 들어선 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버마 북동부 반군 장악 지역의 마약 밀매 조직인 United Wa State Army(UWSA)가 자금을 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카지노는 몽라의 사업가들이 국경 근처에 세워 네온사인과 대리석으로 단장을 했다. 마약 거물들이 오락 산업에도 손을 뻗친 것이다. 몽라는 춤과 연극을 공연하는 한편 태국에서 성도착자들을 데려와 종업원으로 쓰며, 약간의 비용만 지불하면 댄서들을 희롱하며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몽라는 한창 때 1년에 중국 관광객 35만 명을 받았지만 한번도 정부의 규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하루 저녁 도박이 끝나면 중국 손님들은 몽라 가라오케로 몰려가 매춘부나 수입 스카치를 산다. 몽라 도박장은 1998년에서 2004년 사이에 50억달러의 총수입을 올렸다. “국경에서 몽라로 들어가는 중국 관광객은 수백 명씩 된다. 중국 관광버스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이 도시를 취재한 태국 언론인 송폴 카오푸툼팁(Songpol Kaoputumtip)의 말이다.

수입 가운데 일부는 몽라의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쓰인다. 하지만 규제가 없다 보니 이익의 대부분은 다시 부도덕한 활동으로 흘러 들어간다. 한 갈래는 세계 최악 정권의 하나인 버마 군사 정권으로 가는 것이 틀림없고, 다른 갈래는 이웃 중국·라오스·태국으로 암페타민과 헤로인을 밀매하는 그룹을 비호하는 UWSA로 간다. 몽라를 걱정하던 베이징은 결국 버마 국경을 넘는 자국민의 여행 비자를 제한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2006년 봄까지 많은 몽라의 카지노가 문을 닫았으며, 태국에서 온 대부분의 댄서들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마카오 역시 한 때 규제받지 않는 도박의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었다. 1990년대 말 마카오는 ‘부러진 이빨’이라는 별명을 자랑하는 갱단이 매춘, 돈세탁 및 여러 불법 사업을 놓고 총기를 난사하는 전쟁을 목격했다. 마카오의 최고 도박 책임자가 머리에 총을 맞았고, 경찰 조사관들을 겨냥한 폭탄이 터졌다. 당시 총알이 난무하는 곳에 갇힌 관광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마카오의 치안 총수는 마카오의 갱들이 ‘한번도 목표를 빗나간 적이 없는 프로페셔널 킬러’들을 고용하기 때문에 관광객은 안전하다는 웃지 못 할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카지노가 늘어나 마카오는 몽라에는 없던 종류의 합법화하고 규제 가능한 도박의 이익을 누리게 됐다. 주주 및 서방 보안 기구에게 해명 가능한 다국적기업들이 마카오 카지노 산업에 투자하면서 이 특별 구역은 갱 폭력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돈세탁 역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살인 사건 발생률이 떨어지자 더욱 평화로워진 분위기는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기회를 만들었다. 마카오 문화원의 전 부원장인 게리 응가이(Gary Ngai)는 이렇게 말한다. “마카오의 이미지는 확 바뀌었다. 관광객이 밀려오고, 걸어서 돌아다니며 마카오의 문화 유적지를 둘러본다.”

마카오와 몽라는 합법적 도박의 세계화와 성장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몽라처럼 규제받지 않는 지역은 불법 도박 자금이 마약 밀수나 마피아 같은 범죄 조직으로 쉽게 흘러 들어갈 수 있다. 반대로 마카오의 도박 합법화 및 규제는 카지노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요 주식 시장에 등록하기 위한 국제 표준에 이르도록 만들었다. 또한 국가가 도박 산업에 대해 더욱 통제력을 가지며 돈세탁에 단호히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캄보디아의 카지노 운영사인 NagaCorp가 최근 홍콩 주식 시장에 상장되자 더욱 엄격한 돈세탁 규제를 받게 됐다. 캄보디아 정치가들은 NagaCorp의 성장과 규제로 카지노 소유주의 지하 커넥션 및 정치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이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불법 카지노가 너무 많으면 수익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캄보디아 야당 정치가 손 카이(Son Chhay)의 말이다.

