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지몬(왼쪽) 지몬-쿠허앤드파트너스 명예회장과 유필화 성균관대 명예교수. 사진 조선일보 DB
헤르만 지몬(왼쪽) 지몬-쿠허앤드파트너스 명예회장과 유필화 성균관대 명예교수. 사진 조선일보 DB

두 석학의 경영지침서
유필화와 헤르만 지몬의 경영담론
헤르만 지몬·유필화 | 오래 | 1만5000원 | 296쪽 | 2010년 7월 5일 발행

생존하는 경영 구루(스승) 헤르만 지몬 지몬-쿠허앤드파트너스 명예회장은 최근 ‘이코노미조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본인의 책들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 교수와의 공동 저작 ‘유필화와 헤르만 지몬의 경영담론(2010)’을 추천했다. 지몬 명예회장은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경영 구루 중 한 명이다. 전략·마케팅·가격 결정 분야의 권위자다. 경영학의 고전(古典) ‘히든챔피언(1996)’의 저자로 유명하다. 공동 저자 유필화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국내에서 히든챔피언의 중요성을 전파해온 학자다.

이 책은 두 석학의 경영 지침서다. 이들은 “우리는 인문학적 소양이 기업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창의성과 상상력 그리고 사람과 삶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은 경영 아이디어의 보물창고”라고 말한다.

책에는 △리더십을 보다 효율적으로 발휘하려면 당대의 명저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옛 현인들의 통찰이 담겨 있는 고전을 읽으라 △경영을 인문학, 특히 역사의 접점에서 신선한 시각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끊임없이 변신하라 등의 메시지가 담겼다. 저자들은 인간을 이해해야 타인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 교수는 “‘삼국지’와 ‘열국지’만 한 훌륭한 경영 전략과 리더십의 교과서를 찾아보기 힘들다. 셰익스피어와 한용운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라고 전한다.

아울러 이 책에는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위기를 이겨내는 마케팅 전략도 담겼다. 위기상황에서 경영자가 시행할 조치들은 효과가 빨리 나타나야 하고, 빨리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하며, 회사의 유동성에 악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석학은 또한 ‘모든 위기는 언제나 기회’라는 점에서 “새로운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위기가 여전한 현 상황에서도 들어볼 만한 조언이다.


Plus Point

히든챔피언의 공통점

지몬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알린 ‘히든챔피언’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 분야의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기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히든챔피언의 명확한 정의는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이자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3위 또는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 중 매출이 40억달러(약 4조6800억원) 이하인 기업이다. 애널리스트들조차 잘 모르는 기업이지만, 목표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개발함으로써 세계 시장의 지배자가 된 회사라는 뜻이다.

지몬이 분석한 히든챔피언 기업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기 전망을 중시한다. 이들 기업은 단기적인 투자 가치보다 지속성에 무게를 두고 경영을 한다. 둘째, 기업의 집중력을 중시한다. 여러 제품 시장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협소하고 전문화된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며, 독보적 기술을 갖추고 있다. 셋째, 세계 시장을 중시한다. 이들 기업 중에는 본사 직원이 수십 명에 불과해도 100개가 넘는 해외지사를 거느린 사례가 많다. 또 고객의 의견을 경영이나 생산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 훌륭한 인재 양성 시스템, 독특한 기업 문화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