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정보화를 통해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고 있다.
첨단 IT인프라로 표준화된 업무방식을 갖추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택배   차세대 콜센터로 예약 폭주 따른 장애 방지

현대택배는 국내 최대 택배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추석 특별 수송 기간(9월18일~10월1일)에 501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했다. 기존 하루 최고 처리 물량인 50만6000박스를 훌쩍 뛰어넘는 하루 58만 박스를 처리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택배는 올해는 물론 이후에도 업계 1위를 고수할 자신이 있다고 한다. 네트워크나 소비자들의 신뢰성, IT기술, 운용 노하우 등 모든 면에서 경쟁사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15개의 터미널과 52개의 지점, 550개의 영업소와 4000여 개에 달하는 취급점을 보유한 방대한 네트워크다. 여기에 지난 10월에는 전국 최대 규모인 ‘대전허브터미널’을 가동했다. 이제는 전국 어디서나 신속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물류 인프라와 함께 IT인프라를 통해 현대택배는 서비스 개선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처음부터 택배만을 위한 영업망과 전산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택배의 진정한 힘이 방대한 네트워크의 규모가 아니라 내용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중의 하나가 바로 IP(인터넷) 기반의 차세대 콜센터의 도입이다. IP 기반의 차세대 콜센터는 주로 일반 전화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 상담이 이뤄지던 기존 콜센터를 인터넷 네트워크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러한 차세대 콜센터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통신료 및 유지 관리비 등을 줄일 수 있다.

현대택배는 지난 6월 차세대 콜센터 구축에 들어가 추석을 앞둔 9월 중순 개발을 완료하고, 시스템을 가동했다. 70석에 머물던 콜센터 규모는 120석으로 늘었다. 지난해 추석보다 많게는 하루에 8만~10만 박스 이상을 처리할 수 있었던 것도 효과적인 콜센터를 도입한 덕분이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성수기에는 전화 예약이 평일에 비해 2~3배 늘어나면서 전화 접속률이 30~40% 이상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현대택배도 마찬가지였다. 평상시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가동되던 콜센터가 명절 성수기에 예약 전화 등이 폭주하면 장애를 일으키기 일쑤였다.

박병천 정보전략부 과장은 “전화 폭주에 따른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이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전산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물량 증가에 따른 상담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시스템 증설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에서의 증설은 쉽지 않았다. 수천만원대의 하드웨어 장비를 구입해야 했고, 반면 이에 따른 효과는 불확실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이 시스코시스템즈의 IP텔레포니(IPT : 인터넷 기반 전화시스템)였다.

콜센터 직원이 실제 테스트 진행

인터넷 전화 기반의 차세대 콜센터 도입은 신중히 진행됐다. 현대택배는 지난해 초 인터넷 전화 기반의 콜센터 도입을 검토하다 이를 철회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며칠 동안 불통되는 인터넷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고, 통화 품질이나 사용량 폭주에 따른 시스템 장애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택배는 20명의 콜센터 직원으로 구성된 테스트 단을 두고, 실제 IPT를 도입한 콜센터를 대상으로 실제 테스트를 진행했다. 고객 입장에서 진행된 이 테스트를 통해 그동안 우려했던 문제를 해소하고, 솔루션을 선정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박 과장은 “실제 테스트를 진행한 콜센터 직원들이 IP 기반의 콜센터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며 “테스트 진행 시 5점 척도의 점수를 매겼는데 그중에서 시스코 컨택센터 솔루션으로 구축된 콜센터의 점수가 가장 높게 나왔다”고 시스코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 유지 보수의 용이성도 선정 요인이 됐다. 기존 시스템은 여러 회사의 장비로 구성돼 있어 장애나 유지 보수에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차세대 콜센터는 시스코의 장비로 통합돼 있어 유지 보수 등에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이번에 새롭게 구축된 차세대 콜센터는 운용의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상담원 관리 및 평가도 할 수 있다. 차세대 콜센터는 기존의 택배 시스템 외에 상담원 전용 및 관리, 자동 응답, 상담원 평가 시스템을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고객 전화번호를 이용해 고객 정보를 자동으로 표시하고, 배송 정보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표시한다. 전국적으로 5000명에 이르는 배송 직원과도 자동 연결돼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또 소프트웨어 조작을 통한 간단한 방법으로 언제든지 200석 규모로 증설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콜센터의 이화정씨는 “기존에는 외워야 할 게 많았는데 지금은 상담이 진행 중일 때 화면으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어 자신감 있게 얘기 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시스템보다 일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에스콰이아   실시간 경영 정보 파악해 의사 결정에 반영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매출 부진 등으로 부도 위기까지 겪었던 에스콰이아가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4% 늘어난 1253억원.

