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에게는 취업할만한 중소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에게는 우수한 인력 제공을 위해 <이코노미플러스>는 인크루트와 함께 알짜 중소기업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중소기업들 중 한 곳인 티맥스소프트에는 김원혁씨(27·중앙대 기계공학부 4년)가 동행했다. 그의 눈을 통해 중소기업 현장을 둘러봤다.

《티맥스소프트》

2010년 세계 3대 SW업체 꿈꾸는 IT기업

오는 가을 졸업을 앞두고 나에겐 취업이 가장 큰 관심사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교내에서 열리는 대기업의 취업 설명회에는 한군데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목표는 물론 대기업이다. 지금까지 입사를 지원한 기업도 사실 대기업뿐이었다. 중소기업 취업은 생각지도 않았다.

다들 취업 준비생들의 대기업 취업 준비를 두고 ‘눈이 높다’고 하는데, 중소기업 취업 정보는 그리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중소기업이 있는지, 그 중소기업이 알짜 기업인지 등의 정보는 더욱 알기 어렵다.

그래도 학교 종합인력개발센터를 통해 중소기업 탐방을 제의 받았을 때, 호기심은 생겼다. 어떤 회사일까. 그동안 머릿속에 있던 ‘작은 회사’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연봉은 적고, 언제 망할지 모르고, 근무 여건은 열악하고 하는 것들 말이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티맥스를 방문했을 때까지 솔직히 ‘중소기업’에 별다른 기대가 없었다. 회사명도 생소하고 일단 그 기업에 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방송 매체상의 구인난에서도 본 적이 없었던 터라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문을 들어서면서부터 그동안 가지고 있던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잘못 됐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사무실 공간은 깨끗하고 쾌적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호경석 인재개발팀 과장의 말을 듣고 ‘아! 이런 회사도 있구나!’할 정도였다.

티맥스의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SK텔레콤의 차세대 마케팅 시스템, 조흥은행을 합병한 뒤 새롭게 만든 신한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에 공급됐다고 한다. 이 회사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설립된 지 10년 만에 1000명의 임직원과 6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에는 세계 3대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공대를 다니고 있지만 전공과 관련이 깊지 않아 생소한 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호 과장의 설명으로 어떤 회사이며, 어떤 일을 하고,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지난 10년간 쌓은 기술 노하우는 ‘삼성이 몇조원을 투자한다’고 해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직원들의 자신감에서 회사에 대한 높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연봉은 대기업에 못지않다고 한다. 올해부터는 문화생활이나 건강, 어학교육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제도도 만들었다.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회사의 의지도 높았다. 교육센터에는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 82명이 3개월 과정의 전산 교육을 받고 있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들은 의무적으로 전산심화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대학에서 배운 것을 기업 현장에서 바로 써 먹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구원 300명 중 절반이 석·박사급

경기도 분당의 연구센터도 들렀다. 매년 100억원 이상이 투자되는 3개의 연구센터에 300여 명이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설명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올해는 100여 명의 연구원을 더 충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구 개발 중심의 회사이며 연구원들의 연봉이나 편의 시설들이 여느 대기업의 그것과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또 KAIST 교수가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있고, 연구원 중 절반이 석박·사급이라는 점에서 이 회사가 중소기업인가 하는 의문까지 들 정도였다. 그 때서야 알 수 있었다. 중소기업이라는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은 그 이상으로 알차다는 걸. 이렇게 전문 분야에서 대기업 못지않게 걸출한 성과와 위상을 지키고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인재를 끌어들일 메리트가 많지 않을까?

알짜 중소기업을 알게 된 것은 나에겐 운 좋은 기회였지만, 보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이러한 알짜 중소기업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탐방을 계기로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흔히들 연봉이나 근무환경 등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기준으로 삼지만 중소기업 중에는 이처럼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었다. 중소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회피보다는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오스템임플란트》

세계시장 6위의 임플란트 전문기업

오스템임플란트는 1997년 회사 설립 후 10년 만에 외국 제품이 판을 치고 있는 국내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을 평정했다. 임플란트란 치아가 없는 부분에 시술하는, 티타늄으로 특수 제작한 인공 치아를 말한다.

