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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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는 2022년에도 가능할까. 2021년 12월 27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19개 주요 투자은행은 올해 말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전망치를 연초보다 약 3% 높은 평균 4950으로 전망했다. S&P500지수가 1957~2020년 연평균 8.4% 오른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평균보다 못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주식 시장은 일반적으로 3~6개월간 경기를 선행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이코노미조선’은 서학개미가 주목해야 할 올해 글로벌 경기 주요 리스크(위험)들을 살펴봤다.


1│통화 긴축 기조와 금리 인상

2022년 글로벌 증시 주요 이슈는 단연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1년 말부터 예견됐다.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계속되자 연준이 양적 완화를 조기 종료하고 매파적 통화 정책으로 선회할 것을 시사하면서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0.25% 수준으로, 오는 3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월 25~26일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3월 금리를 올릴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며 “조건이 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노동시장과 물가의 진전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는 지속적인 높은 수준의 통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며 “이것이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제 관건은 긴축의 속도다. 최근 들어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연내 금리 인상을 6~7회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3, 6, 9, 12월 네 차례 인상이 기본 예측이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라 5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공급망 병목현상과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인플레이션을 촉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선회를 가속하는 요인이 됐다. 경제계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월 13일 보도한 미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917명 중 82%가 현재 공급망 악화와 구인난 등 가격 상승 압력에 직면했다고 답했다. 이 중 미국 CEO 59%는 물가 상승률이 2023년 중반 또는 그 이후까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설문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 미 노동부는 2021년 1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보다 7%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2년 6월 이후 40여 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3│팬데믹 장기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발발 이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약 3억5000만 명의 확진자와 55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4.9%)보다 0.5%포인트 내린 4.4%를 제시했다. IMF는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확산이 많은 국가에서 이동 제한 갱신으로 이어졌고, 노동력 부족을 심화시켰다”며 “세계 경제가 직면한 많은 어려움에 대응하려면 팬데믹의 영향을 없애는 게 필수다. 여기에는 광범위한 백신 접종과 검사, 치료법 접근을 보장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했다.


4│지정학적 불확실성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중국은 10월 제20차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미·중 양국은 대내외 결속 강화를 위해 치열한 패권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 중간선거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정책 향방을 좌우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간선거가 있는 해 하반기까지 뉴욕증시는 대체로 조용한 흐름을 보였다. 미 투자자문사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중간선거가 있는 해 중반까지 S&P500지수는 평균 17.1% 하락했다. 다만, 선거가 끝난 4분기부터 미 증시는 강세를 보였고, 중간선거가 치러진 이듬해 S&P500지수는 평균 32.3% 올랐다.

또한 중국 부동산 경기 위축과 탄소 규제, 신장 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 문제까지 이미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도 우려 요인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이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의 인플레이션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골드만·모건스탠리·BoA’ 글로벌 IB 톱픽은

이런 국면 속 올해 글로벌 IB가 주목하는 종목은 무엇일까.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022년 최선호주로 ‘아마존’을 꼽았다. 골드만삭스의 인터넷 부문 애널리스트인 에릭 셰리단은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광고, 클라우드 컴퓨팅, 미디어, 소비 등 10여 개 산업 테마에 걸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유망주로 ‘애플’을 추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2021년 12월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2022년 하드웨어 기업의 마진이 축소되고 실적이 저조할 수 있지만, 애플은 강력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앞으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제품을 출시할 경우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최선호주로 ‘월트디즈니’를 꼽았다. BoA는 2021년에도 디즈니를 유망주로 선정했지만, 디즈니는 17.9%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BoA는 디즈니가 팬데믹이 끝난 이후 반드시 수혜를 볼 기업이라고 봤다.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는 올해도 신작 공개를 이어가 이용자를 끌어모을 전망이다. 또 ‘일상으로 회복’이 진전되면서 테마파크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21년 4분기 디즈니 테마파크와 상품 부문 매출은 55억달러(약 6조6700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27억달러)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Plus Point

[전문가 기고]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
美 연준 금리 인상, 악재로만 볼 수 없는 이유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사진 트루이스트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사진 트루이스트

미 연준의 통화 정책 전환은 주식 시장의 불안 요인이 된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빠른 긴축 전환을 우려하면서 최근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7%를 돌파했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기에 주식 시장은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1950년 이후 12차례의 미 기준금리 인상기 S&P500지수는 연평균 9% 올랐다. 1958~59년 금리 인상기에 S&P500지수는 24.5% 올랐고, 2015~2018년엔 8.4% 상승했다. S&P500지수가 하락한 건 미 경제 침체기(1973~75년)와 겹치는 1972~74년 한 번뿐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건강한 경제’가 뒷받침될 때 이뤄진다. 강한 경제는 기업의 이익 성장을 이끌고 주식 시장을 뒷받침한다. 미 국내총생산(GDP)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연간 물가 상승률도 목표치를 훨씬 웃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 정책은 정당화하기 어렵다. 연준 금리 인상은 당장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이런 변화는 ‘건강한 경제’를 전제로 일어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