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지만 대기업 선호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고, 구직자들은 어떤 중소기업을 직장으로 삼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구직자에게는 취업할만한 중소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에게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코노미플러스>는 인크루트와 함께 알짜 중소기업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 중 황금에스티에는 신민관씨(27)와 김정화씨(25)가,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에는 윤준우씨(26)와 김희열씨(22)가 동행했다.

황금에스티

스테인리스 한 우물,

업계 최고 영업 이익률 기록



경기도 안산시 시화공단. 이곳을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 공단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주소를 대충 알고 갔다가는 헤매기 일쑤다. 대부분 철강이나 염색 업체 등이 모여 있어서인지 공장이나 사무실은 그렇게 깨끗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풍경 중에 깨끗한 외관의 건물이 눈에 띈다. 밖에서 보면 제조 중소기업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이곳이 스테인리스 전문업체인 황금에스티다.

황금에스티는 지난해 105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12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알짜 중소기업이다. 2005년에 비해 매출은 15.5%, 순이익은 36.3%가 각각 증가했다. 특히 13.3%라는 업계 최고의 영업 이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다른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젊은 인재를 뽑고 싶지만 오지를 않는다고 한다. 단지 본사가 시화공단에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정찬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공단 내에 있던 자회사가 본사를 서울로 옮기고 난 후 인력 모집 공고를 냈더니 구름처럼 몰렸다는 얘기를 듣고는 허탈했다고 말했다.



이 상무 : 이름이 다소 생소하시죠. 하지만 철강 업계에서는 익히 알려진 알토란 기업입니다. 20년간 스테인리스라는 한 우물만을 팠어요. 경기도 안산의 본사 외에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지사와 당진공장이 있고요, 모든 생산라인을 자체 개발해 스테인리스 전 품목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신민관(이하 신): 스테인리스 전문기업인데 그렇다면 주로 철강과 관련된 전공자만 채용하시나요? 사실 전 영업직에 관심이 많은데요.

이 상무 : 전공과 관계없이 주로 영업직과 생산직 사원을 수시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어느 부문에 입사하더라도 신입사원간 차별은 없습니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영업직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품에 대한 전문성도 갖춰야 하고, 인간적인 리더십과 설득력도 있어야 하죠. 영업사원이 회사를 대표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도 영업직에 좋은 인력을 배치하려고 힘써요. 하지만 구직자들은 영업직에 도전하려고 하는 사람이 드물어요. 특히 이 분야는 남자 일색이라 여성이 도전하면 돋보일 겁니다.

김정화씨(이하 김) : 사실 저도 기술영업에 관심이 있습니다. 영업은 개인별로 차이가 많이 날 텐데 어떻게 성과를 매기나요?

이 상무 : 본사와 지사를 포함해 전부 6개의 영업팀이 있는데요, 매달 실적 달성률 등 영업 실적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센티브는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지만 개인별로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 영업 이익률이 동종 업계 최고라고 하셨는데 이러한 경쟁력을 확보한 요인은 무엇인가요? 중소기업의 경우 개발 중인 기술이 있는지, 해당 업종의 대표 기업인지 입사 전 알아봐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무 : 600여 곳 유통업체와 50여 곳의 실수요 업체 등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연간 생산 능력은 약 10만 톤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고, 가공 설비 등을 설계 제작해 동종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일반적인 스테인리스 제품 외에 고부가가치 제품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이 상무 : 최근에는 무늬가 들어가 있거나 다양한 색상이 입혀진 제품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스테인리스에 무늬를 넣거나 색상을 입히는 게 거의 불가능했는데, 업계 최초로 개발한 겁니다. 아마 이 제품이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겁니다.

: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상이 따로 있나요?

이 상무 : 사실 중소기업에서 바라는 인재는 비슷할 겁니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인재를 원합니다. 생존력이 강한 잡초 같다고 할까요. 그리고 모든 부문에서 뛰어난 멀티 플레이어 보다는 한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되기를 요구합니다.

: 연봉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일부 언론에서 구직자들이 3000만원대를 희망한다고 하지만 전 그렇게 욕심을 내지 않거든요(웃음).

이 상무 : 대졸 4년 신입사원의 경우 연봉은 2200만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평균 성과급이 500% 지급되기 때문에 3000만원이 넘어섭니다. 중소기업 규모로 볼 때 적은 수준은 아닙니다.

: (놀라며) 연봉은 센 편이네요. 복리후생제도는 어떤가요? 중소기업 중에는 대기업 부럽지 않은 제도를 갖춘 곳이 많다고 들었는데요.

이 상무 : 전세나 내 집 마련 할 때 자금을 지원해 줍니다. 혹 본사에서 지사로 발령을 낼 경우에는 아파트도 얻어 줍니다. 자녀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은 기본입니다. 특히 장기 근속자에 대해서는 포상 차원에서 가족 해외여행을 지원주고 있습니다.