국가가 카지노 리조트를 합법화하더라도 밤새 깨끗한 장사를 하지는 않는다. 부패와 불법 활동은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는 합법화와 함께 도박 관련 범죄에 확실하게 대처해야 한다. 현금을 교환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돈세탁은 아직도 합법적 카지노에서조차 만연한다. IMF는 돈세탁 범죄 액수가 매년 1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는데, 그 중 일부는 명백히 카지노를 통한다. 모나코 같은 선진국의 오래된 카지노조차도 마피아, 매춘, 마약 밀수 등과의 연관성을 끊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그건 비교의 문제이다. 불법 도박과 비교할 때 합법 도박장에서 마피아의 활동을 단속하는 건 쉽다. 특히 자체 하이테크 감시 장치, 재정 통제, 사설 보안 팀을 운용하는 카지노 리조트라면 더욱 그렇다. 또한 또 다른 성장 산업인 온라인 도박은 돈세탁에는 별로 인기가 없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는 익명으로 돈을 교환하기가 쉬운 전통적인 카지노와 달리 고객 정보를 확실히 저장할 수 있다.

결국 규제와 합법화는 마피아 거물에게 세력을 더해 주고 정치 시스템을 잠식하는 초법적 환경에서 개장되고 운영되는 카지노를 없앨 수 있다. 합법 도박의 확산은 또한 뚜렷한 경제적 사회적 이득을 가져다주며, 잠재적으로는 범죄에 빠지기 쉬운 젊은 층을 줄일 수도 있다. 재정 위기에 처했던 아르헨티나는 도박 산업으로 5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싱가포르는 카지노 프로젝트로 230만 노동자에게 추가로 3만5000개의 일자리를 얻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마카오 시위대가 남긴 교훈

그러나 도박의 세계화는 또 다른,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야기한다.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는 신용카드와 결합된 합법 도박의 성장으로 소비자 부채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아시아, 동유럽, 라틴 아메리카에서 신용카드와 소비자 대출은 현금 위주로 운용될 때와는 달리 사회로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개인 소비자 대출이 2000년 10억달러에서 4년 뒤 150억달러로 늘어났다.

신용 거래의 역사가 짧고 규제가 덜한 사회에서는 개인 파산이 폭발적으로 확산된다. 카지노 도박은 이러한 개인 파산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은행의 자본이 적고 대출 포트폴리오가 빈약한 나라에서는 소비자 부채로 인해 금융 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말, 한국 정부는 금융 위기를 벗어난 뒤 신용카드 발행 규제를 해제했다. 즉시 한국 사람들은 과열되기 시작했다. 소비자 부채로 인해 몇몇 금융기관이 파산 지경에 처했으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버블의 정점인 2003년 반으로 줄어들었다. 많은 라틴아메리카 국가 역시 소비자 대출과 관련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고유가로 들어온 돈과 결합돼 개인 대출이 쉬워진 베네수엘라에서는 2003년에서 2005년 사이에 소비자 씀씀이가 거의 두 배로 커졌다.

더욱 나쁜 건 합법 도박이 개발도상국 경제의 가치 사슬(value chain) 확립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비록 카지노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긴 하지만 숙련된 관리자 외에는 더 나은 제품이나 기술을 이끌어내지는 않는다. 일리노이대학 도박 경제 전문가인 존 워런 킨트(John Warren Kindt)는 말한다. “마카오는 도박이 어떤 제품도 만들지 않는다는 전형적인 사례다. … 당신의 발전을 도박에 걸 수는 없다.” 카지노로 창출된 일자리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기술이 중요하지 않은 서비스 노동이다. “마카오 노동 시장에 카지노 개장으로 많은 일거리가 만들어진다. ―너무 많이, 너무 빠르게….” 아시아 카지노 산업에 관한 책의 편집자인 캐시 슈(Cathy Hsu)는 말한다. “피고용자 대부분은 딜러로 남아 있다. … 진급 기회는 거의 없다는 말이다.”