현직 치과의사인 최규옥 사장이 시중 임플란트의 문제점을 절실히 느낀 후 직접 임플란트를 만들고 시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국내 최초 임플란트 제조사인 ‘수민종합치재’를 인수하면서 본격화했다.

임플란트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외국산이 국내 시장을 완전 장악하고 있었다. 지금은 오스템임플란트가 국내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며 확고한 선두 자리를 꿰차고 있다. 부산에 있는 생산본부는 연면적 2000여 평에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4000여 개의 다양한 품종과 연간 최대 300만 세트 이상의 임플란트 시스템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122억원을 달성해 최근 5년간 연평균 107%라는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1위이며, 전 세계 시장에서도 당당히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 제품을 몰아내면서 2001~2005년까지 100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도 있었다. 특히 20여 개국에 수출까지 하면서 100억원의 수출 실적도 달성했다.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은 연구 개발을 통한 높은 품질에서 출발한다. 2002년부터는 전체 매출액의 10% 이상을 R&D 비용에 쏟아 붓고 있다. 현재 연구소에는 40여 명의 전문 연구원이 품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6년에는 매출 1조원, 세계 1위의 임플란트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등 12개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2010년까지 해외 법인을 50개국으로 확대해 적극적인 세계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펜실베이니아에 3만5000평 규모의 부지에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미국 현지 공장에서 제품이 출시된다.

임직원이 750명인 이 회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보상 체계를 두고 있다. 매년 직무 및 직책에 따라 역량을 평가해 목표 관리 결과와 함께 급여와 보상 수준이 결정된다. 영업직은 매월, 관리직과 생산직은 반기마다 경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다양한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사내 온라인 학습 사이트를 통한 개개인의 자기계발이 가능하다.

《인티큐브》

컨택 센터 분야 15년 노하우 보유

지난 3월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이명박씨의 신간 <흔들리지 않는 약속>의 출판 기념회에서 오디오 북이 소개되어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오디오 북은 책과 동일한 내용을 전문 성우의 육성 낭독과 드라마 각색으로 제작해 달리는 차 안에서나 오디오 장비를 이용해 재미있고 편리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오디오 북을 만든 중소기업이 바로 인티큐브다. 이 회사는 컨택센터 분야와 모바일 인터넷 사업 분야에서 15년 이상의 노하우와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는 IT 전문기업이다.

CRM(고객 관계 관리) 사업 부문은 1994년 국내 최초 CTI(컴퓨터 전화 통합) 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금융·통신·홈쇼핑·공공 등 전 영역에 걸쳐 컨택센터를 공급했다. 한국의 10대 컨택센터 중 7개 사이트가 이 회사의 기술력으로 완성됐다. 2005년부터는 IPT(인터넷전화)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또 2003년 모바일 기술대상을 수상하는 등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도 무선 인터넷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메시징 플랫폼의 경우 SK텔레콤에 멀티미디어 메시징 솔루션, KTF에 장·단문 메시징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국내 모바일 메시징 플랫폼 분야 1위 사업자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인티큐브는 지난해 전년 대비 20% 증가한 49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2억3081만원으로 156.6% 증가했다.

이렇게 CRM 및 모바일 솔루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아 온 인티큐브는 2006년 9월부터 미개척지인 오디오 콘텐츠 사업에 진출했다. 경제, 경영이나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미국 및 유럽 등의 선진국들에서는 출판 시장의 10% 이상의 큰 규모로 형성되어 있으나 국내에서는 오디오 북이라는 이름으로 최근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오디오 콘텐츠는 인티큐브가 직접 구축한 오디오 콘텐츠 전문 웹 사이트인 오디언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콘텐츠를 CD로 제작하여 도서관 등 기관 및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오디언의 회원 수는 올 초 30만 명을 돌파했다.

230여 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는 인티큐브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과 복리후생제도를 갖추고 있다. 전국 주요 휴양지의 콘도 시설을 사용할 수 있으며, 직원 자녀의 학자금 및 주택 마련 자금 등이 지원된다. ‘인티큐브 러닝센터’ 제도를 통해 각종 온·오프라인 강좌를 제공해 전문 업무 능력과 리더십 등을 교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