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관 기자가 자신의 복부 사진을 상담사와 함께 보며 상담받고 있다. 사진 이소연 기자
김문관 기자가 자신의 복부 사진을 상담사와 함께 보며 상담받고 있다. 사진 이소연 기자

날은 갈수록 더워지는데 옷장에는 몸에 맞는 얇은 옷이 드물었다. 갈수록 팽창하는 배 탓이었다. 1978년생, 4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기자의 동년배들도 비슷한 고민이 많았다. 고심 끝에 7월 2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있는 365mc 병원 본관을 찾았다. 이곳은 지방흡입 수술 특화 병원 중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인증(인증 기간 2022년 6월까지, 이후 재심사 예정)을 받은 곳이다. 지방을 통통하고 귀엽게 의인화한 ‘지방이’ 캐릭터로 유명하다.

1층 환자 대기실에 들어서니 대형 스크린을 통해 지방흡입 수술 후 체형을 관리해 환골탈태한 여성 환자들이 등장하는 광고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기자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번호표를 뽑고 5분쯤 기다리자 안내원이 태블릿을 들고 다가와 간략한 개인 정보를 입력해 달라고 했다. 키와 몸무게, 복용 중인 약품 등을 꼼꼼히 입력했다. 이후 안내에 따라 남성 탈의실에서 편한 가운으로 갈아입고, 인바디 기계에 올라 몸 상태를 체크했다. 체크 후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몸 상태를 수치와 그래프로 확인해보니 체중은 81.2㎏으로 적정 체중(68.7㎏)을 훨씬 초과했다. 체지방량과 골격근량은 각각 22.8㎏, 33.3㎏으로 표준 판정을 받았으나 복부 지방률이 0.91%로 표준 이상 판정을 받았다. 전형적인 복부비만이었다.

이어 전문 상담사의 사무실로 안내돼 30분간 상담을 받았다. 가운 상의를 벗자 상담사가 기자의 몸을 전신 거울과 마주하게 했다. 통통히 살이 오른 기자의 몸을 직시하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 동기 부여가 됐다. 수술 후 흉터가 남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눈에 잘 안 띄는 부위에 0.5~0.7㎝ 정도의 작은 수술 자국이 생긴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수술 후 퇴원까지는 반나절 걸리며 다음 날 바로 출근할 수 있어 직장인이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다만 3일 정도는 샤워를 안 하는 게 좋으며, 비용은 최소 200만원 후반대에서 시작해서 지방흡입량과 지방흡입 수술 부위가 많을수록 비싸진다고 했다. 주요 수술 부위는 복부·가슴·허벅지·겨드랑이·얼굴(턱살) 등이다.

기자가 가장 걱정한 부분은 수면 마취의 위험성이었다. 상담사는 “마취 전문의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전문의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를 통해 모든 수술 상황을 점검해 안전하다”라고 했다. 다만 수술 후 살이 좀 흐물거릴 수는 있는데, 이는 매우 뚱뚱한 체형에 해당하며 이마저도 2개월 이상 관리받으면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임준용 365mc 병원장이 김문관 기자의 복부 상태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살피고 있다. 사진 이소연 기자
임준용 365mc 병원장이 김문관 기자의 복부 상태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살피고 있다. 사진 이소연 기자

배 근육 위 물렁물렁한 피하지방만 제거

가장 궁금한 건 과연 기자도 지방흡입 수술을 받으면 뱃살이 쏙 들어갈지 여부였다. 의사가 있는 진료실로 옮겨 상의를 탈의한 채 침대에 누워 초음파 검사기로 배와 가슴을 진단받았다. 두꺼운 내장 지방 위로 얇게 쌓인 피하지방을 기자의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사는 초음파 검사 화면을 바라보며 “문제는 내장 지방”이라고 했다. 실제 내장 지방은 두껍지만, 피하지방은 얇았다.

