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X는 BMW가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한 전기차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사진 BMW
BMW iX는 BMW가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한 전기차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사진 BMW
아우디 e-트론 GT는 고성능 전기차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가득 충전하면 WLTP 기준 최대 488㎞를 달릴 수 있다. 사진 아우디
아우디 e-트론 GT는 고성능 전기차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가득 충전하면 WLTP 기준 최대 488㎞를 달릴 수 있다. 사진 아우디

2년 전만 해도 난 전기차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충전하느라 몇 번 고생한 후론 전기차에 대한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 나에게 전기차는 귀찮고 불편한 차였다. 하지만 그사이 상황이 꽤 달라졌다.

일단 충전하는 게 덜 불편해졌다. 2년 전만 해도 전기차 충전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에선 충전소가 있는 주소만 알려줄 뿐, 정확한 위치까진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주차장 몇 층, 어느 구역, 어느 기둥에 있는지까지 알려준다. 충전 규격은 물론 충전 속도도 알려주고, 이용자들이 사진이나 정보도 활발히 올려 충전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좋다. 내가 사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도 전기차 전용 충전시설은 아니지만, 곳곳에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어 충전이 크게 불편해 보이진 않는다. 충전 관련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건 다음 차로 전기차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침 올해엔 전기차 출시 소식도 풍성하다. 현대 아이오닉 5와 테슬라 모델 Y가 이미 출시됐고, 10여 종의 전기차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 가장 큰 전기차 기대작은 지난 3월 온라인에서 공개된 기아 EV6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로 크로스오버 형태지만 뒤를 날렵하게 다듬어 디자인이 근사하다. 실내에서 눈길을 끄는 건 메르세데스-벤츠 모델처럼 대시보드 위에 가로로 길게 놓인 커다란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다. 벤츠 모델과 다른 게 있다면 살짝 구부린 커브드 형태란 점이다. 둥근 운전대에는 기아의 새로운 로고가 박혔는데 이 또한 전기차에 썩 잘 어울린다.

실내엔 EV6를 위해 특별히 설계한 전기차 전용 시트를 달았다. 이 밖에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와 아마 씨앗 추출물 같은 친환경 소재를 실내 곳곳에 적용해 전기차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EV6는 현대 아이오닉 5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들어졌다. 77.4 배터리를 얹은 롱 레인지 모델과 58 배터리를 얹은 스탠더드 모델 두 가지가 있는데, 롱 레인지 모델은 160㎾급 전기모터와 짝을 이뤄 한 번 충전했을 때 WLTP 기준 최대 51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EV6는 아이오닉 5의 기술을 대거 물려받았다.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최대 80%까지 채울 수 있다. 4분 30초만 충전해도 주행거리를 100㎞ 이상 늘릴 수 있다. 외부로 220V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챙겼는데 이것으로 노트북이나 각종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값은 스탠더드가 4000만원대 후반, 롱 레인지가 5000만원대 중반으로 서울시 기준 구매보조금 1200만원을 반영하면 스탠더드는 3000만원대 중반, 롱 레인지는 3000만원대 후반에 살 수 있다.


기아 EV6는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로, 뒤를 날렵하게 다듬은 디자인이 근사하다. 사진 기아차
기아 EV6는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로, 뒤를 날렵하게 다듬은 디자인이 근사하다. 사진 기아차
기아 EV6의 내부에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와 아마 씨앗 추출물 같은 친환경 소재를 곳곳에 적용했다. 사진 기아차
기아 EV6의 내부에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와 아마 씨앗 추출물 같은 친환경 소재를 곳곳에 적용했다. 사진 기아차

고급스럽고, 날렵한 매력 발산

또 다른 기대작은 BMW iX다. BMW는 올 하반기 iX3와 iX를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인데 iX3가 X3를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라면 iX는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한 전기차다. 길이는 X5와 비슷하지만 높이는 X6와 비슷하고, 휠베이스는 3m로 X5나 X6보다 조금 길다. 앞뒤 차축에 두 개의 모터를 갖춘 5세대 일렉트릭 드라이브 시스템을 얹어 최고출력 500마력을 낸다. 0에서 시속 100㎞ 가속 시간은 5초면 충분하다. 배터리 용량은 100로, 가득 충전했을 때 주행가능거리는 WLTP 기준 600㎞에 이른다.

실내는 지금껏 BMW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구성이다. 대시보드에 두 개로 나뉜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올리고 버튼이나 송풍구, 스피커는 보이지 않게 곳곳에 숨겨 놨다. 운전자의 손길이 많이 가는 시동 버튼이나 시트 조절 스위치, 변속기 노브, i드라이브 다이얼, 오디오 볼륨 스위치 등은 크리스털로 만들었다. 한 마디로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전기 세단 EQS도 국내 입국을 준비하고 있다. S 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데 벤츠는 지난해 11월 위장막을 쓴 채 산길과 눈밭을 달리는 EQS의 모습을 공개했다. 그리고 지난 3월 하이퍼 스크린이 대시보드를 통째로 뒤덮은 실내를 공개했다.

벤츠가 CES 2021에서 선보인 MBUX 하이퍼 스크린은 왼쪽이 계기반, 가운데가 차의 각종 기능을 조작하거나 내비게이션 화면을 띄울 수 있는 부분, 오른쪽이 조수석 탑승객을 위한 디스플레이인데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품고 있어 운전자가 기능을 찾아 들어갈 필요 없이 차가 운전자에게 맞게 기능을 꺼내준다. 배터리 용량은 90와 107.8 두 가지이며 WLTP 기준 주행가능거리가 770㎞에 이른다. 테슬라 모델 S를 멀찍이 따돌리는 수준이다.

아우디의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도 하반기 국내에 출시된다. e-트론이 SUV라면  e-트론 GT는 4도어 쿠페 스타일이다. 자세를 낮추고 뒤를 날렵하게 깎아 매끈하게 다듬었다. 실내도 e-트론과는 조금 다르다. 요트 추진 레버 같은 커다란 변속 레버가 사라졌고, 센터패시아 아래에 송풍구와 각종 버튼이 다시 생겼다. 사이드 미러는 그대로다. 카메라가 달린 버추얼 사이드 미러 대신 거울이 달린 전통적인 사이드 미러가 달렸다. 바닥엔 86 리튬이온 배터리를 깔았는데 가득 충전하면 WLTP 기준 최대 488㎞를 달릴 수 있다. 최고 출력은 475마력 또는 598마력이다.

어쩌면 충전은 핑계였는지 모른다. 그간 전기차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건 사고 싶은 만큼 매력적인 전기차가 없어서였는지 모른다. 매력적인 전기차가 많아지는 건 반가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혼다 e나 허머 EV도 국내에 들어왔으면 좋겠다.

서인수 모터트렌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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