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쿠터 E1S는 2018년 출시된 이쿠터 E1과 달리 보조금 혜택을 받아 169만원에 살 수 있다. 사진 양현용
이쿠터 E1S는 2018년 출시된 이쿠터 E1과 달리 보조금 혜택을 받아 169만원에 살 수 있다. 사진 양현용

귀여운 디자인에 콤팩트한 사이즈로 인기를 끌었던 이쿠터(ECOOTER) ‘E1’이 기존의 단점을 개선하고 보조금 혜택을 받으며 ‘E1S’로 돌아왔다. 이쿠터 E1은 2018년에 처음 출시된 모델이다. 당시에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성능으로 주목받았다. 보조금 혜택 없이 295만원으로 판매돼 가격의 벽이 상당히 높았음에도 나름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상용까지 고려해 덩치를 키우고 여러 가지 개선점을 적용한 ‘E2’를 출시했다. 이 E2에 적용된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을 다시 E1에 적용한 것이 바로 E1S다. 배터리는 60V LG화학 제품에서 64V 삼성SDI 제품으로 교체됐고 계기반 그래픽이 변경되는 등의 소소한 변화가 있다.

E1S는 전반적으로 귀여운 디자인에 전기 스쿠터가 가진 미래의 탈것이란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디자인은 대만 전기 스쿠터 회사인 ‘고고로’를 참고한 수준을 넘어 거의 그대로 베낀 것이다. 이쿠터라는 브랜드 자체가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인 고고로의 ‘미투’ 제품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얼마나 닮았느냐를 논하기 전에 고고로가 없었다면 이쿠터의 E1 시리즈도 없었을 것은 확실하다.

그래도 전면에 있는 오각형의 헤드라이트는 이쿠터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편안한 시트 디자인과 넓어진 공간 등 개선한 부분들이 경쟁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차체를 구성하는 부품의 품질과 마감이 좋은 편이라 만족도도 높다. 외발 구조의 도립식 프런트 포크(충격을 완화하는 이너튜브가 아래쪽에 있는 것)가 독특하며, 오른쪽에서 보면 앞뒤 바퀴 모두 가리는 것 없이 둥글게 보이는 것도 매력적이다. 차체는 시각적으로 가벼워 보인다. 구조가 간결하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실제 무게도 가볍다. 구조가 엉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주행 성능은 그 유명한 ‘택트’로 대표되는 50cc 2행정 스쿠터와 비슷한 느낌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40~50㎞까지 아주 가볍게 치고 나간다. 시속 60㎞가 스마트 모드의 최고 속도이며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시속 80㎞까지 가속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85㎞ 남짓이다. 고전적인 2행정 엔진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소음이나 진동이 없다는 것이다. 달리는 동안 약간의 모터 소리와 타이어 마찰음만 들려온다. 주행 때 삐걱거리는 느낌이나 덜덜 떨리는 진동이 없어 차체의 완성도를 엿볼 수 있다.

요철을 넘을 때는 차체의 강성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이는 경형 스쿠터의 보편적인 수준이다. 스포츠 모드에서 초반 가속은 어지간한 125cc 스쿠터보다 빠르다. 특히 배터리 잔량 100%일 때는 상당히 민첩한 반응을 보여준다. 하지만 배터리 잔량이 50% 이하로 떨어지면 출력이 많이 줄어들며 스마트 모드와 큰 차이가 없어진다. 이것은 이쿠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전기 스쿠터의 공통적인 문제다.

앞뒤 바퀴 거리가 짧고 휠이 콤팩트하다 보니 핸들링은 상당히 민첩하다. 방향을 바꾸고자 하면 의도보다도 금세 방향이 바뀌어 버리는 느낌이다. 차체를 많이 기울일 필요도 없다. 고속 코너링은 다소 불안한 느낌이지만 시내 주행에서의 민첩성이 충분한 보상이 된다.


전면에 있는 오각형의 헤드라이트는 이쿠터 E1S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양현용
전면에 있는 오각형의 헤드라이트는 이쿠터 E1S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양현용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시속 40㎞ 주행 기준으로 약 140㎞다. 사진 양현용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시속 40㎞ 주행 기준으로 약 140㎞다. 사진 양현용

아쉬운 주행거리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시속 40㎞ 주행 기준으로 약 140㎞다. 하지만 고속으로 달리면 주행거리가 확 짧아진다. 실제로 테스트 중에는 시속 40㎞쯤 달렸을 때 잔량이 40% 정도였다. 체중 100㎏쯤 되는 운전자가 주행거리 신경 안 쓰고 달리는 것이 이 정도니 실제 주행 가능 거리는 70㎞ 남짓일 것이다. 여기에 뜻하지 않은 배터리 방전의 위험을 피하려면 50㎞ 정도를 실제 활동 반경으로 잡는 게 좋다. 충전기가 크고 시트에 수납되지 않기 때문에 들고 다니며 충전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충전기 전용 가방을 제공하는 점은 좋았다.

아직 전기 스쿠터는 엔진 스쿠터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주행거리의 명확한 한계 때문에 자신의 목적과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근거리 위주의 주행을 한다면 E1S는 상당히 경제적이고 편하다. 물론 넉넉하지 못한 주행거리는 아쉽지만, 이쿠터는 제대로 된 스쿠터의 느낌이 난다. 국내 사양은 삼성SDI 배터리셀로 품질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2021년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기 시작해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며 전기 스쿠터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쿠터 E1S는 지난해 출시됐던 E2의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됐다. 사진 양현용
이쿠터 E1S는 지난해 출시됐던 E2의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됐다. 사진 양현용

경형인 E1S, 취득세 면제

이쿠터는 경형에 속하는 E1S와 소형에 속하는 E1S플러스로 나뉜다. 각각 최고 출력이 4000W와 4200W로 소폭 차이가 난다. 두 모델은 보조금과 보험료의 차이가 크다. 경형인 E1S의 자기부담금은 169만원이지만, 소형인 E1S플러스는 보조금 비율이 높아 자기부담금이 117만원으로 더 적다. 그래서 보험료가 적게 나오는 사람은 소형을, 보험료가 많이 나오는 사람은 경형인 E1S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경형은 등록할 때 취득세가 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