5분쯤 검사한 후 의사는 배에 힘을 줘보라고 했다. 그리고 기자의 배를 만지며 힘을 준 상태에서 근육 위로 만져지는 지방(피하지방)만 지방흡입 수술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지방흡입 수술은 모든 체질에 맞는 만병통치약은 아닌 셈이다. 그는 “많은 중년 남성처럼 내장 지방이 많은 상태라 지방흡입 수술 효과는 적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내장 지방은 미관상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중증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당뇨병·고혈압·동맥경화·치매·암의 발병률을 높임은 물론 무심히 넘긴 변비와 빈뇨, 어깨결림과 요통까지 이 모든 것이 내장 지방과 연결된 것이다. 권영근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방흡입 수술은 수술 자체가 미용 목적이며 건강 관리와는 사실상 무관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후 수술받게 될 경우 필요한 피검사(채혈)와 3D(3차원) 체형 모니터링을 거치고 모든 검사가 끝났다. 상담과 검사에는 총 1시간 30분가량 걸렸으며 검사 결과는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지방흡입 수술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으나, 이날 체험을 통해 잊었던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게 됐다. 이런 의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내장 지방 감량이 목표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Keyword

지방흡입 수술 가는 금속관을 피부에 삽입해 피부 바로 밑 불필요한 지방세포(피하지방)를 제거해 체형을 교정하는 수술. 1974년 이탈리아 산부인과 의사 조르조 피스케르가 개발한 후 수술법이 계속 개선됨. 비만 치료뿐 아니라 여성형 유방(여유증) 남성 몸매 교정, 겨드랑이 다한증 개선, 지방종(지방세포로 이뤄진 양성종양) 제거에도 쓰임.


plus point

<BOOK IN BOOK> [Interviaew] 임준용 365mc 병원장
“비만 유형 따라 지방흡입 수술 효과 달라”

이소연 기자

임준용 경희대 의대
임준용 경희대 의대

“비만 유형에 따라 지방흡입 수술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병원에서 체질 상담을 먼저 받을 것을 권합니다.” 임준용 365mc 병원장은 7월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365mc 병원 본관에서 ‘이코노미조선’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방흡입 수술을 한다고 모든 비만이 완전히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과거보다 중년층의 지방흡입 수술 사례가 늘고 있다”라며 “수술받더라도 꾸준히 관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누가 지방흡입 수술을 받나.
“2019년 한 해 동안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고객 중 20대가 36%로 역시 가장 많았고, 30대(33.2%)와 40대(20%)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기준 여성이 약 90%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남성 비중도 꾸준하게 커지는 추세다.”

중년의 경우 어느 부위를 수술하나.
“남녀 모두 복부지방 흡입 수술을 가장 선호한다. 40대에는 신진대사가 떨어지면서 20~30대와 달리 똑같이 먹고 움직여도 군살이 붙기 쉽다. 또 젊은 시절 탄탄했던 몸매가 피부 탄력성이 저하되면서 힘을 잃고 살이 늘어진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30~40대부터 복부 힘이 본격적으로 약해지면서 음식 섭취량과 체중은 30대와 동일해도, 배는 더 튀어나오게 된다.”

중년의 다이어트가 더 어려운 이유는.
“체중이 줄어들어도, 처진 살이 들어가지 않으니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줄어들어 체중은 그대로라도 배는 살이 처지면서 계속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경우 지방흡입 수술을 하면 체중이 감량되지는 않지만, 모양을 예쁘게 잡아줄 수 있다. 즉, 볼록하게 나와 있는 뱃살이 체중은 그대로라도, 피하지방을 빼서 모양은 평평하게 들어가도록 잡아준다. 다만 이는 비만 유형에 따라 다르다.”

누구든 수술 하면 튀어나온 뱃살이 들어가나.
“그렇지 않다. 피하지방이 많고 배가 아래로 덜렁덜렁 축 처진, 툭 튀어나온 배는 지방흡입 수술을 하면 배가 들어간다. 쌓여 있던 피하지방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배가 나왔음에도 탄탄한 배는 피하지방에 비해 내장 지방이 많은 상태기 때문에, 지방흡입 수술을 해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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