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 구 회장은 지난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사진 LF
구본걸 LF 회장. 구 회장은 지난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사진 LF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재계에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구본걸 LF 회장은 지난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LF는 2006년 11월 LG상사의 패션사업부에서 독립해 설립된 범LG가(家)다. 구 회장은 회사 출범부터 대표이사에 오른 후 약 14년간 대표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이사회 의장만 맡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F는 사업 전반에 ESG 경영 가치관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대표이사 성과보상위원회를 업계 최초로 설립했다. 대표이사 성과보상위원회는 과반수의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의 성과급 규모를 객관적으로 책정하고 차기 연도 사업 목표의 적정성을 심의한다.

지난 3월부터는 3인 이상의 이사, 과반수의 사외이사로 구성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신설했다. 사외이사 후보의 역량 및 회사에 대한 독립성 여부를 사전 검증함으로써 후보 추천의 공정성과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3D 기술을 활용한 LF 헤지스의 ‘2021 가을·겨울(F/W) 버추얼 런웨이’ 리허설 장면. 사진 LF
3D 기술을 활용한 LF 헤지스의 ‘2021 가을·겨울(F/W) 버추얼 런웨이’ 리허설 장면. 사진 LF

LF가 올해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친환경 패션’이다. LF의 대표 패션 브랜드 ‘헤지스’는 올 상반기부터 3D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클로버추얼패션’과 협업해 3D 가상 디자인 기술을 도입, 의류 기획과 제작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디자인, 샘플링, 수정 작업을 비롯해 아바타 모델을 활용한 가상 품평회까지 사실상 의류 제작의 모든 과정을 3D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실물 의류 샘플을 제작할 필요가 없어 친환경 의류 제작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LF는 지난 5월 국내 최초 3D 가상 런웨이 ‘헤지스 버추얼 런웨이’를 진행했다. LF는 3D 가상 디자인 기술을 차용한 의류 제작 방식이 기존 실물 샘플 제작 방식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 약 810㎏, 화석연료 사용량 약 528kWh, 물 이용량 약 1만5000L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LF는 7월부터 이탈리아 기업 ‘CMC SRL’에서 개발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인 ‘카톤랩(CartonWrap)’을 도입했다. 의류 제품을 투입구에 넣으면 제품 크기에 따라 맞춤형 박스가 제작되며 포장, 운송장 부착까지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LF는 카톤랩 도입으로 연간 약 25%(410t)의 포장 박스와 약 90%(0.2t)의 OPP 테이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한다.

LF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헤지스는 2017년부터 여성복 ‘헤일리 라인’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유기견 보호단체인 ‘천사들의 보금자리’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헤일리’는 이 제품군의 로고인 왕관을 쓴 강아지 캐릭터의 이름이다. 또 자체 여성 비건(vegan·채식주의) 화장품 브랜드 ‘아떼’는 수익금 일부를 사단법인 ‘생명의 숲 국민운동’과 함께 도시 숲 조성 캠페인을 진행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선목 조선비즈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