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덕현 ‘2023 한국경제 대전망’ 공동 저자 서울대 경제학과 학·석사, 미국 라이스대 석·박사, 현 경제추격연구소 부소장 사진 류덕현
류덕현 ‘2023 한국경제 대전망’ 공동 저자 서울대 경제학과 학·석사, 미국 라이스대 석·박사, 현 경제추격연구소 부소장 사진 류덕현

“2023년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 조절 및 긴축 통화 정책의 성공 여부,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 그리고 중국 시진핑 3기의 등장 등이 복합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2023 한국경제 대전망’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12월 21일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는 2023년에도 쉽지 않은 한 해를 맞이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3년 한국 경제 전망은 어떨까.
“한국 경제의 향방은 경기연착륙, 경기 침체와 물가안정 그리고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를 동반한 물가 상승)이라는 세 가지 방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상황의 전개 방향이나 미국 등 주요국 거시 경제 정책의 향방에 따라 매우 제한적인 정책 운용이 될 수밖에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그간 경제 대전망 역대 키워드는 2019년 내우외환, 2020년 오리무중·고군분투, 2021년 진퇴양난, 2022년 합종연횡으로 변했다. 2023년 천하 양분으로 정한 이유는. 
“현실성과 논리적 정합성을 고려해서 선택한 키워드다. 중국이 조만간 미국 대비 90% 수준으로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도 미·중 간 분리 구도가 확실해지고 있다는 점, 시진핑 3기 이후부터 미・중 간 체제 경쟁도 확실해진다는 점을 근거로 이 같은 키워드에 동의했다.”

글로벌 투자 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 이른바 ‘차이나 런(China run·차이나와 뱅크런의 합성어)’ 관련해 한국이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미·중 갈등 과정에서 각국이 이른바 공급망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다. 즉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중국 기업이 활동하기 어려워지고, 세계 2위의 시장인 중국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영업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두 시장 내에서의 경쟁구조라는 면에서만 보면 한국 기업들이 미국 및 중국 기업의 부재(不在)를 역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천하 양분의 2023년, 한국 정부가 우선 취해야 할 조치는.
“미국 중심의 보호주의 진영화와 신뢰가치사슬(TVC) 구축 전략에 올라타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을 좌우할 첨단 기술 협력의 경우 한국은 기술 강국이면서 동시에 우방이 모인 TVC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는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 탈중국을 통해 입게 될 손실을 보호주의 진영화에 동참하는 것으로 상쇄할 필요가 있다. 다만 중국의 압력과 보복 등에 대해서는 다층적 TVC에 참여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 여러 TVC에 참여하는 중견국들과 연합하여 미·중 사이에서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3년 투자 전망은.
“주식은 실적과 금리의 함수다. 2023년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은 이후 당분간 유지될 공산이 크다(지난 12월 연준 점도표상에서는 2023년 기준금리가 고점 후 인하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만, 시장금리는 하락 흐름이 예상된다). 2023년은 정상적인 경기 하강 국면이 예상되므로 경기에 선행하는 주가는 침체가 어느 정도 진행된 하반기 이후 회복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