합법 도박장에서 일하며 별로 얻는 것이 없음을 느낀, 특히 해외에서 놀러 온 고소득층 외국인을 보면서 노동자들은 정부에 반기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박 산업으로 거의 완전 고용 상태인 마카오에서는 5000명의 주민이 작년 5월 거리 행진을 하며 1999년 중국에 반환된 이래 가장 큰 데모를 했다. 시위대는 정부와 민간 부문의 유착을 비난하고 노동 정책에 불만을 터뜨리며 경찰과 충돌해 27명의 부상자를 냈다. 그들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통계 수치는 마카오의 임금 상승률이 급속한 경제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 시위로 정부는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 마카오 도박 산업 전문가인 로의 말이다. “노동자 시위는 빈부 격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또한 카지노 경제의 또 다른 위험한 면을 들추어냈다. “정부는 갈수록 부자가 돼 가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가?” 어느 시위 노동자의 물음이다. 오일달러처럼, 합법 도박은 정부에 직접 세금을 납부하는 소수 대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인 까닭에 카지노 수입 역시 국가가 챙기기 쉽다. 그 결과 거대 도박 기업에는 너무 관대하며 도리어 그들과 공모해 노동력을 수입하는 국가를 비난하는 마카오 시위대가 출현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도 사정은 비슷해서, 합법 도박은 돈세탁 규모를 줄일 수는 있지만 소수의 지도층에게 현금을 안겨 주어 커다란 금융 문제를 일으킨다. 일리노이대학의 킨트는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1990년대 예리코에 카지노를 허가했던 사례를 들었다. 카지노가 벌어들인 6000만달러로 추산되는 돈은 곧바로 아라파트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몇 년 동안 아라파트는 이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자금을 밝히길 거부했으며, 예리코 주민들조차 카지노로 인한 경제적 혜택이 적음을 불평하고 나섰다. “제3세계에 아무 규제 없는 현금을 바치는 건 바로 당신이다. 재난의 보증 수표인 셈이다.” 킨트의 말이다.

돈버는 건 도박장뿐

이러한 문제는 해결이 난감하다. 부작용에도 합법 도박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와 사회 질서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도박 산업에 적극적인 이해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필요성은 단순히 카지노 리조트의 건설이 광범위한 성장을 가져다준다는 것뿐만은 아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보면 국가는 도박을 합법화할 뿐 아니라 국민이 도박을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위험한 결과들을 줄이는 데 충분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도박의 ‘크랙 코카인’이라고 알려진, 빨리 작동되는 기계들을 도입하는 데 제한을 두는 것도 포함된다. 또한 싱가포르의 계획처럼 카지노 입장료를 대폭 올려 극빈층은 과도한 도박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도박 중독자 치료를 위해 카지노 수익의 일정 부분을 기부하도록 법제화하는 것도 좋다. 카지노 리조트의 일정 면적을 도박과는 상관없는 박물관이나 극장 같은 시설에 할당하도록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동시에 합법 도박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국가들은 카지노로 인해 보통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함은 물론 국가의 이익을 꾀한다. 더 높은 가치를 만드는 직업으로 옮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도상국의 성장과 정치적 안정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은 카지노가 만들어 놓은 일자리가 비는 것이다. “카지노 테이블에 배치된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다.” 싱가포르 정책연구소(Institute of  Policy Studies) 선임 연구원 질리언 고(Gillian Koh)의 말이다. 그녀는 카지노가 경제적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수단이라 믿는다. “그들은 서비스 관련 직업 전반을 연습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와 법 기관을 가진 싱가포르 같은 개발도상국은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캄보디아처럼 법이 약한 나라라면 몇 십 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도박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강한 저항에 부닥친다면 관광 산업을 진흥시키면서 세금 부과를 병행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마 도박 합법화를 고려하는 다른 나라에 이상적인 사례일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나 모나코와 달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범죄율이 높고 부패를 버리지 못한 개발도상국이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이 나라는 돈세탁과 조직범죄에 엄격한 통제를 가했다. 더욱이 1996년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지노 산업은 카지노 자체에서 적어도 1만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을 뿐 아니라 카지노 관련 서비스 산업에서 최소한 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노조가 강력한 힘을 가진 나라에서는 종업원들이 최근 주요 카지노 운영자와의 협상과 파업을 통해 실질적인 임금 인상을 이끌어냈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온정주의적 수단을 이용한다. 카지노 운영자가 사회복지에 수익의 일부를 지출하며, 도박 중독자를 찾아 치료하는 국가적 장치를 만들고 있다.

