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피팅 전문가인 우원희(왼쪽) 핑골프 테크팀 부장은 어떤 골퍼에게 어떤 클럽이 좋은지를 클럽의 다양한 기능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했다. 사진 우원희
클럽 피팅 전문가인 우원희(왼쪽) 핑골프 테크팀 부장은 어떤 골퍼에게 어떤 클럽이 좋은지를 클럽의 다양한 기능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했다. 사진 우원희

인간을 뜻하는 명칭 가운데 하나가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파베르(homo faber)다. 골프는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14개의 클럽을 잘 활용하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신체 조건의 불리함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고수로 가는 가장 중요한 갈림길은 바로 힘을 빼는 것이다. 왜? 그래야 클럽이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클럽에 대한 이해는 골프를 즐기고 실력을 기르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우원희(중앙대 겸임교수) 핑골프 테크팀 부장은 1998년부터 일반 아마추어와 프로 골퍼들을 위한 클럽 피팅(fitting)을 해온 전문가다. 그가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만 해도 피팅을 고장 난 클럽을 수리하는 것과 혼동하고 클럽 피팅 전문가를 이르는 피터(fitter)란 말도 거의 쓰지 않던 시절이었다. 요즘엔 거의 모든 국내외 골프 브랜드가 피팅 시설을 갖출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피팅은 어떤 클럽이 어떤 골퍼에게 가장 잘 맞는 클럽인지 찾아내는 작업이다. “자신의 스윙 스타일에서 최대한 똑바로 멀리 나가는 클럽을 고르는 것” “미스 샷에 대한 확률을 줄이고 미스 샷이 나더라도 오차 범위가 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 부장과 함께 ‘골린이(골프 초보자를 이르는 신조어로 골프와 어린이를 합성한 말)’를 위한 피팅의 세계로 안내한다.

우선 왜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골라서 사용하는 게 중요한 것일까? 골프를 막 시작한 초보자라면 어떤 클럽을 써도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

그의 설명이다. “처음 자신에게 맞지 않는 클럽을 사용하면 공을 똑바로 보내기 위해서 클럽에 스윙을 맞추게 되는데 이럴 경우 잘못된 스윙 습관을 갖게 된다. 흔히 볼 수 있는 경우가, 너무 긴 클럽을 사용하면 클럽을 짧게 쥐거나 임팩트 시 발꿈치를 드는 힐업을 하는 경우를 본다. 반대로 키가 큰 골퍼가 짧은 클럽을 사용하면 그립 끝을 쥐거나 임팩트 시 공에 점점 더 다가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직 스윙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들은 어떻게 피팅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는 “초보자의 경우 스윙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신체 측정을 통해 클럽을 피팅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정확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신체에 알맞은 클럽으로 연습하면 좋은 스윙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했다.


피팅은 골퍼의 각종 데이터와 골퍼의 선호도, 느낌까지 종합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다. 데이터가 아무리 좋게 나와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진은 핑골프의 피팅실. 사진 민학수 기자
피팅은 골퍼의 각종 데이터와 골퍼의 선호도, 느낌까지 종합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다. 데이터가 아무리 좋게 나와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진은 핑골프의 피팅실. 사진 민학수 기자

페이드가 잘 나면 가는 그립으로, 드로가 잘 나면 굵은 그립으로

복잡해 보이는 피팅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는 게 바로 그립(클럽을 쥐는 부분)이다. 누구나 자신의 손에 맞는 골프 장갑을 낀다. 그런데 클럽의 그립은 대부분 같은 사이즈를 사용한다. 그립의 사이즈만 맞추어도 피팅의 20%가 끝난다고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적당한 그립 두께는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왼손으로 그립을 잡았을 때 중지와 약지가 손바닥에 너무 깊이 닿으면 안 된다. 반대로 닿지 않아도 안 되는 그런 사이즈다.

손이 두꺼운 사람은 실제 손을 동그랗게 했을 때 살 때문에 구멍이 작아지므로 이런 경우 자신의 손보다 좀 더 가는 그립을 추천한다. 반대로 손에 너무 살이 없는 경우에는 좀 더 굵은 그립이 좋다. 만약 그립이 약간 굵고 가는 것에 민감하지 않다면 그립 사이즈로 약간의 드로나 페이드를 잡을 수도 있다. 페이드일 경우 가는 그립으로, 드로인 경우 좀 더 굵은 그립을 사용하면 공이 똑바로 가는 것이다.

공이 맞는 부분의 경사도를 뜻하는 클럽 로프트도 정말 다양하다. 400야드 초장타를 치는 브라이슨 디섐보는 5~5.5도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보통 여성용은 12도를 사용한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클럽의 로프트는 탄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공이 멀리 가려면 적정한 탄도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창던지기 선수가 너무 높게 던지거나 낮게 던지면 거리가 덜 나가는 것처럼 적정한 탄도를 찾아야 한다. 드라이버의 탄도 분석을 해보면 로프트와 샤프트 강도가 탄도를 만들어내는 발사각과 스핀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골퍼마다 다운 블로냐 어퍼 블로냐에 따라 임팩트 시 헤드의 로프트가 다 다르게 들어가는데 이때의 로프트를 다이내믹 로프트라고 한다. 이 다이내믹 로프트가 골퍼의 스윙 스타일에 따라 다 다르게 나타난다. 최적의 탄도를 만들려면 알맞은 로프트를 사용해야 하므로 로프트가 다양한 것이다.”

샤프트의 강도는 부드러운 것부터 강한 것까지 L-A-R-SR-S-X 등으로 나뉜다. 샤프트 강도가 헤드 스피드보다 약하면 드로나 훅이 나기 쉽고 스핀양이 많아져 탄도가 너무 뜨게 된다. 반대로 너무 강하면 페이드나 슬라이스가 날 확률이 높으며 탄도가 너무 낮아진다. 타구감에도 영향을 준다. 샤프트 강도는 클럽 회사마다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복잡한 용어의 세계로 조금 더 들어가 보자. 토크는 샤프트의 비틀림 정도를 각도로 표시한 것이다. 다운스윙 시 헤드가 꽂혀 있는 힐 쪽보다 헤드 끝부분인 토 쪽이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샤프트가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때의 비틀림을 토크라고 하며 타구의 방향성과 타구감 등에 영향을 준다. 토크가 너무 적으면 우측으로 밀리고 반대로 너무 크면 왼쪽으로 당겨진다.

간혹 라운드 땐 드라이버가 200m 이상 잘 나가는데 피팅 센터에서 측정 장비로 재보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그는 “필드에서 잘 맞은 거리를 자신의 거리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 뒤바람, 내리막 등 필드 상태에 따라 비거리가 크게 달라진다”며 “예를 들어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는 랜딩각도(착륙각도)가 1도 내리막이면 약 2야드의 비거리가 증가한다. 10도 내리막이면 20야드가 더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통해 정보가 범람하고 있다. 이를 본 주말 골퍼가 마치 프로처럼 깊고 전문화된 부분까지 피팅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도 많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프로 골퍼의 경우 언제 측정해도 스윙이 거의 일정하고 데이터도 거의 일정하게 나오기 때문에 전문적인 분석이 가능하지만, 편차가 심한 주말 골퍼의 경우는 다르다.

그는 “주말 골퍼의 경우 적당한 피팅이 중요하다. 무조건 프리미엄 샤프트를 사용하라거나 클럽에 뭔가 수리가 들어가는 걸 제대로 된 피팅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현재 판매되는 기성 제품 중에서도 나한테 잘 맞는 클럽이 어떤 것인지만 찾아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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