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그야말로 ‘K콘텐츠’ 활황이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BTS), 드라마, 게임 등 K콘텐츠가 세계를 점령했다. 미국·일본을 따라잡기에 바빴던 한국이 이제 글로벌 콘텐츠 전쟁에서 웃는 셈이다.

K콘텐츠에 불을 붙인 건 다름 아닌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었다. 비대면 사회가 일상이 되자 한국 콘텐츠 산업은 IT 기술로 무장해 발전했다. 일례로, 최첨단 비대면 콘서트는 한 번에 관객 수백만 명을 동원했다. 여기에 굿즈 판매와 아티스트 소통 채널까지 갖추면서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가 커졌다. 앞으로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와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로 인해 콘텐츠 시장은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다.

이제는 대세를 넘어 자리 굳히기가 필요하다. 2022년에 K콘텐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 이 책은 콘텐츠와 미디어 산업 전반을 둘러보며 한국과 그 경쟁자를 분석하고 2022 콘텐츠 판을 전망한다. 콘텐츠 산업 전문가와 미디어·엔터 전문 애널리스트, 팬덤 640만 명을 보유한 글로벌 틱톡커까지 필진으로 합류했다.

책은 오징어 게임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전쟁부터 톺아본다.

BTS 등 국내 아티스트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도 분석했다. 책은 “기획사들이 스토리텔링 전문 작가까지 고용하며 세계관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그게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덕질의 기간도 늘려주기 때문”이라며 “BTS 세계관의 경우 시간 순서로 세계관을 설명해주는 대신, 잘게 조각난 세계관의 요소를 여러 앨범을 통해서, 그것도 오랜 기간에 걸쳐 아주 불친절하게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요즘 콘텐츠에서 틱톡이 연 ‘숏폼’ 시대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선 여전히 유튜브가 사용 시간 점유율 1위지만, 미국과 영국에서는 틱톡 사용 시간이 이미 유튜브를 앞질렀다. 2021년 5월, 미국의 1인당 월평균 틱톡 사용 시간은 24.5시간으로 유튜브 사용 시간인 22시간보다 2시간 이상 더 길다. 이 밖에 즐기면서 돈도 버는 게임 시장, 소셜미디어(SNS)에서 개인과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 그리고 블록체인이 변화시킬 콘텐츠 산업까지 콘텐츠 다방면을 담았다.


Plus Point

“새해에도 제2, 제3의 ‘오징어 게임’ 나올 것”

박정엽 미래에셋캐피탈 투자심사역, 서강대 경영학과, 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박정엽 미래에셋캐피탈 투자심사역, 서강대 경영학과, 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K-콘텐츠는 ‘유행’인가, 아니면 ‘흐름’인가. 책 필진인 박정엽 미래에셋캐피탈 투자심사역은 2021년 12월 20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2022년 콘텐츠 시장을 전망했다.


2021년 제일 인상 깊었던 콘텐츠는. 2022년 콘텐츠 시장도 같이 전망해달라.
“‘오징어 게임’이다. 세계 최대 OTT 플랫폼에서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하고 수많은 밈(meme·인터넷 놀이처럼 유행하는 이미지)과 MD 상품을 양산했다. 미국 ‘본토’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2022년에도 제2, 제3의 오징어 게임이 등장할 것이다. 한국 드라마 제작사는 이미 글로벌 주요 OTT들에 납품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장르적으로는 한국 예능 콘텐츠를 주시하고 있다. 과거 홍콩과 일본 문화 전성기에 그들의 문화 상품은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시작돼 인접 영역으로 확장됐다.”

엔터사의 비대면 수익 모델과 NFT 사업 전망은.
“팬데믹 기간에도 오프라인 콘서트를 제외한 기존 수익 모델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 원래 진행하던 오프라인 공연을 진행하면서 이를 생방송으로 보는 온라인 티켓 판매 방식이 가장 흔해질 것이다. 또, 개인적으로 NFT는 인류가 메타버스에 익숙해진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 가치가 부여될 자산이라고 본다.”

K콘텐츠가 넷플릭스에 종속된다는 우려도 있다.
“계약상 넷플릭스가 득을 크게 본 건 사실이지만 삐딱하게 볼 필요는 없다. 디즈니플러스, HBO 맥스 등 넷플릭스 경쟁자 역시 좋은 콘텐츠 수급을 위해 계약 조건을 개선할 여지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