크레인이 하늘을 덮고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지며 마카오가 건설된 뒤 이 섬은 벌써 1970년대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도박 제국을 만들어 낸 라스베이거스를 닮아 가고 있다. 그때로 돌아가 보면 라스베이거스는 그 자체가 도박이었다. 경쟁자가 거의 없는, 미국에서 거의 유일한 합법 도박장을 가진 곳이었다. 오늘날 마카오는 더욱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시장에 맞닥뜨리고 있으며, 거물들은 30년 전 미국 선배들이 안고 있던 것보다 훨씬 큰 위험을 무릅쓰고 조그마한 중국 영토에 사치스러운 도박 신전의 뼈대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작은 경제권들이 살아 나갈 틈을 찾아야 하는 더욱 세계화한 지구에서 마카오가 가진 것이 틀림없는 패인지는 확실치 않다.

조슈아 컬란칙은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방문 연구원이며 <매력적인 공세: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Charm Offensive: How China’s Soft Power Is Transforming the World)>(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2007)의 저자다.

 참고 문헌들

석기시대부터 인터넷 시대까지 도박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으면 데이비드 G. 슈워츠(David G. Schwartz)의 <뼈다귀 굴리기: 도박의 역사(Roll the Bones: The History of Gambling)>(New York: Gotham, 2006)을 읽으라. 슈워츠는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 게임연구센터의 이사이며, 센터가 운용하는 gaming.unlv.edu는 광범위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 현재 포괄적인 도박 소식을 전해 주는 또 다른 웹사이트로는 gamingresearch.blogspot.com이 있다.

마카오의 급성장한 카지노의 혼란과 흥분상은 마이클 슈만(Michael Schuman)의 ‘커다란 게임(The Great Game)’(<타임> 아시아판 2005년 1월 31일자)을 보면 알 수 있다. 캐시 H.C. 슈(Cathy H.C. Hsu) 편저 <아시아 태평양의 카지노 산업: 발전과 운영, 충격(Casino Industry in Asia Pacific: Development, Operation, and Impact)>(Hong Kong: Haworth Hospitality Press, 2006)는 호주, 중국, 일본, 한국, 마카오 및 몇몇 동남아시아 국가의 도박 합법화와 규제 실태를 그려 놓았다.

게임 연구자 사이먼 홀리데이(Simon Holliday)가 전 세계 도박 경향과 통계를 추적한 결과를 요약한 내용이 ‘Prime Numbers: 도박 혁명 아시아 급부상, 안방 속으로(Prime Numbers: Risky Business)’(Foreign Policy 2006년 3/4월호)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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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미국 워싱턴의 카네기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이 격월로 발행하는 <Foreign Policy> 2007년  3·4월호에 게재된 것으로 <Foreign Policy> 한국어판을 발행하고 있는 네오넷코리아와 <이코노미플러스>의 기사 제휴에 의거, 게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조슈아 컬란칙(Joshua Kurlantz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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