이러한 에스콰이아 재기의 밑바탕이 된 것이 바로 ERP(전사적 자원관리) 기반의 경영 혁신(PI : Process Innovation)이다. IT가 브랜드 중심의 패션 마케팅 회사로 나아가고자 하는 에스콰이아의 비전을 달성하는 주춧돌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패션업계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보다 제품의 기획과 디자인이다. 그래서 국내 패션업체들은 그동안 제품 디자인과 제조에 모든 역량을 쏟아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고객의 소리를 빨리 듣고 시장을 분석해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국내 대표적인 패션기업인 에스콰이아는 지난 2003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프로세스 혁신과 ERP 구축을 단행했다. 기존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원점부터 재설계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보 시스템 구축에 전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배준완 정보기획팀 과장은 “물류, 영업, 회계 부문 등에서 사용하던 시스템이 별도로 운용되고 있어 정확한 데이터를 얻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프로세스 혁신을 이끌 수 있는 IT인프라에 대한 재투자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PI에 대한 의지도 확고했다. 단순히 전산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이범 에스콰이아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많은 돈을 써 가며 당장은 돈이 되지 않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단순히 전산 시스템만 바꾸는 것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콰이아는 이러한 프로세스 혁신 목표를 뒷받침할 핵심 ERP 솔루션으로 SAP를 선택했다. SAP는 패션 및 제화 등에 특화된 솔루션과 소비재 산업 특화 솔루션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적용된 사례이며, 해외에서는 나이키 등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구축한 바 있다.

배 과장은 “SAP의 솔루션은 전 세계 패션 및 제화업계로부터 검증을 받았다”며 “타사에 없는 특화된 솔루션의 우수성이 인정됐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에스콰이아는 이러한 정보 시스템 구축과 함께 전사적 업무 프로세스 통합을 통해 경영 혁신이 가능해졌다. ERP 구축과 프로세스 혁신 프로젝트는 2003년 12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13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이를 통해 에스콰이아는 ‘발주-생산-출고-판매’ 등 전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고객의 소리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 것.

또 통합 정보 시스템을 통해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타깃이 되는 고객층 선정과 판매 계획을 토대로 발주, 생산, 매장 출고 현황과 실제 매장에서의 판매 및 재고 현황, 구입 고객에 대한 정보가 통합 관리돼 어떤 제품이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지, 또는 외면당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경영 정보 및 물류 흐름을 파악하고 적기 결산을 할 수 있게 됐다. 각 매장과 본사 간의 정보 공유 체계를 통해 업무 생산성 향상 뿐 아니라 의사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또 관리 프로세스의 재점검을 통해 정확한 원가 관리 체계도 갖추게 됐다.

어재영 경영지원실 차장은 “예전에는 원가에 대한 누수가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며 “이제는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금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돼 향후 생산, 자금 운용,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데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코카콜라   스토리지 통합으로 연간 20% 비용 절감

각기 다른 회사의 하드웨어 장비로 구성되던 IT인프라가 단일 회사의 장비로 통합되는 것이 최근 추세다.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은 서버나 스토리지(데이터 저장 장치) 등의 전산 장비를 도입할 때 각각 별도로 구매했다. 각 부문별 최고의 장비를 연결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스토리지와 같은 한 부문별 장비 구매도 마찬가지 패턴이었다. 기능별로 각기 다른 회사의 최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대세였다. 이는 장비를 판매하는 각사의 경쟁을 유발시켜 더 싸게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각기 다른 전문 벤더에서 구매하는 것이 효율성 면에서도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의 제품을 따로 구매한다고 해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가장 아름다운 코와 입, 눈을 모은다고 해서 최고의 미인을 만들기 어려운 것과 같다. 하드웨어도 마찬가지로 각각 최고의 장비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성능이 저하되고, 각 장비에 대한 전문가를 따로 둬야 하는 등 유지, 관리 등에 불편함이 더욱 컸다.

한국코카콜라가 지난해부터 스토리지 통합에 나선 것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스토리지 하나하나의 성능이나 개별 기능에 초점을 두면서 영업 관리, ERP, 회계 분야 등에 IBM, EMC, HP 등 각기 다른 회사의 스토리지 장비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각각 다른 회사의 장비들을 사용하다 보니 데이터가 쌓일수록 성능이 떨어져 영업사원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주형 정보 시스템 과장은 “외부에서 무선 PDA를 통해 영업 관리와 결제 등을 하는 직원들이 데이터를 입력하고 출력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체 IT인프라 통합 차원에서 스토리지 통합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코카콜라는 지난해 10월부터 IT인프라 통합 작업에 돌입하여 3월부터 5월까지 스토리지 통합 작업을 마무리했다. 시스템 전체적인 차원에서 큰 로드맵을 고려해 일관성 있게 스토리지 장비를 배치한 것이다.

코카콜라의 스토리지 장비 선정 기준은 고가용성, 개방성, 일관성, 표준화 등. 고가용성은 장애가 생기더라도 고객 서비스는 계속할 수 있게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또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상황에서는 개방성을 갖춘 표준화된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일관성 있는 투자를 위해서는 총 소유 비용도 고려 대상.

코카콜라는 이러한 선정 기준을 바탕으로 IBM의 스토리지를 선정했다. 여기에다 객관적인 기준을 통한 장비 선정을 위해 최종 2개사에 대해서는 벤치마킹 테스트도 했다.

한국코카콜라는 스토리지 통합을 통해 업무 처리 속도가 눈에 띠게 향상됐다. 기존에 90%의 포화상태에 이르던 스토리지 입출력 성능이 10~15%대로 안정을 되찾았다. 영업직원들이 느꼈던 느린 주문 속도도 빨라졌다.

TCO 절감도 눈에 띤다. 전산실 공간은 기존의 5분의 1로 줄었으며, 각각의 전산 장비를 운용하기 위해 필요했던 4~5명의 전산 인력도 1명으로 줄었다.

김 과장은 “무엇보다 여러 브랜드의 장비를 두고 있을 때는 장애가 생기면 각 사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였는데 스토리지 통합을 하고 나선 장애를 즉각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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