황금에스티는 비단 매출액뿐만 아니라, 학교의 기부 활동과 임직원 학자금 지원, 전 직원 교육 훈련을 통해 사회사업, 복리후생 및 자기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경영은 재화가 아닌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자회사 이상네트웍스와 굿스틸파트너스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그룹 전체 임직원이 해외여행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로, 직원들에 대한 애정을 알 수 있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

산업용 컴퓨터로 9년 연속 흑자 기록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는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이하 어드밴텍)는 1997년 세계 최대 산업용 컴퓨터 업체인 대만 어드밴텍사와 조인트 벤처로 출발했다. 어드밴텍은 산업용 컴퓨터(1사업본부)와 임베디드 솔루션, B2B/B2C 서비스 기반 플랫폼 부문의 3개 사업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력 사업은 산업용 컴퓨터의 맞춤형 제작 판매로 국내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5년 388억원, 2006년 512억원으로 매년 20~30%씩 꾸준한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특히 9년 연속 흑자 기록을 달성했다. 설립 초기 대만 본사의 국내 유통사에 머물렀던 위상은 이제는 완전히 뒤바뀌어 대만 본사에 오히려 자신들이 설계한 컴퓨터를 주문하고 있다.

이번 탐방에 참가한 윤준우씨는 오는 가을 학사장교 제대를 앞두고 구직에 열심이다. 취업박람회 등에 빠지지 않고 다녔지만 아직 이렇다할만한 성과는 없다. 대학 졸업 후 1년 반 정도 직장생활을 했던 김희열씨는 이번에 전공(전자공학과)을 살려보기 위해 취업 재도전에 나섰다.

윤씨와 김씨는 조성용 전무로부터 개괄적인 회사 소개를 듣고, 생산라인과 최근 차세대 엔진으로 장착한 정보게시판인 ‘e사인넷(eSignNet)’ 등의 사업을 둘러봤다.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조성용 전무는 “주력 사업 분야는 산업용 컴퓨터로, 500가지 이상의 산업용 하드웨어 플랫폼에 기반을 둔 자동화 및 네트워크 솔루션을 30일 안에 개발해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윤준우(이하 윤) : 9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는데요, 경기에 민감한 IT 산업에서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조 전무 : 컴퓨터 만물상이라고 할 만큼 포트폴리오가 다양합니다. 또 산업용 컴퓨터는 특정 분야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부침이 없는 편입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사업 분야를 계속 확장해 왔습니다. 2002년부터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임베디드(특정 작업을 위해 솔루션을 추가 탑재하는 방식) OS 공급원이 됐고요. 또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B2B/B2C 기반의 e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김희열(이하 김) : 산업용 컴퓨터라는 게 뭔가요?

신형선 부장 : 일반 사무용 컴퓨터와는 달리 산업 현장에서 공장 자동화 등을 위해 사용하는 컴퓨터를 말합니다. 생산 현장이나 외부 환경에서 24시간 작동돼야 하기 때문에 내구성이나 안정성이 높아야 합니다. 어드밴텍의 산업용 컴퓨터는 에러가 없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 사업 분야를 확장하셨는데 매출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일신 3사업본부 부장 : 지난해 새로운 엔진으로 장착한 것이 동영상 정보게시판인 e사인넷 사업입니다. 산업용 컴퓨터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작한 아이템입니다. 그동안 인천공항 등에 1000여 개의 e사인엔진을 공급했습니다. 현재 600여 개의 엔진을 공급할 예정이고, 대학이나 호텔 등을 공략해 사업을 더욱 확장할 예정입니다.

: 이런 알짜 기업에는 인력이 풍부하지 않나요. 인력을 구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요.

조 전무 : 실업률은 최고치를 기록한다는데 저희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대기업 위주의 직업관을 보면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들어요. 중소기업은 역동적인 기업입니다. 다양한 일을 하면서 자기 성장의 기회도 많아요.

: 어떤 중소기업을 찾아야 할까요?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일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기업이었으면 하는데요.

조 전무 : 기업 문화와의 적합성을 먼저 챙겨 봐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과 취향이 기업과 맞아야 일을 잘 할 수 있어요. 잘 찾아보면 자신의 정열을 바칠 수 있는 기업이 있을 겁니다. 좋은 인력을 구하기 위해서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방법과 경로를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집 공고에도 돈을 많이 투자해야 됩니다. 돈 적게 쓰면 그만큼 오는 사람도 없더라고요. 그리고 입사지원서나 자기소개서를 자필로 적어오게 합니다. 글씨체나 문장력을 보면 그 사람을 대강 알 수 있거든요.

: 급여나 복리후생제도는 어떤가요?

조 전무 : 연봉은 업계 평균 이상은 됩니다. 여느 대기업 못지않게 다양한 복지제도를 도입해 함께 일하는 즐거운 직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도입한 ‘신인사제도’를 통해 서열과 계층을 모두 없앴어요. 각종 인센티브제 및 건강검진, 휴대전화비, 유류비, 주차비 지원 등과 업무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동기 부여 제도도 있습니다.



알짜 중소기업을 탐방한 구직자들은 탐방 전에는 대부분 대기업이 취업의 목표였지만 탐방 후 중소기업이 오히려 취업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이름뿐이지, 막상 매력은 발전가능성이 더 큰 중소기업에 쏠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중소기업에 입사하려면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더 개발해야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장시형 기자 / 사진 : 이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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